(X) 초록세상 사람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정녕 이대로 좋은가?(1)

– 6월 항쟁 19주년을 맞이하며 –
“ 민주화운동 기념사업회 이대로 좋은가 ? ”

민주화운동 기념사업회(이하, 기념사업회)의 민주화와 도덕성, 공공성 회복을 위한 투쟁을 시작한지도 벌써 6개월이 지나고 있습니다.

그동안 적지 않은 민주, 시민단체의 운동가들이 이번 기념사업회 사태를 민주진영의 누적된 문제의 상징적 노출로 보며 민주진보진영의 자기성찰과 거듭남의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고자 했습니다,
어떻게 하든 이번 사태를 민주세력의 뜻을 모아 해결해 보자고 공청회 개최, 건의문 전달,
진실조사를 위한 중립적 조사위 구성 및 수습안 제의 등 수많은 노력이 있었으나,
매우 안타깝게도 아직 아무런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못 찾고 있습니다.
기념사업회 측은 아직도 “잘못한 것 하나도 없다”, “불순한 목적의 음해에 지나지 않다”. “법대로 해라”, “사실을 잘 모르는 제삼자들은 이제 그만 나서라”고 하며 꿈쩍도 안하고 있습니다.
한국철도공사가 KTX 여승무원 사태에 “모르쇠” 작전으로 일관하여 제풀에 넘어 가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은 모습입니다
권력의 비호를 확보하고 있는 한 일반인의 도덕적 잣대 같은 것은 민주화운동의 명망가에게는 우습게 보이는 듯, 어떠한 여론에도 굴하지 않겠다는 것 같습니다.
독선과 후안무치의 전형을 우리 민주진영 안에서 보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깝습니다.

얼마 전 광주에서 있었던 정부와 관제기관이 주도한 박제된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을 보며 매우 암울했었습니다.
“4절까지 불려지는 애국가”, “대통령 추모사를 비롯한 관변 일색의 추모사”, “출입 비표가 없어 식장에도 못 들어 간 수많은 유족들”, “개처럼 제압되어 끌려 나가는 1인 시위자”, “대통령 좌석 주위 맨 앞줄에 경쟁적으로 앉아 있는 정치인들(함 세웅 이사장도 합세)” 이 모든 광경이 매우 슬펐습니다.
5,18 정신을 기리려 하는지 오히려 5,18정신을 모독하려 하는 것인지 참으로 비통했었습니다.
반면, 관제 기념식 직후 망월동 구묘역에서는 약간의 추모행사가 조촐하게 치러졌으나,
유명하거나 높은 인간들은 한명도 안 보였습니다.
관제 기념식과는 너무나 대조적이기에, 더 더욱 슬펐습니다.
(물론 함 세웅 이사장도 안 계셨지요, 참석자중 굳이 제일 유명한 사람은 진관 스님이었습니다

오늘의 6월 항쟁 기념식 또한 많이 걱정스럽습니다.
해당 기념행사 주최기관과 그 소속자들의 존립 근거를 유지하기 위한 요식적 행사,
“단지 기념을 위한 1회적, 전시적 기념행사”로서 끝나지 않을까 하고 걱정이 많이 됩니다.
예년의 행사장에서와 같이 6월항쟁의 주역인 일반 민중들의 참여와 관심이 전혀 없는 기념식,
민주화운동 명망가들만의 일방적인 자기잔치식 기념식, 현재적 운동과 괴리된 허례적 기념식은
이제 과감히 버려야 합니다.
현재와 미래에 기여할 구체적 과제를 설정하고 실행의 각오를 확실히 할 수 있는 기념식이어야 합니다.
금년 같은 경우 평택에서 현안 중심과 결부한 6월 항쟁 기념식이 마땅히 되어야 할 것이었습니다.

내년에도 “6월항쟁 20주년 기념사업“이 기념사업회와 6월항쟁기념사업회 주도로 성대하게 열 계획입니다.
기념사업회의 계획에 따르면 특별 예산만 \84억에 달하고 있는바,
그 예산의 대부분이 국가 예산과 기업의 협찬을 받아 충당하려고 합니다.
어려운 여건 하에서 현재적 민주화운동을 계속하고 있는 “민가협”, “유가협”, “계승연대”, “추모연대”,
“전민상련”, “70민노회”, “전국연합”, “인혁당대책위”, “양심수후원회”, “4월혁명회”, “인권운동사랑방”, “통일광장” 등 모든 민주화운동 관련 단체의 1년 예산 총액보다도 수십 곱절에 달하는 예산입니다.
나날이 그 도를 더해가는 우리 사회의 양극화 현상이 우리 민주 진영에서 오히려 그 극에 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84억 예산 대부분이 역시 1회성, 전시적, 소모적 행사에 들어가는 비용으로 짜여져 있습니다.
기념사업회 정말 제 정신 맞습니까? 도대체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행사인지를 모르겠습니다.
돈 잘 끌어대는 능력 과시도 좋지만
국가예산이든 기업협찬금이든 결국은 국민의 피와 골육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기념사업회 임직원에게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환골탈태의 자세로 전면 수정하기 바랍니다.

얼마 전 기념사업회 주도 하에 “국제인권사진전”을 치룬 적이 있습니다.
기념사업회 함 세웅 이사장이 측근을 통해 도입하였고 직접 주도하다시피 한 사업으로서
행사의 목적은 한국사회의 인권의식 향상이며,
행사의 핵심내용은 미국의 로버트케네디재단에서 발행한 세계 인권운동가들의 활동에 관한 약간의 설명과 인물사진 위주의 책 “Speak To The Truth”의 한국어판 발행과 사진 전시회였습니다.
비용은 대략 \1억8천만원 가까이 들어갔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물론 이번에도 상임 임원들은 탁월한 수완으로 광주광역시와 팬택으로부터 그 비용 중 \1억원을 끌어
들여왔습니다.)

저는 이 행사 역시 1회성의 소모적 전시행사에 지나지 않았다고 단언합니다.
개막식과 퍼포먼스 행사는 거의 동원되어 참석한 200여명의 저녁식사와 친교 자리에 불과하였고,
수 천 만원을 들인 서울 사진 전시회의 관람객은 수 백 사람에 불과했습니다.
전시회 계획 당초에 걱정했던 대로 전시효과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리고 현재적 인권활동가들은 거의 아무도 이 행사에 관심을 갖거나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들은 이미 그간의 활동 경험과 감각에 비추어 이 행사의 허구성과 문제점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요즘 벌어지고 있는 수많은 인권관련 투쟁현장에 코빼기도 안 비치던 기념사업회가 갑자기 인권 관련 전시회를 한다니 누가 그 진정성을 믿어 주겠습니까?
또한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사실이 있었던 바, 이번 행사를 공동 주최한 로버트케네디의 딸,
케리케네디와 그 수행원에게 기념사업회에서 항공료와 체류비용은 물론 연설료라는 명목으로 $1만달라까지 얹어 준 일이 있었습니다.
또한 기념사업회의 요청에 따른 “케리케네디”에 대한 한국 경찰의 난리에 가까운 과잉경호는 더욱 가관이었다고 합니다.

저는 평택 미군기지 문제와 FTA문제, 악랄한 미국의 대북 압살, 미군의 이라크 민간인 학살, 미국 자본의 한국 수탈 등이 첨예한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공동 주최자인 미국의 정치 귀족 딸에게 이렇게 까지 저자세로 밑까지 닦아 줘야 하는 이유를 도저히 모르겠고, 용납할 수도 없습니다.

작년에 “한일 우정의 잔치”라는 사업의 미명하에 \20억원에 가까운 거액의 예산으로 치러진 상임이사 측근의“삼계탕 강제 급식사업”과 “광복60주년 기념 8,15전시사업”(고비용 저효율사업의 대표적 사업,
총비용 \8억 9천)에서도 그러 하였지만,
기념사업회에서는 왜 이런 황당한 돈잔치 사업이 계속 치러지고 있는 것일까요?
저는 기념사업회 상임임원들의 독재적 운영과 도덕성의 심각한 상실에 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념사업회에서는 이사장과 상임이사가 앞장서서 추진하는 사업은 성역화 되어 있습니다.
직원이 조금이라도 문제를 제기했다가는 불호령으로 제압되고 징계나 직위해제, 파면당하기 십상입니다.
사업의 타당성(기념사업회의 사업으로서의 적합성, 시의성, 비용의 효율성, 비용 조달의 도덕성 등)에
대한 최소한의 절차적 심의 기능이 전혀 작동되지 않고 있습니다.
기념사업회가 권력에 의하여 임명된 상임임원들의 개인기업처럼 사유물화 되어 가고 있는 것입니다.

“기념사업회의 내부 민주화운동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앞으로 기념사업회는 개벽을 해야 합니다. 돈만 많이 들어가는 1회성의 일방적, 소모적, 전시성 행사는
과감하게 떨쳐 버려야 합니다.
임원들이나 직원들 모두가 무사안일한 “과거 우려먹기”에 국민의 혈세를 낭비할 때가 아닙니다.

물론 6월 항쟁 기념식도 잘 치러야 하겠고 민주화운동 기념관도 잘 지어야 하겠지요.
그러나 그에 앞서 바꿔야 할 것이 많습니다. 왜냐하면 현재와 괴리된 과거의 기념만으로는 그 어떤 국민과 단체로부터도 진정한 호응을 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민주와 평화와 인권, 사회정의, 자주통일을 갈구하는 현재적 운동단체와 활동가들이 어느 곳에 관심을 갖고 집중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그들을 직간접으로 돕고 동참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민가협 등이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국가보안법 폐지‘운동과 ”양심수 석방“문제가 그렇고,
유가협의 숙원 사업인 “민주열사 묘역 공원 ”사업이 그렇고,
계승연대가 바짝 신경 쓰고 있는 “민보상법 개정”과 “민주유공자법 제정”사업도 그렇고,
70민노회와 전교조 원회추 등이 오랫동안 해결하고 있지 못한 “원상회복과 보상”이 그렇고,
인권관련 단체들이 수시로 맞닥쳐야만 하는 “인권 침해”문제 해결이 그렇습니다.
추모연대, 인혁당대책위, 남민전대책위 등의 활동도 열심히 지원해야 합니다.

현재적 운동성이 결여된, 민중과 괴리된 민주화운동 기념사업이 그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또한 일반 민중은 물론, 민주화운동 관련자들의 적극적 관심과 흔쾌한 동참이 결여된 기념관 건립 사업이 그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일부 소수 인사들의 또 다른 밥벌이 도구 건립 이상의 그 어떤 의미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민주화운동 기념관 건립에 앞서 민주화운동 유적지 조성에 시급한 노력을 쏟아 부어야 합니다.
전국 방방곡곡의 작지만 내실 있는 민주화운동 유적지가 중앙의 거대한 기념관 보다 훨씬 더
민주화운동을 훌륭히 기릴 수 있음도 알아야 할 것입니다.
기념사업회가 각 지역의 유관 단체와 함께 최선을 다해 시급히 추진해야 합니다.

영등포 산선, 안양의 전진상회관, 윤보선 전 대통령집, 장준하 선생이 의문사 하셨던 포천 약사봉,
김세진 이재호 열사가 분신하셨던 신림동 건물과 그 앞 도로를 포함한 많은 열사들의 분신장소 등
기념관 건립에 비해 수 백 분의 1의 노력과 비용으로 해 낼 수 있는 민주화운동 유적지 사업에는 왜
손을 놓고 있는지 안타깝기만 합니다.

남영동 보안분실도 인권단체들과 잘 상의하여 인권 기념센타로 필히 잘 챙겨 두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리고 반드시 서대문 역사박물관은 항일 독립운동가들 뿐만 아니라 민주,통일 열사들의 애국을 함께 기릴 수 있는 “자주/민주기념관”으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손쉽게 훌륭한 민주화운동 기념관 하나 확보하는 길입니다. 관계기관을 열심히 설득시켜 기필코 달성해야할 중요한 과제입니다.

민주화운동 기념사업회 함 세웅 이사장님께 호소합니다.
기념사업회의 민주주의부터 확고히 해 주십시오!
만사가 제대로 돌아갈 것입니다.
그리고 언제부터 그렇게 높아지셨습니까?
독선과 미망을 하루빨리 떨쳐 버리시고 원래의 제자리로 돌아와 주십시오!
다같이 함께 살아야 되는 것 아닙니까?

내년이면 6월 항쟁도 벌써 20주년을 맞게 됩니다. 그동안 세상 많이 좋아 졌습니까?
잘난 사람들만 더욱 더 살기 좋은 세상만 된 것 같지 않습니까?
반면 대다수의 민중들은 오히려 더욱 울부짖는 것 같지 않습니까?
대다수의 민중이 양극화와 실업, 불안정한 비정규직, FTA, 미군기지 확장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또한 보수, 반동, 친미, 독재, 부패, 반통일 세력들이 다시 창궐하기 시작 했습니다.
이것이 6월항쟁 19주년을 맞는 오늘의 엄혹한 현실입니다.

우리 다시 분발하여 다 함께 내려갑시다. 그리고 다시 시작합시다!

“저 낮은 곳의 민중과 함께”

2006년 6월 10일.
민주화운동 기념사업회 전 본부장 송 무 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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