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보전 활동소식

들어라! 주민의 목소리를…보아라! 파헤쳐진 이 땅덩이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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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에서 골프장을 만들겠다고 야단이다. 지역주민들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지자체들은 골프장이 지역경제 활성화의 선두주자인양
야단법석을 떤다. 정말 누구를 위한 정부인지 헷갈린다. 지하수 고갈로 농업용수가 부족하고, 공사 중 토사유출로 바다의 수산자원이
패사하여 농민과 어민의 근심이 하늘을 찔러도 지자체는 오로지 근거 없는 지방경제 활성화만을 목소리 높여 부르짖고 있다. 이제는
한 술 더 떠서 한나라의 경제를 책임진다는 재정경제부 장관마저 합세하여 골프장의 규제기간을 대폭 완화하고 250개의 골프장을
더 지어야 한다고 한바탕 난리를 피우고 있으니, 가뜩이나 농산물 개방이다, WTO다 시름만은 농민들을 한숨짓게 하고 있다.

정말 이헌재 부총리의 발언대로 골프장은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킬까!
한나라 경제를 책임지는 최고의 자리에 있는 사람이 “골프장으로 경제를 살리자”라고 한다. 배울 만큼 배우고 알만큼 안다는 사람이
그것도 경제관료로서 풍부한 경험과 능력을 겸비했다는 경제 책임자의 주장치고 너무 얄팍하다.
어쨌든 정말 이헌재 부총리의 발언대로 골프장이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킬 수 있을까? 과연 얼마나 지역주민의 삶이 골프장으로 나아지고
있는 것일까? 정말 골프장을 무더기로 짓더라도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일까?

골프장 현장 조사의 시작

하늘은 높고 푸르다. 어느 국어책에 나오는 말처럼 높고 푸른 가을 하늘이다.
골프장으로 인한 산림파괴의 현장, 주민들의 목소리, 생태계 단절, 지하수 오염과 고갈…
많은 단어들이 스쳐지나가지만, 단지 단어로서 머리를 맴돌 뿐이다.

주민들과 약속한 이른시간을 맞추기 위해 일찌감치 서울에서 출발했건만, 역시나 출근대란에
우리도 한몫한다. 서울을 빠져나가기까지 한 시간이 넘는 시간이 걸린다. 톨게이트를 지나 고픈 배를 움켜지고 휴게소를 지나 곧장
여주로 향한다.
드디어 여주환경연합에 도착! 약속시간보다 10분이 늦었다. 그래도 다행히 생각보다 많이 늦지는 않았다. 농민회와 함께 쓰는 여주환경연합은
9월 10일 있을 쌀개방 반대 집회로 어수선하다. 그 속을 헤치고 회의실로 들어가니 안면이 있는 이장님과 주민이 우리를 반긴다.

“아! 이장님! 모두들 안녕하세요?”
멋쩍은 웃음을 건네고, 서로서로 인사를 나눈다. 주민들과 서울을 떠난 우리들(법률적 절차와 행정소송 등을 검토해주실 환경법률센터
박태현 변호사, 환경연합 생태보전국장 황호섭 )이 인사를 나누고, 곧바로 여주 지도를 펼쳐 오늘의 일정을 이야기한다.

우리들 첫 현장조사 지점은 골프장으로 둘러쳐진 여주군.
운영중인 골프장과 추가예정지까지 포함해서 10여개의 골프장으로 둘러싸인 가남면 안금리 마을과 초등학교 학생들의 식수원과 불과
53m 떨어진 곳에 가남 아일랜드라는 골프장이 들어설 송림리 마을이다.

▲ 지난 9월 14일 기자회견에서 환경법률센터 박태현 변호사가 안금리마을 지도를
가르키고 있다.

모두들 차를 나눠타고 안금리 마을로 향한다.
여주가 골프장이 많기는 많은가보다. 도로 옆 이정표가 하나 건너 골프장이고 커다란 간판안에 빼곡히 C.C, G.C가 붙은 골프장이
사람들을 부른다.
간판들을 멍하니 바라보노라니 저 멀리 남여주골프장이 눈에 들어온다. ‘녹색사막(우리는 흔히 골프장을 녹색사막이라고 부른다)’
남여주골프장앞에서는 복직을 위한 천막농성이 한창이다. 벌써 2년째 천막농성중인 남여주골프장의 노조위원장이 우리를 반긴다.
골프장이 들어설때마다 그 화려한 고용창출이라는 이름의 선전으로 지역주민을 고용하고 얼마못가 나가떨어지게 만드는 골프장. 그리고
고용주의 온갖 치사한 방법에 노조원들도 하나 둘 흩어진다.

골프장 종사자에 의하면 평균 18홀 대중골프장을 기준으로 고용인원은 160여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 160여명 중 골프장에 필요한 고용인원은 농약관리, 클럽하우스 관리에 필요한 인력, 조경에 필요한 인력과 캐디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나머지 20~30여명에 이르는 일용직이 전부인데, 이걸 가지고 지역의 고용창출효과를 이야기하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무리다.

골프장으로 둘러싸인 ‘섬’ 안금리

여주군에는 현재 총 12개의 골프장이 운영중이다. 여기에 2개가 추가로 공사중이거나 예정지이고, 5-6개 정도가 계획중에 있다.
이중에서도 특히 안금리는 마을을 둘러싸고 4개의 골프장이 운영중인데, 앞으로 총 6개가 더 들어설 계획으로 이 모습은 마을 주변에
골프장이 존재하는 게 아닌, 안금리 마을이 골프장 안에 고립되어 있는 모습이다.
쌀과 도자기로 알아주는 여주와 이천이기에 유기농을 고려중인데 이 많은 골프장 때문에 어떻게 친환경농법이 인정을 받을 것이며,
설령 친환경농법으로 인정을 받더라고 누가 골프장인근에서 수확된 쌀을 사먹겠냐고 안금리 주민은 토로한다.
“보상금도 필요 없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득이 없는 골프장은 절대 안 돼. 우리는 그냥 농사꾼으로 살고 싶다. 앞으로 유기농이
아니면 살 수 없다. 유기농법으로 농사지으며 지금처럼만 살고 싶다. 그렇게만 살게 해달라”는 안금리 마을 주민의 목소리가 지자체에는
들리지 않은가보다.

27홀이 들어설 예정으로 클럽하우스 부지가 닦여있는 철갑산에 오르니 현재 운영중인 한일
골프장과 자유골프장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인다. 작은 산 위로 뾰족한 클럽하우스가 어색하게 마을풍경과 하나를 이룬다.
현재 운영중인 한일과 자유골프장으로 인해 양귀리 마을 주민들은 농수가 부족해 해년마다 애를 태우고 있으나, 초기에 받은 보상금으로
아무런 항변도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생각보다 가깝게 위치하고 있는 한일골프장(36홀)과 자유골프장(18홀). 그리고 새롭게
27홀이 들어설 가남골프장을 포함해서 안금리 일대 10여개의 골프장은 최소 180홀 규모(300만평 이상)가 예상되는데 이 기형적인
골프장으로 인해 주민들의 생활환경이 악화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것이다.
또한, 한강 하류지역의 서울과 수도권 주민들은 물이용부담금을 내며 수질개선을 바라고 있음에도 상류지역인 여주일대에 무분별하게
골프장 사업을 유치하는 것은 한강을 이용하는 대다수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것인가?

글/ 생태보전국 최김수진 간사

※ 이글은 월간 말 2004년 10월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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