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보전 활동소식

[탐방기]미래세대 준비하는 물만골 공동체를 다녀오다

물만골 공동체는 2002년 환경부 생태우수마을로 지정되었고, 부산녹색환경상을 수상했으며,
전국적으로 자연생태마을, 생태공동체로 널리 알려져있다. 이미 여러 매체에서 소개되었는데, 온라인으로 검색해도 당장 7,8개 이상의
정보를 찾을 수 있고, 가장 최근 한겨레신문사에서 취재를 했었다.(☞기사보기)

국내에서 종교공동체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생태지향적 공동체 운동은 90년대 중반 이후에 시작되었고, 그중 홍성 문당리와 부산 물만골은
기존 마을이 생태마을로 변모한 경우로 꼽힌다.

2004년 9월 7일은 우리나라 곁을 지나가는 태풍으로 바람불고 비도 내렸지만, 부산시청역 시청
건너편에서 마을버스 1번을 타고 7분 거리의 물만골로 가는 데 별 어려움은 없었다. 물이 많은 골짜기라는 뜻에서 물만골이라는
이름이 붙었다지만, 도심 바로 곁의 골짜기에 수풀속에 슬레이트 지붕으로 조성된 430세대의 마을은 도시와는 전혀 상관없이 독립된
느낌을 준다.
동네 첫 가게 앞에서 우리 일행을 따스하게 맞아준 이희찬 전 대표를 따라 골목들을 지나 지붕의 호박넝쿨이며, 벽담의 감나무를
보며 올라가자 물만골이 한눈에 들어왔다.
“저기 저쪽이 마지막 남은 땅입니다. 이제 저곳만 사면 물만골 땅을 모두 사는거지요.” 이희찬 전 대표는 시멘트로
직강화된 작은 계곡물 건너편을 윗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지난 물만골 공동체의 활동 중 토지 매입이라는 큰 일이 마지막 단계를
앞두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물만골 공동체가 있는 황령산은 427m 높이로 용산 안산암질로 된 지형이다. 13년 전만해도 여기
출입하려면 군부대 출입증이 있어야 했으며, 1992년 강제철거 시도가 있자 10여일간 저지투쟁을 통해 공동체 활동이 시작되었다.
1998년에는 물만골 개발조합이 물만골 대책위원회로 발전했으며, 1999년 노인회, 청년회, 부녀회 등 자치조직이 생겼다.
현재 430세대 1540여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시작 당시 알콜환자가 주민의 30~40%였고, 건설 일용직이 주요한 직업이었으나
현재는 30~40대는 주로 회사원이고, 50대와 60대 초반 주민들은 건설공동체를 통해 건설업에 종사하고 있다.

▲집 앞의 텃밭. 학생들이 각기 책임지역을 정하여 자율관리하고 있다.

다양한 주민 자치 활동

공동체 조직은 위원회장과 운영위원회, 대의원, 총회가 있고, 마을 월례회의 격인 총회에 중요사항들이
보고 되고 결정된다. 마을총회는 동네 주차장에서 영화 상영후 회의를 하는데, 1세대 1인이 참석할 수 있으며, 보통 의결권을
위임받은 150분 정도가 참석하여 월 1회 개최한다.
자치조직으로는 부녀회, 청년회, 장년회, 노인회가 있으며, 6개반 1개통으로 구성된 행정구역에서 통,반장을 마을에서 직선제로
뽑아 추천하여 담당하고 있다. 부녀회는 마을회관에서 집안형편이 어렵거나 맞벌이 자녀를 둔 노인들께 급식을 하는데, 1달 회식비는
1세대 3,000원 씩 갹출하고, 대학축제때 먹거리 판매를 하거나 마을 축제때 음식값, 김장 담그기를 통하여 경비를 조달한다.
김장 담그기는 5t 차로 시골에서 계약한 배추를 직접 뽑아서 싣고 와서 소금을 절이는 작업을 하며, 김치는 주문한 집들에 판매를
하고, 독거노인이나 청소년 가정에는 우선적으로 제공된다. 이러한 부녀회의 자활사업에 봉제사업 등이 있고, 노인회에서는 자원재활용,
음식물 쓰레기의 자원화 사업도 한다.
마을의 자치는 효율적으로 분담되어 있는데, 예를 들어 상을 당한 경우, 청년회에서 들어가 상 치를 준비를 하고, 장년회에서는
손님 접대를 하고, 부녀회에서는 음식장만을 하는 식이다.
정기적으로 개최되는 마을 축제는 1박2일이나, 2박3일간 하는데, 첫날은 아이들 공연, 둘째날은 자유로운 춤판과 어울림 위주로
진행된다.
주민들의 의료는 부산 의료원과의 협조하에 별도 코드를 부여받아 비교적 저렴하게 치료를 받고 있으며, 대신 마을에서는 부녀회를
통해 야간자원봉사를 제공하고 있다. 부녀회에서는 이미 야간자원봉사 교육을 모두 이수 완료한 상태이다. 일상적인 의료는 콘테이너
박스로 된 마을의 내과진료소, 치과진료소에서 이루어지며, 의사선생님들이 토요일에는 상주하며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노인분들께
링겔을 놓아드리거나 대화를 하며 문진의 역할을 한다. 마을회관에서 의료행위를 주로 하기도 하는데 개인부담은 없지만 의료보험증은
필요하고, 환자들의 성격상 상담과 대화상대의 역할을 해주시기도 한다.

주민들은 배추는 구입하지만 고추, 상추, 파 등은 자체 생산하여 소비하며, 밭을 가꾸어 음식물
쓰레기 사료화 작업을 하는데 주요담당층은 중3, 고1 학생들이고 집앞 텃밭도 학생들이 맡고 있다. 학생들에게는 지역들이 배당되어
있는데 이것 자체를 놀이로 인식하고 아이들끼리 직접 운영하며 다음에도 카페를 만들어 교류하고, 월 1회 정기모임도 갖고 있다.
물만골의 부지 매입 사업은 황령산 도로 개통을 막고 주거 안정을 위해 물만골 토지를 매입해 나가는 것으로, 구입한 토지는 공동명의로
하여 어느 한 개인이 사고 팔수 없으며, 니땅 내땅 구분을 방지하고 좋은 땅을 차지하려는 싸움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부산시에서
개발 사업시 주민 60%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나 매 번지 토지들마다 전부 430세대의 60%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하므로 사실상
개발이 불가능해지는 것이 가장 큰 의의이다.

물만골의 생태와 환경

부재매입은 2005년까지 끝내려고 하는데 매입이 완결되면 마을의 전면 재배치가 가능하다. 약수터
주변은 생태계 보존 상태가 양호한 상태인데 부산시에서 현재 이 주변에 리기다 소나무를 심어놓은 상태이다.
마을에서는 재작년에 산 정산에 산딸기를 복원했는데 과다한 등산로를 폐쇄하는 효과도 있었다. 부산시에서는 체육시설 등을 건설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어 주민들의 생태계 보존 욕구와 배치된다.
그래서 환경부 생태우수마을 지정을 신청했고, 비록 생태적으로 아주 우수한 것은 아니나 주민들의 노력이 높게 평가받아 생태우수마을로
지정되었다. 그리고 이것은 부산시에서 주차장 시설지구, 유원지 시설지구로 설정해 놓았던 것을 지구해제키로 하는 성과를 이루었다.

물만골 11만평은 서울로 본다면 2만세대가 아파트를 지을 땅이 되어버렸겠지만, 물만골에서는 430세대
1,540명이 거주하므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편이다. 하지만 현재의 환경을 개선하고 생태적으로 개선하기 위하여 마을 주민들은
각 세대당 23.75평 내에서만 생활하는 것에 동의하였으며, 이희찬 전 대표의 경우 16평짜리 빌린 집에서 살고 있다. 마을자치규약상
현 세대수를 유지하기로 하여, 누군가 이사를 가야만 다른 사람들이 이사를 들어올 수 있다.
계획중인 주거환경 개선사업에서 주요한 것은 산 정상으로 너무 올라간 집들의 위치를 아래로 내리는 것이다. 20m 정도 상한선을
내려서 산 정상쪽은 생태적으로 보호하는 것인데, 현재 고라니 7마리 등이 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물만골 환경을 위한 계획 – 물관리 계획
프로젝트와 자연에너지

물만골의 발전을 위한 구체적 계획은 현재 경성대에 맡긴 물관리계획 프로젝트가 있는데 우수, 지하수,
노천수를 종합적으로 관리 운영하기 위한 계획이다. 오수는 현재 하천에 방류를 하고 있으나 세대가 많지 않아 오염이 심각한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주민들이 떠나고 싶어하는 요인 첫번째로 꼽는 것이 수세식 화장실에 대한 욕구인 점에서 자체적 정화시설을 완비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인데 향후 소형연못을 만들어 1차 정화를 하는 식으로 계획중이다. 지금은 14가구만 예외적으로 수세식 화장실을
허용하고 있는데 이희찬 전 대표처럼 퇴행성 관절염을 앓거나 거동이 불편한 분들 등 특별한 경우만 마을 회의에서 인정한 것이다.

황령산 정상이 풍속이 7,8/sec 나 되어 풍력 발전을 고려할 만 하며, 석탄에너지에 의존하고 있는 원료문제를 단열을 강화한
집 설계나 자연환기를 이용해 친 환경적으로 변화시키는 문제도 고려중이다.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물 관리는 4개 공구로 구분하여 공구별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전기세, 모터교체, 물사용료 등은 회의에서
결정되며, 바쁜 직장인들 때문에 저녁 8시 이후에 개최된다.
3년전부터 방역을 금지하여 나비, 송사리 같은 생물들까지 배려하고 있으며, 집주변의 소규모 소독은 막지 않고 있다. 물론 모기
등으로 일부 주민들의 불만이 없지 않으나 공동체 내에서 전반적으로 협조와 동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외에도 분과별로 의제를 마련해야 하지만 종합용역을 주기에는 비용문제가 있어 각기 아는 교수님들을 활용하거나 다른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미래세대를 준비하며 – 적극적인 교육

물만골에서는 장기전을 대비하여 마을에 필요한 일꾼을 키워내는 것에 주력을 기울이고 있다. 예전에는
노인주민의 비율이 높았으나 현재는 4,50대가 주민의 주력을 이루고 있고, 초, 중학생수가 많은 것이 희망적인데, 3년전만 해도
외부에 나가던 젊은 세대들이 돌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결혼후 분가하여 물만골을 떠나던 분위기가 바뀐 것이다.
구체적인 인재육성으로, 현재 프랑스 파리제5대학에 2명이 유학을 가서 도시공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요코하마 대학에는 올해 2명을
유학 보냈다. 요코하마의 경우 생태도시 만들기로 상해-부산-요코하마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다.
중고등학생은 외국의 환경기반시설을 직접 보고 느끼도록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여름에는 일본 본토 프로그램을 10일간 진행하여
후쿠오카, 요코하마, 토쿄 등지를 방문했다. 1인당 60만원의 경비가 들었는데, 아이들이 직접 모은 돈 30만원과 마을 지원
20만원, 외부 찬조 10만원으로 조달되었고, 아이들은 그동안 마을버스 안타고 걸어서 비탈길을 오르며 모은 돈이라고 한다.
이러한 청소년 대상의 상설 교육사업은 고등학생 중심의 국토순례대행진(부산-판문점), 국내 생태마을 만들기 방문, 중간에 포기되었으나
재작년 백두산 등정이 있었고, 중고등학생을 합쳐 30명씩 2팀을 짜서 여름 일본 등 탐방하는 것이 있다. 일본 탐방도 어른들이
모든 내용을 만들어 아이들을 참석시키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로 부터 직접 보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들을 신청받아 주거형태 등의
주제에 유의하여 짠다.
이렇게 자라난 아이들이 대학생이 되어 다시 중.고생을 지도하는 자체 재생산도 이미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희찬 전 대표의 집에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

“물만골 아이들 대부분 대학진학을 희망하고 있고, 물만골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서도 아이들에게
투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요. 아이들간 친분도 좋은 편이에요. 서로 생일도 다 알고 그래서, 생일날 되면 온 동네에 문자메세지가
날라다녀요.”
교육과 함께 아이들 얘기가 나오면 신이 나는 듯한 이 희찬 전 대표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디카로 찍은 일본 대마도의 아유모도시 생태학습장, 만송원, 미유타마 캠프장을 방문한 아이들의 사진을 하나 하나 설명하며 이희찬
전 대표는 덧붙였다. “우리 아이들이 산청이나 지리산 국립공원에 가면 산이라기 보다 위락시설 같다고 합니다.”

물만골은 산청의 간디마을, 청솔고와 유대관계를 맺고, 문당리와도 교류를 하고 있으며, 올해도 문당리 풀무학교에 입학하려는 고3학생이
있었으나 부모의 반대로 무산되는 일도 있었다. 이러한 지역과의 교류에서 물만골은 필요한 프로그램을 지원받으며, 청솔고의 경우
판매이익금의 일부를 물만골 아이들 외국방문 지원금으로 지원받고 있다.
“돌이켜 보면 내가 20년 동안 물만골 공동체 활동을 한 것보다 최근 5년간 아이들에게 교육투자를 한 것이 더 효과적이에요.
우리 세대는 시작한 것이고 결과는 우리 아이들 세대에서 볼 것입니다.”
물만골이 희망을 가지는 가장 큰 이유는 물만골의 미래를 책임질 학생들이 건강한 정신으로 건강하게 자라나고 있다는 것일게다.

마치며
“환경친화적이고 사람이 중심이 된 삶터… 아침이면 맑은 공기를 마실수 잇는 곳,,, 어디에도 높은 담이 없는 곳…”
물만골 소개 동영상에서 마을을 소개하던 앳띤 여자애의 목소리에서 귀를 잡아 끈 부분이다. 초기 도시 철거민들과 농촌 이주민들이
모여 형성된 물만골은 현재 생태공동체로서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있다. 도시빈민운동의 지향점이 생태공동체를 향하고 더 나아가
지역 전체로 확산되는 것을 위해 <도시 환경센터>를 설립하였고, 올해부터 어른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 시작된다.
부산 지역 빈민운동의 대부분이 좌절하고 실패했지만, 초기 활동가 7,8명이 마을 주민들과 함께 일궈왔던 물만골은 여전히 유효한
실험과 경험을 계속하고 있다.

글, 사진/ 생태도시센터 박상호 간사

admin

생태보전 활동소식의 최신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