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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에 대한 전투병 파견은 있을 수 없다.

– 정부와 국회는 미국의 부당한 추가파병 요청을 거부하라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국제여론의 반대와 비난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전쟁을 강행했던 미
국의 부시 행정부가 국제사회에 추가파병을 요청하고 나선 것이다.

미국의 종전 선언에도 불구하고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이미 미군은
전쟁기간 중 발생한 사상자 수보다 더 많은 사상자를 내고 있다. 또한 게릴라전이 만성화된
이라크 상황은 파견된 비전투병의 안전마저 심각하게 위협받을 정도로 악화일로를 겪고 있
다. 미점령군에 협력하는 이들이 게릴라전의 타격대상에서 예외가 되지 않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지난 봄 미국이 불법적인 전쟁을 개전할 당시 국제평화단체들과 시민들이 경고한
바와 같이 전쟁의 폭력이 또 다른 폭력의 악순환을 불러오고 있는 것이다.

전쟁의 부도덕성도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미국과 영국 등 전쟁도발 국가들이 제기했던
개전의 근거는 모두 실체가 없는 여론조작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심지어 증거조작 의혹까
지 대두되어 전쟁주도세력들은 궁지에 몰리고 있다. 이들 나라 국민들은 지금 “대량살상무
기는 과연 어디에 있는가? 알 카에다와 후세인은 무슨 연관이 있는가?” 되묻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이 소위 ‘동맹국’에 추가파병을 요청하고 나섰다. 미국의 다국적군 파병
요청은 이라크에 대한 선제공격전략 실패의 고백이자 부도덕한 전쟁의 책임과 부담을 국제
사회에 전가하려는 또 다른 일방주의의 표현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오판과 오만으로 발생한
천문학적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어지자 추가적인 군비를 국제사회에 떠넘기려 하고 있는 것
이다.

지금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독자적 작전수행능력을 가진 ‘폴란드 사단형’ 병력규모의 경보병
부대 파병 압박을 받고 있다. 이라크 국민에게 총을 겨눌 병력파병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한국은 검증되지도 않은 실리를 앞세워 비전투병 파병을 결정한 것만으로도 이라크와
국민들을 향한 명분 없는 전쟁폭력에 동참한 원죄를 씻을 수 없다. 따라서 파병된 한국군
철수를 논의해도 모자라는 마당에 이라크 국민들에게 직접 총을 겨눌 전투병력을 파병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특히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전장에 우리 군대를 보내 피를
흘리는 것은 미국과 함께 폭력의 악순환을 부르는 장기전의 늪에 스스로 빠져드는 길이다.

정부는 부당한 파병요청을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파병의 명분으로 막연한 국익 또는 안보논
리를 앞세우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지난 봄 파병결정 당시 정부는 국익과 실리를 내세웠지
만 무엇 하나 구체적으로 국민 앞에 제시하지 않았고 입증하지도 못하였다. 주한미군 재배
치, 한반도 북핵문제 해결, 통상문제 등에서 미국이 이라크 파병을 대가로 무엇을 제공하였
단 말인가? 우리가 파병을 통해 유일하게 확인한 것은 역설적이게도 미국의 철두철미한 자
국이기주의와 일방주의에 다름 아니었다. 파병거부에 따른 미국의 정치적 경제적 보복에 대
한 우려 역시 막연하고 모호한 것이기는 마찬가지다. 주권국의 정당한 정책적 판단에 보복
행위가 운위되는 것 자체가 부당한 일이거니와 설사 그러한 부당한 압력이 현존한다면 그
실체부터 낱낱이 공개함이 순서일 터이다. 정부와 국회는 더 이상 ‘실리추구’라는 얄팍한 논
리로 국민을 호도하고 원칙을 저버려서는 안된다. 또한 낡은 ‘안보우려’를 내세워 국민들을
위협함으로써 미국의 군사적 일방주의에 대한 맹목적 추종을 정당화해서도 안된다.

지난 봄 정부와 국회는 ‘비전투병 파병’이라는 단서를 붙임으로써 스스로도 전투병 파병이
결코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시인한 바 있다. 결론은 명확하다. 전
투병 파병은 있을 수 없다. 유엔결의 자체의 전망도 불투명하거니와 설사 그러한 결의가
있다하더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미국의 부당한 점령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미군 중심의 다
국적군 활동은 설사 그것이 유엔의 이름으로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이라크 국민들의 저항을
잠재울 수 없으며 평화를 가져올 수도 없다. 이 점에서 전쟁원인에 대한 정당한 평가 없는
이라크에 대한 전투병 파병을 마치 동티모르의 평화유지 활동과 같은 것으로 등치시키면서
파병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은 명백한 여론호도 행위이다.

노무현 정부와 국회는 미국의 전투병 파견 요청을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 정부가 명분도 실
리도 없는 비전투병 파견에 이어 전투병까지 추가 파견하는 것은 이라크 국민들은 물론 중
동지역국민 전체에 대한 돌이킬 수 없는 과오를 저지르는 일이며 장기적 국익과도 배치되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미국의 부당한 요청에 굴복하여 파병을 시도한다면 전면
적인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 여야 국회의원들도 자신들의 양
심과 소신을 당론이라는 그늘 뒤에 숨긴 채, 전투병의 파병에 동조한다면 유권자들의 준엄
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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