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 예정인 5명의 후보들은 과거에 비해 적극
적 환경공약을 내걸었으며, 후보들
사이에는 적지 않은 차이를 드러내고 있었다. 이는 환경연합이 질의한 11개 항목에 대
해 한나라당 이명박후보, 민주당 김민석후보,
민주노동당 이문옥후보, 사회당 원용수후보, 녹색평화당 임삼진후보의 답변(5월 16일)에
서 확인된 것이다.
후보들은 정책의 기조를 ‘환경과 조화된 도시’,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 ‘자본연합
에 대응한 환경연합 구축’, ‘인간과
자연의 공존’, ‘녹색혁신’으로 답함으로써 환경을 정책의 주요 사항으로 삼겠다는 의지
를 표명했다. 또한 대기 개선, 수돗물 문제
해결, 녹지공원 확대, 폐기물 감축, 용산미군기지 반환과 공원화, 시민과 시민단체의 행
정참여 확대 등에서 개혁적인 정책들을 내
놓음으로써, 서울의 환경문제 해결에 앞장설 것임을 천명했다.
그러나 북한산관통도로 건설, 난지도 활용방안, 청계천 복원에 대해서는 찬반이 엇갈
렸고, 대기와 수돗물 문제의 해법과 환경행정의
발전 전략에서는 해법이 달랐다.
우선 북한산 국립공원 관통 8차선 도로 건설에 대해 이명박후보는 건설이 불가피하므로
공사를 추진하되 환경훼손을 철저히 감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김민석후보는 건교부와 시민단체와 협의하여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입장
표명을 유보했으며, 다른 세 명의 후보는 환경단체들이
주장해 온 우회노선 채택을 모두 지지했다.
난지도 활용방안에 대해서는 김민석후보가 시민단체와 협의 후 결정하겠다며 입장을 밝
히지 않았고, 다른 네 명의 후보는 난지도의
상징성과 시민의 이용도를 감안할 때 생태공원조성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냈다.
청계천복원에 대해서는 김민석후보가 교통문제 등을 들어 임기 중 복원계획 수립을 주장
한 대신, 다른 네 명의 후보는 즉각적인 복원을
약속했다.
서울시의 가장 긴급한 환경현안으로 부각된 대기오염을 개선하기 위해, 후보들은 대기오
염의 85% 이상을 배출하는 교통문제에 정책을
집중했다. 이명박후보는 대중교통활성화를 위해 지하철 급행노선 도입, 중앙버스전용차
선제 도입 등을 제시했고, 김민석후보는 시내버스의
CNG버스로의 교체, 살수차 운행 확대, 매연여과장치 의무화를 내세웠다. 그리고 이문옥
후보는 배출가스 저감장치 의무화와 녹지확대를,
원용수후보는 대중교통무료화와 버스의 CNG 저상버스로의 교체를, 임삼진후보는 광화문-
서울역 구간의 보행전용구간 지정과 대중교통육성법
제정 등을 주장했다.
수돗물 문제의 해소를 위해, 이명박후보는 경안천과 왕숙천의 오염된 물을 하류로 직접
방류함으로써 팔당과 잠실 상수원의 수질을
개선하겠다는 공약을, 김민석후보는 수도관교체와 물탱크 관리 강화를 통해 체감 수질
을 개선하고 공개행정을 추진하겠다는 정책을,
이문옥후보는 수돗물관리를 중앙정부로 일원화해 관리를 효율화 하겠다는 뜻을, 원용수
후보는 서울시-학계-단체가 공동의 감시기구를
만들어 불신을 해소하자는 주장을, 임삼진후보는 상수원보호와 효율적 관리를 위해 지자
체간 공동관리체계 구축을 내걸었다.
환경행정의 발전방안으로는 이명박후보가 환경관련 조사를 민간에 위탁하는 방안을, 김
민석후보가 시민단체를 시정의 파트너로 삼고 인터넷투표를
도입하겠다는 정책을, 이문옥후보가 생태예산도입과 조례 제정을, 원용수후보가 오염에
대한 직접규제 강화와 환경관련부서 통합을,
임삼진후보가 환경부시장제 신설과 개발환경부서의 통합을 주장했다.
후보자별로 공약에서는 다음의 특징이 있었다.
이명박후보는 청계천 복원을 사회적 이슈로 부각시키고, 대중교통 활성화하기 위해 참신
한 정책을 제시하는 등 환경공약을 비중 있게
다뤘다. 하지만 청계천 복원 계획이 주변의 재개발을 포함하지 못함으로써, 뜯어 낸 콘
크리트 대신 다시 대부분을 도로로 덮는 옹색한
계획으로 변질되고 말았다. 또 경안천과 왕숙천의 수질을 정화하는 것이 아니라 이 물들
을 터널로 하류에 보내겠다는 임시방편적인
수돗물 대책이나, 자동차이용 규제 없는 교통정책 등에서 한계를 나타냈다.
김민석후보는 시민단체의 시정참여 확대와 공개행정을 약속하고, 수도관 교체와 물탱크
관리 강화 등 체감환경지수의 개선을 위한 공약을
내세웠다. 하지만 북한산관통도로 건설, 청계천 복원, 난지도 생태공원화 등, 사회적으
로 민감한 현안에 대해 모두 입장을 유보함으로써
환경에 대한 책임과 신념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문옥후보는 개발, 생산, 소비 전 과정의 환경성을 반영하는 ‘생태예산’ 도입을 주장하
고, 각종 환경현안에 대한 뚜렷한 입장을
표명하는 등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수돗물 관리의 책임을 모호하게 할 수 있는 ‘중앙정
부로의 관리 일원화’를 주장하거나, 대기오염의
주범인 자동차 이용을 억제시킬 방안 제시가 누락되는 등 환경문제에 대한 구조적 이해
가 미흡했다.
원용수후보는 주요 현안에 대한 확고한 태도를 표명했으며, 환경관련부서의 통합 등 시
민단체와 가까운 입장을 표시했다. 하지만 소각장
건설을 지지하거나, 직접적인 환경규제 강화를 강조하는 등 정책의 일관성에 무리가 있
었으며, 제시한 정책들이 구체적이지 못했다.
임삼진후보는 환경부시장제 신설, 시민과 시민단체의 참여 확대, 광화문-서울역 구간의
보행공간화, 대형프로젝트의 중단 등 파격적인
환경정책을 주장했다. 하지만 대기문제, 수돗물문제, 녹지공원의 확대 등의 공약들이 구
체적 방안들을 결여하고 있었다.
환경운동연합은 5명의 서울시장 후보들이 시민단체의 질의에 성실하게 답변하고, 환경공
약을 적극 주장한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이를 기회로 서울시장선거가 정책 경쟁으로 발전되고, 서울의 환경비전을 가다듬
는 시민의 축제가 되기를 바란다.
첨부자료 질의서 1쪽
환경공약 비교표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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