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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새로운 세기를 규정하도록 놓아둘 수 없다

전쟁이 새로운 세기를 규정하도록 놓아둘 수 없다

기어이 전쟁이다. 평화를 위한 호소는 간단히 짓밟히고 말았다. 숱한 사람들의 진정 어린 충고
와 용기 있는 지적을 무시하고 결국 미국과 그 동맹국인 영국은 아프가니스탄에 미사일을 퍼붓
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성을 가진 그 누가 전쟁이 테러를 막을 수 있다거나 손톱만큼이라도 평화
에 기여할 수 있다고 기대할 수 있겠는가?
테러의 희생자였던 미국은 전쟁을 일으킴으로써 평화를 호소하는 모든 사람들이 보낸 동정과
위로를 스스로 짓밟아 버렸다. 테러를 전쟁으로, 세계적인 유혈 충돌과 군사적 대립으로 끌어올
림으로써 미국은 테러와 전쟁에 한 마음으로 반대해 온 사람들의 분노와 저항에 직면하게 되었
다.

이대로라면, 테러가 테러로 끝나지 않았듯이, 전쟁도 하나의 전쟁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미
국이 일으킨 전쟁은 세계를 불균형한 두 쪽으로 쪼개가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 독일, 캐나다 등
이 군사작전 동참을 약속하는 등 서방 정상들은 앞다투어 전쟁에 대한 협력과 지원을 선언하고
나섰으며, 고이즈미 일본 총리는, 전쟁 범죄를 옹호하고 자위대 군사력 증강을 꾀해온 군국주의
자답게, 이례적으로 새벽 3시에 기자회견을 열어 전쟁 발발을 환영했다. 반면, 아직 한 밤중에
있는 아랍권에서는, 각 국 정부의 태도가 어떠하든, 이슬람 사회의 대미 저항이 격렬하게 터져
나올 태세이다. 저항은 미국은 물론 서방 진영 전체를 겨냥할 것이다. 이란과 이라크는 이미 미
국의 공격을 ‘용납할 수 없는’ ‘침략행위’로 규정하고 나섰다. 파키스탄에서는 자국 정부의 미국
에 대한 협력에도 불구하고 이슬람 정당과 사회단체들이 대대적인 반미 저항을 위해 이슬람 사원
에 모여들고 있다. 미국이 테러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는 오사마 빈 라덴은 ‘팔레스타인에 평화
가 깃들지 않는 한 미국도 평화 속에 살지 못할 것이라’ 경고하며 전 세계 무슬림의 대미 성전
을 선언했다.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은 이미 수십 년의 전쟁과 내전으로 처참한 지경에 또 다시 전
쟁으로 내몰리고 있으며, 지도자를 잃고 붕괴 직전에 있던 아프간 반군 북부동맹마저 미국의 공
격 개시에 호응해 끝 모를 내전의 불을 붙이고 있다.

정말 이대로라면 이번 전쟁은 세계를 군사적 적대의 두 쪽으로 가르는 쐐기가 될 것이다. 새로
운 세기는 또 다시, 아니 더욱 처참한 군사적 대립과 군비경쟁과 자원 낭비, 무력 충돌과 참담
한 인명 희생의 시대로 굴러 떨어질 것이다.

우리는 전쟁을 막지 못했다. 그러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투쟁, 전쟁이 새로운 세기를 규정하
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투쟁은 이제 시작이다.
환경운동연합은 우리 자신과 자녀들의 세기를 전쟁으로부터 구해내기 위해 국내외 반전평화 행
동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앞장설 것이다. 국내에서는 이미 양식 있는 모든 사회단체들이 반전평
화의 큰 물결에 동참하고 있으며, 내일 모레(10일) “반전평화 시국선언대회와 평화대행진”으로
집결할 예정이다.
아시아와 한반도 평화에 심대한 위기감을 던져주고 있는 일본의 자위대 파병과 군사대국화에
대해서 환경운동연합은 이미 일본의 평화단체들과 손잡고 한·일 양국과 아시아 모든 나라들의
항의 행동을 만들어가고 있다. 내일(9일) 11시 한국과 일본의 사회단체 공동 선언이 서울과 도쿄
에서 동시에 발표될 예정이며, 오는 22일에는 아시아 9개국에서 동시다발 반전평화 행동을 조직
하고자 한다.
또한 우리는 우리 정부가 이번 전쟁에 어떤 형태로든 참여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믿는다. 섣
불리 전쟁을 지원할 때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이미 수 차례 지적한 바 있다. 우리는 다른 나라의
전쟁에 반대하면서 우리 정부가 전쟁을 지원하는 것을 방조하는 비겁한 일은 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다. 반전평화의 한 목소리로 모이고 있는 한국 시민사회 전체가 우리 정부에게 현명하
고 정의로운 결단을 요구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미국 정부의 패권주의적 정책이 미국에 대한 적대를 키워왔으며 테러를 기도하는
집단에 기회를 제공했다는 수많은 사람들의 뼈아픈 충고를 결국 미국이 저버렸다는 점을 지적하
고자 한다. 미국 정부는 군사 보복을 일으키기에 앞서, 자신의 일방적인 중동정책과 제3세계 내
정 간섭이 미국에 대한 적대를 키워왔으며 인권과 환경·군축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마저 걷어
차 버림으로써 세계 시민의 분노를 사 왔다는 점을 돌아봤어야 한다. 미국 정부가 평화를 위해
기여하는 유일한 길은 군사·외교·환경 모든 면에서 부당한 패권적 지위를 추구하는 정책을 포
기하는 일이다. 전쟁에 반대하는 우리의 저항은 곧 평화를 위협하는 패권주의에 대한 투쟁임을
미국 정부는 직시해야 할 것이다.

<문의 : 평화운동담당 서형원 (016-256-7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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