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보전 활동소식

마구잡이 골프장 건설,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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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은 영국인들과 만났을 때 축구가
영국에서부터 시작되어서 그런지 몰라도 주로 축구 이야기를 화제로 삼는다. 참고로 축구는 일반 노동자 계급(working class)의
대중 스포츠이므로 하이 소사이어티(high society) 사람들과의 대화에서는 가능한 한 자제하는 것이 좋다….테니스와
골프는 한때 상류층의 운동이었으나….이들은 상대방의 골프 플레이를 보고 인격을 평가하기 때문이다. ”「김맹녕의 골프에세이
중에서」

위의 글들은 골프잡지에서 발췌한 부분이다. 골프로 성숙해지고, 삶의 질을 높이며, 골프로 인격을 평가한다. 경제위기와 IMF로
근근히 살아가는 절대 다수 국민들은 위와 같은 인격과 자아성숙의 길인 하이 소사이어티(high society)로 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방법은 여러 가지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추천한 특별기획상품 Taylor Made] R540 XD를 저렴한
500,000원에 구입해 필드로 나가 정치인들의 ‘골프회동’에 함께 하고, 기업들의 접대골프에 함께 응하면 되는 것이다.

그래 인간성과 높은 삶의 질을 포기하자. 딴 세상 사람들의 생활에 감 놔라 배 놔라 할 게 없다. 어차피 나와는 다른 딴
세상이니까…
정말 나와는 상관이 없는 세상일까?

▲생태보전국 최김수진 간사

현재 우리나라의 골프장은 총 262개(운영중 181개, 건설중 68, 미착공13)가 운영 또는
건설 중에 있다. 이는 국토 면적의 0.2%로 엄청난 골프장 집약도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지난 20일 이헌재 경제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평균 5년 걸리는 골프장 인?허가기간 및 조건을 아무 법적근거 없이 4개월로 대폭 완화하여 230개의 골프장을
무더기 건설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대한민국을 ‘대한골프왕국’으로 만들겠다는 망언을 하였다. 부총리의 말대로 라면 대한민국의
골프장은 총 492개로 면적도 두 배 가량 급증하게 된다.

그럼, 과연 최고 경제관료의 말대로 골프장만 건설하면 모든 경제가 활성화되는 것인가? 그리고 외국으로
향하는 골프인구의 외화유출을 막기 위한 골프장 추가 건설이 타당성이 있는가? 골프장 건설로 인해 단기적인 건설경기를 일으킬 수는
있다. 그러나 그에 따른 문제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외국으로 향하는 골프인구를 살펴보자.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다. 눈과 바람 때문에 겨울에는 골프를 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해서
외국으로 골프를 치러가는 외화유출인구는 11월에서 다음해 3월에 가장 집중되어 있다. 이는 골프장 수의 많고 적음을 떠나 사계절이
뚜렷한 대한민국에서 외화유출인구는 어쩔 수 없이 발생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를 위해 정?경 유착, 비리의 온상,
지하수 고갈, 생태계단절, 농약과 비료오염의 산실인 골프장이 끊임없이, 규제 없이 건설되어야 하는가?

골프장 하나를 지으려면

골프장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흙 1g에 미생물이 1억 마리까지 살고 있어 생명체의 모태라고 불리는
흙을 40∼70㎝까지 파서 다른 지역으로 옮겨야 한다. 골프장은 지표면을 벤트그라스(외국잔디)로 거의 덮어야 하므로 이곳에 살고
있는 생명체를 모조리 파내고 이것도 모자라 몇 만 년에 걸쳐 형성된 기름진 흙까지 파내어 버려야 하는 것이다. 만일 파내어 버리지
않으면 흙 속에 들어있는 수많은 식물종자와 미생물로 인하여 잔디가 살아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연흙을 파내고 생명체가
거의 없는 모래, 미사토, 인공흙으로 덮은 후 잔디와 벤트그라스를 심게 된다. 그리고 엄청난 비료와 농약으로 불안정한 잔디의
생명을 유지시킨다
잔디를 잘 자라게 하기 위해 뿌리는 비료와 살충체, 제조제의 과다 사용으로 골프장 주변 생태계가 서서히 무너지고 비료와 토사,
농약이 빗물에 씻겨 하천으로 흘러 들어가 수질을 오염시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골프장 건설로 인한 무차별적인 산림파괴가 지형을 변화시키고 집중 호우 시 토사(土砂)가 밀려 하천과 경작지가 매몰되기도
하고, 하루 1,000톤에 가까운 골프장 용수로 인해 인근 마을이 마르게 된다.

우리의 삶터가 내 고향이 골프장으로 무너지고
있다.

여주의 가암리 마을과 안금리 마을 일대는 운영중인 골프장과 예정지를 포함해 7개의 골프장으로
둘러쳐 있다. 안금리 마을 주민들은 유기농만이 살 길이라며 유기농법을 고려중인데 골프장으로 둘려 쳐진 이 일대의 유기농쌀을 누가
사서 먹겠는가?
96년 9홀짜리 골프장이 들어서고 추가로 36홀이 들어설 계획인 무안주민들은 추가 건설을 온몸으로 막고 있다. 9홀짜리 골프장의
영향으로 50m거리에 위치한 주민들의 양어장과 바다가 썩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골프장이 가장 많은 도시 용인은 난개발로 인한 재해피해와 교통체증에 대한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들려온다.
이처럼 골프장은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얼마전 한 금융기관 관계자는 “최근 국내의 운영 중인 골프장도 불황으로 인해 손님이 크게 줄고
있고, 가까운 일본의 경우도 90년대 초 불황에 의해 골프장이 연쇄도산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정부의 골프장 규제완화와 조속한
사업승인은 현 시기의 그릇된 정책임을 비판하였다. 결국 이것은 골프장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준다는 충분한 검토와 근거가
없는 과거 개발주의 시대에나 있을 법한 근시안적인 건설경기부양책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과연, 이헌재 부총리가 대한민국의 경제를 책임지는 최고 관료인가? 우리는 긴 한숨이 절로 나올
수 밖에 없다. 덧붙여, 골프장은 누구를 위해 필요한 것인가? 전국토의 0.4% 이상을 골프장으로 만드는 것이 21세기 환경시대의
경제발전인가? 다시 한번 묻고싶다. 과연 누구를 위한 골프장인가?

글/ 생태보전국 최김수진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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