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초록정책 활동소식

[시화호] 국무총리께 건의한 정책제안

시화호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제안

1. 관련 법을 무시한 독단과 형식적인 환경영향평가가 가져온 人災 시화호

시화호는 처음 계획단계부터 재앙의 불씨를 안고 있었다. 국민들로부터 거두어들
인 막대한 세금으로 국책사업이라는 명목하에 진행된 시화간척사업은 처음부터
해양생태계 및 주변 환경에 막대한 피해를 가져올 것이 예상되어 환경단체와 전
문가의 반대가 있었다. 그러나 주무부처인 건설교통부가 관련 법을 무시한 채 사
업계획을 승인하고, 사업시행주체인 한국수자원공사가 환경영향평가를 거치지 않
은 채 공사에 들어감으로써 시화호 문제가 근원적으로 싹트게 되었다. 또한 착공
이후 실시된 환경영향평가도 그나마 사실과 다르게 엉터리로 이루어져 환경악화
를 부채질하는 요인이 되었다. 예컨대 시화호의 오염부하량 산출시 가장 중요한
지표인 인구 전망을 하면서 시화호 유역의 96년도 인구를 15만 3천명 정도로 추
정하였으나 통계청이 발표한 96년 인구센서스에 의하면 실제 이 지역 거주자는
71만 9천명(유동인구 포함 1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실제 상황과 크게
다르게 나타났다. 요컨대 환경에 대한 특별한 고려없이 개발 일변도의 정책이 추
진됨으로 인해 오늘의 시화호 문제가 있게 된 것이다.

2. 시화호의 방류 영향과 오염의 심각성

환경운동연합이 인하대 해양과학기술연구소(소장 최중기)와 공동으로 1996년 8월
10일과 8월22일 두차례에 걸쳐 실시한 시화호 방류에 따른 해양생태계 영향조사
(어류, 수질, 플랑크톤, 조류 등 4개분야)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밝혀졌
다.

1) 시화호 방류전과 방류후의 어류생태계에 심각한 변화가 생겼다는 점이다. 우
선 대부도 근해에 자생하는 어종은 약 20종이었으나, 조사에서는 3종만이 발견되
었다. 그나마 잡히는 어종 마저도 절반 이상이 기형어로 밝혀져, 시화호 방류가
해양생태계 교란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인다.

2) 적조 발생의 최대 원인물질인 총질소(T-N)에 해당하는 암모니아가 해수등급 3
등급(15㎛)보다 3배이상 초과하는 45.6㎛에 이르고 있고, 야광충 또한 93년 8월
과 비교하여 10배 이상 크게 증식하고 있어 시화호 방류로 인해 인근해에 적조가
주기적으로 발생할 것이 예상된다.

3) 시화호는 수심 6m 이하의 표층수가 8.1ppm으로 현행 해수기준 등급조차 매길
수 없을 정도로 그 오염도가 훨씬 초과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1억 8천 300만
톤에 달하는 저층수의 경우는 생물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수중내 산소량인 DO(용
존산소량)가 0.5ppm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무산소층이 존재한다
는 것으로 정상적인 생물체가 살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음을 명백
히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이미 부영양화가 상당히 진행된 저층수는 상당한 오
염부하량을 내재하고 있으며, 앞으로 적어도 몇 십배의 오염을 야기할 것으로 추
정된다.

3. 시화호는 담수호가 될 수 없다.

지금까지 시화호가 국민적 관심의 대상이 되면서 여러가지 해결방안과 대책들이
제시된 바 있다. 수자원공사를 위시한 정부당국은 여전히 담수호를 고집하고 있
는 상황이다. 그러나 시화호 문제와 관련있는 어떠한 전문가도 시화호가 담수호
로 될 수 있다고 전망하는 이는 없다. 시화호 문제는 이미 최악의 상황까지 간
것이며, 어떠한 대안일지라도 차악의 대안으로 밖에 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시화호를 담수호로 살릴 수 없는 이유로는 다음의 몇가지를 들 수 있다.

1) 시화호는 단순한 배수갑문 조작으로 정화될 수 있는 범위를 훨씬 뛰어 넘어섰
다. 시화호는 공식적인 관리 수위인 -1.0m일 때의 담수량이 3억 5천 4백만톤에
이르는 거대한 인공담수호이다. 그런데 작년 농어촌진흥공사가 제출한 자료에 의
하면, 1966년부터 1994년까지 29년동안 강우량과 안산시 등 인근지역의 오.폐수
유입량이 연간 3억 7천 585만톤에 이른다고 한다. 이는 6개 유입지천이 건천인
것을 감안하면 1년에 시화호 만큼의 물이 시화호로 유입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1년에 적어도 3억 8천만톤에 이르는 물을 아무런 대책없이 무단으로라
도 365일 방류해야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러한 악순환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시화호 물은 농·공업용수뿐만 아니라 어떠한 용도로도 사용될 수 없기ㄸ문에 담
수호로써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

2) 감사원이 발표한 감사자료에 따르면 시화호의 오염이 급속히 진행된 원인은
시화호의 유입원인 6개의 지천이 건천으로 변해버렸으며, 시화호 주변 5,700개
이상의 오.폐수관거와 우수관거가 오접되어 있어 정화되지 않은 오폐수가 시화호
로 유입되기 ㄸ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바로잡는데만 해도 20년 이상의 기간
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따라서 시화호로 유입되는 모든 오
폐수를 차단하지 않는 이상 시화호는 계속 썩어갈 수 밖에 없다.

3) 앞에서도 밝혔듯이 1억 8천 300만톤에 이르는 저층수는 현재 대부도쪽에 위치
한 배수갑문이 -6.0m밖에 되지않아 이로써는 도저히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이
저층수에 있는 오염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16.0m 지점에 새로운 제염암거시설을
설치하였다. 현재 시화호의 저층수는 바닷물과 거의 비슷한 염분을 포함하고 있
을뿐만 아니라 극도로 농축된 오염물질이 축적되어 있어 이를 모두 제거하여 담
수호로 만들기에는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또한 제염암거시설을 사용하여 걸러
낸다 하더라도 걸러낸 찌꺼기는 오염물질의 액기스로 이것을 그냥 바다로 방류한
다면 해양 생태계에 더욱 큰 재앙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4) 농어촌진흥공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시화호의 부영양화에 가장 큰 영향
을 끼치는 총질소(T-N)의 하루발생량은 3.39톤에 달하고 있으며, 이중 대표적인
비점오염원에 해당하는 축산폐수가 차지하는 비율은 무려 50%를 상회하고 있다.
이로 인해 우기때는 유입하천의 오염도가 2배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위의 네가지 예를 통해서도 수자원공사가 주장하듯이 시화호를 담수호로 개선시
키겠다는 계획은 임시변통을 위한 호구지책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또한 실현
불가능한 담수호 계획을 위해 또 다시 막대한 국민 세금을 탕진하는 결과를 가져
오게 되리라 예상된다.

4. 담수호 계획 포기와 민·관 합동 조정위원회 구성이 문제 해결의 첫걸음

이에 환경운동연합은 시화호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담수호 계획을
포기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것이야말로 정부가 그동안
범한 오류를 조금이나마 씻을 수 있는 길이며, 시화호 문제를 바라보는 국민적
여망에 진정으로 부응하는 길이라고 믿는다.

1) 충실한 연구조사와 수질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현재의 시험방류는 중단되어
야 한다. 시화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본적인 정책 방향과 조사연구 방향,
관할주체 등에 대한 민주적인 합의없이, 환경단체를 배제한 채 수자원공사가 거
의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현재의 조사연구는 전혀 신뢰할 수 없다. 앞으로 5
년동안 연구하고 그 결과를 가지고 5년 후 다시 방향을 정하자는 식의 무원칙한
조사연구와 이에따른 시험방류는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군다나 지난 3월 11일부터 조사목적이라는 명목으로 또 다시 방류가 시작되어
시화호 외해는 죽음의 고비를 맞이하게 되었다. 더욱 놀랄만한 사실은 물이 가장
많이 빠진다는 만사리 즉 15일 간격으로 500만톤 이상의 물을 그냥 방류하겠다는
수자원공사의 태도는 조사가 목적이 아니라 방류가 목적임을 분명히 하는 것이
다. 이에 환경운동연합은 충실한 연구조사를 기대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조사
목적이라는 표면적인 이유에도 부합하지 않으며, 시화호 외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 크게 우려되는 현재의 시험방류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시화
호를 잘못 건설.관리하여 국민과 국가에 대해 책임을져야 할 당사자들이 지금까
지 잘못된 계획에 의해 진행되어온 사업을 계속 추진하려는 것은 또다시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임을 밝힌다.

2) 시화호문제의 근본적 해결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민·관 합동 조정위원회를
구성하자!
현재 시화호 문제의 주무부처는 환경부이나 실제적인 의사 결정단위는 환경부장
관이 위원장이고, 관련 7개부처 차관이 위원으로 구성되는 환경사범특별대책위원
회이다. 그러나 환경사범특별대책위원회 역시 이렇다할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 못
하며, 여기에서 검토되는 자료나 대안 역시 수자원공사에서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내용들이어서 전향적인 해결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에 환경운동연합은 우리 시대의 환경인재인 시화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범국
민적인 민.관 합동 조정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다시 한번 제안한다. 민.관 합동
조정위원회는 민과 관이 동일한 비율로 구성하며, 관에서는 환경부 뿐만이 아니
라 관련부처 전문가와 수자원공사 관계자들로 구성하고, 민에서는 지역주민대
표·추천전문가·환경단체 관계자로 구성하여야 한다.
시화호문제 해결은 정부나 수자원공사, 환경단체 중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풀
어나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닐뿐더러 어떤 대안이 나오더라도 서로간의 합의에 의
해서 결정·실행되어야만 한다. 따라서 시화호 해결을 위한 모든 사안은 공개되
어야 하며, 민·관 합동 조정위원회를 통해 결정하고, 장차 시화호 문제에 대한
대안을 우리 모두의 지혜로 풀어나가는 모범적인 조정위원회를 국무총리 직속기
구로 창설할 것을 제안한다.

1997. 3.21

환 경 운 동 연 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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