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초록정책 활동소식

국무총리 정책제안(위천공단)

위천공단 문제해결을 위한 정책제안

1. 위천공단 문제는 환경문제이다
낙동강은 유로 연장 521km에 달하는 국내 최장의 강으로 유역면적 23,817㎢로서
행정구역은 대구, 경북, 경남, 부산 등 2개 광역시, 2개도, 11개시, 18개군의 여
러 자치단체, 6,551천명의 인구가 생활, 농공용수로 이용하는 젖줄이나, 70년대
강력한 공업화 정책 추진으로 강의 중,상류지역에 대규모 공단이 건설되고 인구
의 도시 집중화에 따른 하.폐수량의 증가에 따라 강은 자정 능력을 잃어 환경정
책 기본법상 상수원수 3급수를 겨우 유지하고 있으나 겨울철에는 이 기준을 초과
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댐하류 20여개 정수장에서 하루 485만톤을 취수하고, 농공업용수를 감안하면 낙
동강의 방류수량은 하루 600만톤이 되어야 하나 지난해 가뭄으로 하루 취수 물량
에도 모자라는 유지수량 부족현상이 1년간 지속되고 있다. 낙동강 수질오염의 2
대요인은 생활하수와 공장폐수로 대변할 수 있고, 수계전체 오.폐수발생량 222만
톤/일 중에서 생활하수가 175만톤/일으로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산업폐수는
4,000여개 업소에서 20%를 차지하고 있다.

낙동강의 수질은 안동댐에서 대구 다사취수장 유역까지는 대체로 BOD기준 2급수
이하의 양호한 수질을 유지하고 있으나 대구지역과 성서공단 등에서의 생활하수
와 공장폐수의 집중 유입으로 금호강 직하류인 고령지점은 BOD기준 3급수를 초과
하여 공업용수로도 쓸 수 없는 정도가 되었다. 이후 마산 취수장인 남지 유역에
서는 자정작용에 의하여 3급수를 겨우 유지하고 있으나 갈수기에는 3급수를 초과
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91년 제정된 환경정책기본법에는 상수원수를 3급수이하(BOD 6↓)로 정하고 있으
나 하류지역은 동절기에 BOD가 6ppm을 초과하여도 상수원수로 사용할 수 밖에 없
어 정부의 물관리 정책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 반면에, 서울에서는 한강
취수원의 수질이 2급수인데도 상수원 수질보호를 위해 1991년 7월 한강상류에 대
해 환경정책기본법상 특별대책지역으로 지정하여 유해물질 배출업소를 이전시키
고 신규 공단의 입지를 금지시켰다.

대구시는 지역의 환경문제가 심각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지 않다. 그동안 대구시는 자연환경 및 산업구조의 취약성으로
인해 심각한 환경문제를 안고 있 다.
지역의 기업가들은 환경비용을 줄이면서 이를 사회적으로 전가시키고자 한다.
지역기업들이 저공해 산업으로 전환하고자하는 의지가 없다면, 지역환경문
제는 더욱 심화될 뿐만 아니라 경쟁력도 떨어질 것이다.
대규모 공단개발 그자체는 지역의 토지이용을 변화시키고 자원환경을 훼손시
키게 된다.
첨단산업을 유치한다고 하지만 우리나라 기술수준을 볼 때 부품생산단지가 전
체 공용지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위천공단 조성으로 인한 환경문제 뿐만 아니라 악화된 지역시민들의 의견참여
와 환경정책 과정에의 참여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2. 위천공단 문제는 경제논리가 아닌 환경논리로 풀어야 한다.
“위천공단을 조성해야만이 대구지역 경제를 살릴 수 있다.”
이 명제에는 두가지 전제가 깔려있다. 대구지역 경제가 상대적으로 매우 낙후되
어 있고 경쟁력있는 위천공단의 조성은 현실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구시
측은 위천공단조성만이 대구경제 회생의 유일한 대안이라고 덧붙인다.

위천공단을 조성하려는 대구지역의 논리는 한마디로 침체된 대구권 지역경제의
활성화이다. 대구의 1인당 지역총생산(GDRP)은 전국 15개 시·도중 최하위이다.
전국 인구의 5.7%인 대구의 제조업 생산액이 전국의 3.2% 수준이다. 하지만 이런
사실만으로 위천공단의 타당성에 대한 설득력을 갖출 순 없다. 사실 1인당 지역
총생산은 행정구역을 경계로 하여 계산되기 때문에 도시내 공장이 외곽으로 이전
하게 되면 이같은 현상은 자연히 발생할 수 있다. 95년부터 기존 공업단지가 많
이 있는 달성군이 대구시에 편입되었으므로 1인당 지역 총생산액의 순위에서는
전국 최하위를 탈피할 수도 있다. 공장의 외곽이전 결과 대도시 인근의 시도지역
은 실질 소득수준이상으로 1인당 지역총생산액이 크다. 1993년 기준으로 부산의
외곽지역인 경남지역이 1인당 생산액 전국 1위, 서울의 외곽지역인 인천시와 경
기도가 3위와 5위, 그리고 대구의 외곽지역인 경북이 4위를 차지한다. 그렇다고
해서 외곽 지역이 대도시 지역보다 소득이 더 높다고 할 수 없다. 우리나라의
대도시는 생산소득은 낮을 지 모르지만, 분배소득이나 지출소득은 결코 인근지역
보다 낮지 않다.

대구시의 경제가 다른 지역보다 낙후되었다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치자.
그럼 위천공단조성으로 대구 경기가 살아난다는 보장은 있는가? 내륙에 위치한
위천공단은 내수산업엔 더할 나위 없는 입지여건을 갖추고 있지만 수출산업에는
입지 여건이 양호하다고 볼 수 없다. 자동차 관련업체, 정밀전자, 전자제어기
기, 신소재, 생명공학, 항공산업 등이 유치업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같은 첨
단산업 및 고부가가치 산업은 일반적으로 육상교통뿐만 아니라 특히 항공교통의
편리성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과연 외국의 기업이나 국내의 기업들이 위천
공단에 얼마나 입주할 지는 불투명하다. 재원조달이나 다른 공단에 대한 비교우
위 등에서 공단의 완벽한 조성여부도 불확실하고 경제파급효과는 상당히 과장되
어 있다. 220만평기준으로 제조업 종업원수의 39%에 달하는 7만명의 고용효과와
1993년 대구지역 총생산액의 48%에 해당하는 5조원의 생산이 기대된다고 한다.
그럼 기존 대구시내 480만평의 공단은 도대체 어떤 비중이었으며 21세기 대도시
가 공업생산에 의존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결론적으로 정보
화시대에 공단 조성의 경기부양효과는 낮아지고 있으며 그것이 230만명이 사는
선진국 대도시의 흥망을 좌우하진 않는다. 유럽과 미국의 국제도시들에 생산기
능이 별로 없음에서도 이 사실을 알 수 있다. 주요도시는 중추관리기능과 서비
스생산기능이 중시되고 오히려 공업생산의 비중은 더욱 떨어진다. 2차산업이 도
시에서 점점 이탈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이전적지를 중추관리기능이나 보다 효
율성이 높은 다른 용도로 대체할 수 있으므로 바람직한 현상이기도 하다. 그래
서 대구시의 산업화전략은 구태의연하다는 지적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동안 위천공단 논의는 대구지역 경제활성화 보다는 지역상공인의 이해와 정치
적 이해에 따라 불쑥불쑥 제기되어 왔다. 지난 1990년 처음으로 대구시와 경상북
도가 위천염색공단 지정·신청하였으나 지정이 보류되자 1992년 경상북도는 종전
의 계획을 보완하여 위천에 30여만평의 염색공단을 조성, 도내에 산재한 2백 36
개 영세 염색공장을 집단화하여 현대식 오·폐수 처리시설을 설치하고 업체 이적
지에 대해서는 공해업종재입주를 불허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와 경북도는 대구지
역에 국가공단이 하나도 없음을 빌미로 지속적으로 공단조성을 추진한 바, 마침
내 1995년 8월 17일 건설교통부가 주최하고 국토개발연구원이 발표한 [대구 경북
광역개발 계획]에서 이 지역을 고부가가치, 섬유, 자동차, 첨단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국제 경제거점으로 육성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개발된 20개공단과 현
재 조성공사진행중인 것도 8개에 달해 낙동강에 유입되는 오염원 총량이 강의 환
경용량을 초과할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이 [대구경북 광역개발 계획]은 총선대비
용의 성격이 강했다. 총선이 다가오자 1995년 10월 신한국당은 ‘정치권에서는
이미 건설하기로 결정됐고 행정적 차원에서 경남, 부산, 경북, 대구 등 4개 시도
간 행정적 협의를 해나갈 방침’이라 밝혔다. 이에 대해 부산, 경남지방의 반대
여론이 거세자, 정부는 위천공단에 대해 환경법규를 강력히 적용하겠다고 밝혔
다. 정부의 이러한 언급은 마치 공단조성을 전제로 하고 오염최소화방안을 강구
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위천공단안은 일관성과 치밀함을 결여한 채 정치적 이
해관계에 따라 돌출적으로 제기되고 반대 여론에 부딪힐 적마다 예외적인 조치를
통해 보완하겠다는 궁색한 변명으로 기워진 졸속안으로 비쳐진다.

결론적으로 졸속으로 추진되는 위천공단이 조성된다고 해서 대구지역 경제가 활
성화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한때는 대구시의 중추관리기능이 부족하다 하여 이
에 대한 보완없이는 대구경제가 선진화될 수 없는 것처럼 야단이더니 이제는 위
천공단이 조성되지 않으면 대구경제가 쓰러질 것처럼 법석이다. 전자는 산업구
조를 탈공업화로 변화시킨다는 의미이고 후자는 공업을 강화한다는 의미로 상호
배타적이다. 후기산업사회에 부가가치 창출은 생산업종에서 지식, 문화, 패션,
유통 등 3차, 4차산업으로 중심이동하고 있다. 중추관리기능을 강화하는 대구발
전방향은 시대적 흐름을 고려할 때 타당하다. 공업화를 통한 지역경제활성화 전
략은 구태의연하다. 또 공업화를 말한다면 대구의 중추산업인 섬유산업의 고도
화도 동시에 추진되어야 한다. 기존의 시설과 인력을 방치하고 성사여부가 불투
명한 외부기업을 유치한다는 것은 졸속 행정의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3. 위천공단 문제는 정치논리가 아닌 환경논리로 풀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위천공단이 조성되면 대구·경북민은 경제적 이익을 얻고 부산·경
남민은 환경적 피해를 입는 것으로 위천공단의 피해·수혜구조가 단순화되어 있
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아도 지역개발행위가 행정구역을 경계로 일정 지역의
모든 사람이 피해를 입고 다른 지역사람 모두 수혜를 받는 것은 아니다. 위천공
단의 사회적 영향은 계층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물론 공단조성으로 고
용이 늘고 소득이 향상되면 대구 시민 대부분도 직 간접으로 수혜를 입는다. 그
런데 위천공단의 조성은 대구시의 경제활성화 여부를 떠나 기존 공단의 토지 소
유자에게 막대한 이익을 안겨 줄 것은 더욱 분명하다. 위천공단을 들먹이는 지
금도 신규 대상지와 이전대상지의 지가는 춤을 추고 토지소유자는 매매차익을 챙
기고 있다. 대구시는 도심지에 인접한 330만평의 기존공단이 도심발달의 장애라
고 보고 기존 공단의 업체를 이전 혹은 업종전환시킨 후 이전지에 대해서는 주
거, 상업 등 비공업지역으로 용도변경하여 재개발할 예정이다. 재개발과정에서
공장주와 지주, 대구지역 건설업체는 막대한 이익을 얻게 된다.

위천공단 갈등과 조성의 가장 큰 수혜자는 일부 정치인과 여당이다. 아직도
개발공약만큼 선거시기에 가장 큰 위력을 발휘하는 것은 없다. 중요한 정치일
정이 있을 때마다 위천공단문제를 들먹여 득표의 수단으로 활용했다. 1995년 자
치단체장 선거에서 낙동강오염을 이유로 불허되던 위천공단문제가 재론되었고 작
년 총선을 앞두고 대구 출신 여당 대표가 다시 위천공단 추진의사를 밝혔으며 대
선 논의가 달아 오르던 지난해 연말 위천공단 강행론이 머리를 들었다.

결론적으로 위천공단 조성은 대구·경북민에게 불투명한 경제적 이익과 대구지
역 상공인과 정치인, 관련 토지소유자에겐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주고 부산·경
남민에겐 구체적인 환경적·경제적 피해와 특히 저소득층에게는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는 형평성에 어긋난 지역개발이다.

종합하면 환경정의에 입각하여 사회적 약자가 고려된 공공이익과 후손들의 이익
을 위천공단 추진여부를 판단하는 잣대로 삼았을 때 위천공단은 추진되어선 안된
다. 위천공단은 낙동강 수질악화의 잠재적 위험성, 불투명한 대구지역경제활성
화 효과, 환경정의에 어긋난 피해-수혜구조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
다. 위천공단조성의 지역개발효과는 불투명하지만 낙동강 수질 악화의 가능성은
매우 높다. 대구지역의 상공인과 정치인, 지주의 이익은 분명하지만 시민들의
이익은 불투명하고 대부분의 부산 ·경남민이 피해를 입으며 특히 저소득층이 상
대적으로 많은 피해를 입을 것이다.
낙동강의 수질오염은 빙산을 향해 다가가는 타이타닉호에 비유될 수 있다. 항
로를 바꾸라는 환경론자들과 피해주민들의 주장에 귀기울이지 않고 경제인과 정
치인이 선상의 일에만 관심을 쏟는다면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타
이타닉 호가 빙산에 부딛히게 된다면 그제서야 모두들 관심을 기울이게 되겠지
만, 이 때 타이타닉 호와 이배에 승선한 사람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4. 위천공단 문제는 지역갈등 문제가 아니라 생명의 생존문제이다.
위천공단 문제를 TK지역과 PK지역의 지역갈등 문제로 본질이 호도된 것은 일부
언론의 역할과정치적인 문제로 이를 해결하려고 하는 양상과 맞물리면서 본질적
인 생명의 문제, 생존의 문제라는 인식이 시각으로 접근하지 않았기 때문에 갈등
이라는 형태를 띄고 있다.

신한국당이 1996년 9월 2일 이홍구 대표 주재로 대구와 부산·경남지역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양지역간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해온 위천공단문제의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위천공단 간담회」를 가졌다. 그러나 생명을 , 생
존을 기준으로한 협의가 아니었기 때문에 구체적인 합의에 도달할 수 없었다. 부
산의 김환 김형오 박종웅 의원 등이 지적한 『대구지역은 잘 살자고 하는 얘
기이지만 부산지역에는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이며 공단지정이외의 종합적인
경제활성화대책을 모색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는 이야기는 위천공단의 기
본적인 해결방향을 시사하고 있다.

1997. 3.21
환 경 운 동 연 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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