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정책 활동소식

대통령께 드리는 건의문-국립공원관리정책

국립공원관리공단 제 4 대 이사장 임명에 앞서 대통령께 드리는 건의문

– 국립공원관리정책을 생물자원보호 위주로 전환하라. –

국립공원 파괴가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30여년 간 이용과 개발위주의 국립공
원관리정책 탓에 파괴되어 온 국립공원이 지자제 실시 이후 국가적 차원의 자연
자산에서 지방재정확충을 위한 지역개발의 대상으로 전락할 위기에 서있다.
1967년 국립공원이 도입된 후 30년간 국가적 자연자산을 관리해야 할 정부가
앞장서 국립공원을 파괴했다. 국립공원관리업무를 지방경제활성화를 담당하는
내무부 지역개발과에서 관리책임을 맡아 오면서 국립공원은 이용과 개발의 대상
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지리산 성삼재 관통도로 개설, 덕유산 국립공원의 무
주리조트와 무주양수발전소 건설, 속리산국립공원의 청소련수련장 건설 등은 국
립공원개발의 대표적 사례들이다. 또한 가야산, 치악산, 태안해안국립공원에도
이미 골프장 사업 허가가 난 상태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 지난해 12월에는 ‘국
제경기유치 특별법’이라는 자연생태계파괴법을 제정하여 국립공원구역의 국유지
불하나 임대를 허용하고 환경영향평가마저 완화시켰다.
지방자치 시대를 맞아 국립공원은 또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마
다 빈약한 지방재정을 충당하기 위해 환경파괴적인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일수록 국가 차원의 자연자산인 국립공원을
지역의 관점에서 개발계획을 추진 중이다. 속초시와 주민들이 설악산에 모노레
일 설치를 추진하는 한편 설악산 국립공원을 ‘세계의 자연유산’ 등록하려는 움
직임에 대해서는 지역개발을 막는다고 반발한 경우가 그 대표적 예다. 또한 최
근에는 도봉구청이 구청재정확충을 위해 국립공원 도봉산 안에 호텔신축과 케이
블카 설치 등 대규모 편의시설 건립을 추진하여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식으
로 국립공원을 지역개발의 관점에서 다룬다면 대표적 자연생태계나 풍경지를 개
발과 점유로부터 보호하려는 국립공원지정 취지는 실종되고 국립공원의 원형도
남아나지 못할 것이다.
국립공원이란 원래 국가의 대표적 자연생태계나 풍경지를 특정집단에 의한 개
발과 점유로부터 보호하고 동시에 국민 누구나 손쉽게 접근하여 편리하게 자연
자원을 탐방하고 감상하도록 국가가 지정한 곳이다. 이미 선진국의 경우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국립공원관리정책이 도로 및 편의시설 위주에서 자연보호 위
주로 전환되었다. 1970년 이후에는 한걸음 나아가 국립공원관리목표를 생물자원
보호 위주로 전환하였다.
내년이면 지리산에 최초의 국립공원을 지정한 지 30주년이 된다. 올해는 국립
공원관리공단 설립 1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를 계기로 국립공원관리정책은 이
용과 개발 위주에서 자연보호, 생물자원보호로 획기적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국림공원이 자연보호 및 생물종보호의 기능을 하도록 (가칭)’국립공원법’을 제
정하여야 한다. 또한 내무부 소관으로 되어있는 국립공원관리업무는 환경보전
업무를 담당하는 환경부로 이관되어야 한다.
지난 30여년 간의 경제개발과정에서 우리나라의 산과 강, 바다, 공기와 토양은
심각하게 오염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립공원제도나 관리수준도 거의 발전이
없었다. 이대로 간다면 후손에 물려 줄 우리의 금수강산은 거의 남아나지 못할
것이다. 다행히 21세기 환경시대를 맞이하여 국가 차원에서 국토환경종합계획
이 수립되고 환경개선을 위해 정부와 민간부문에서 환경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
다. 이와 같은 전반적 국가환경정책의 변화에 맞게 국립공원관리도 이용과 개발
위주에서 자연보호 더 나아가 생물자원보호로 전환되어야 한다. 환경·시민단체
와 관련 학계에서도 자율적으로 국립공원 현황을 조사하고 바람직한 정책을 수
립하기 위해 연구활동과 정책전환 활동을 적극 전개할 것이다.
오는 3월 말에 예정된 국립공원관리공단 제 4대 이사장 임명은 정부의 국립공
원정책을 가늠하는 중요한 계기이다. 그동안 군인사나 건설부 퇴역 공무원이
요직을 독점하고 환경보전과 관련없는 인사가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업무를 총괄
하면서 국립공원관리정책은 세계적 추세와 국내 환경정책 변화와 동떨어진 채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번 제 4 대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은 환경보호
의 의지가 강력하고 환경단체와 환경학자, 시민들의 지지와 존경을 받는 덕망있
는 인사가 임명되길 기대한다. 환경친화적인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의 임명
을 계기로 국립공원관리정책의 대전환이 이루어질 것을 기대한다.

— 정부는 내년 국립공원지정 30주년을 맞이하여 국립공원관리정책을 이용과
개발 위주에서 생물자원보호 위주로 전환하라.

— 국립공원관리공단 신임 이사장은 환경보호의 의지가 강력하고 환경단체와
환경학자들이 신망하는 환경인사로 임명하라.

— 정부는 국립공원 보호를 위한 (가칭)’국립공원법’을 제정하라.

1996년 3월 18일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경실련, 배달녹색연합, 불교환경교육원, 우
이령보존회, 환경과공해 연구회, 환경운동연합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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