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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선거부정방지법87조 합헌결정에 대한 입장

< 성명서 >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87조 합헌 결정에 대한
환/경/운/동/연/합의 입장 ”

지방자치 선거를 앞두고 “단체는 그 명칭의 여하를 불문하고 선거 기
간 중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은 통합선거법 87가 헌법
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내려졌다.
환경운동연합은 단체의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는 “공직선거 및 선거
부정방지법” 제 87조가 [헌법 제 10조 기본적 인권의 보장] [제 11조 평
등권] [제 21조 언론출판의 자유]를 현저히 침해하기에 지난 4월 13일 헌
법소원심판 청구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바 있다.
우선 이번 헌법재판소의 선고에 대해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수많은
사회·시민단체들은 실망과 분노를 금치 못한다. 오늘날의 민주정치는 표
현의 자유를 전제로 하고 있고,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국가는 민
주정치 국가라 할 수 없다. 이에 환경운동연합은 지방자치 선거를 통하여
많은 친환경적인 후보가 당선되어 환경문제 해결에 크게 기여하고자 환경
후보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책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노력이
‘불법’이며, ‘헌법의 정신에도 부합’되지 않는다니 그 진정한 의도가 무
엇인지 실로 의구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이번 결정은 그동안 우리 사회의 환경문제를 비롯한 수많은 사회문제
들을 해결하고 올바른 정치를 구현하기 위해 갖은 노력를 하고 있는 사회
·시민단체들을 무시하고 조롱하는 처사이다.

헌법재판소가 헌법 소원을 기각하게 된 이유에 대해 환경운동연합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1. 헌법에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을 위해 정당 설립의 자유, 정당에
대한 국가의 보호 등을 규정하고 있다” 면서 정당이 아닌 단체가 선거운
동을 하게 된다면 정당의 입법 취지에 반할 뿐 아니라 각종 단체의 난립
으로 정치문화의 퇴색이 우려된다는 시각에 대해.

선거법 87조는 단체에 대한 정의 규정도 없이 무차별적으로 모든 단체
의 선거활동을 금지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보다 성숙해지기 까지
는 무엇보다도 시민단체들의 역할과 노력이 매우 컸다. 그런데 정당의 요
건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하여 일체의 지지와 반대를 할 수 없다면 결국
모든 정치적 요구를 정당을 통해서 배출하라는 뜻이 된다. 정당을 결성할
수 있는 정도의 경제력과 규모를 갖추지 못한 소수의 사람들은, 자신과
뜻을 함께 하는 후보자를 지지하는 의사표현도 정책을 달리하는 사람에
대한 반대의 의사표현도 자제하라는 것이 헌법에 정당제도를 둔 취지인지
묻고 싶다. 정당입법 취지는 정당에 대한 국가의 보호이지 결코 정당에
대한 특권이 아님을 헌법재판소는 망각하고 있다.

1. ‘각종 단체와 이해 관계를 맺고 단체의 힘을 등에 업은 후보자와
그렇지 않은 후보자 간의 실질적인 이해 불균등이 심화될 소지가 많다’는
시각에 대해.

단체를 등에 업은(?) 후보와 그렇지 않은 후보간에 이해의 불균등 소
지가 있다면, 정당을 등에 업은(?) 후보와 무소속인 후보의 불균등에 대
해서는 그 어떤 일언반구의 언급도 없는가? 이는 기존 정당의 다수의석
확보를 용이하게 할 목적으로 당리당략의 차원에서 정당 공천 후보자에게
만 당선을 용이하게 하는 법규정이다. 순수성과 도덕성을 지키기 위해 정
당 공천을 깨끗이 포기하고, 시민후보로 나서길 자청한 수많은 후보들에
게 있어서는 기회의 균등을 철저히 가로막는 것이다.

1. ‘단체들이 특정 후보를 지지, 반대할 경우 선거의 혼란과 과열을
가중시킬 것이며 금권 내지 상호비방에 의한 혼탁선거가 될 것이다’는 시
각에 대해

통합선거법이 공정하게 실시된다면 이러한 시각은 한낱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 벌써부터 우리나라 정치역사의 분수령이 될 지방자치제 선거를
금권, 과열선거로 미리 규정하고 있지는 않은지.
역대 수많은 선거를 거치는 동안 그 누구보다도 시민단체들은 공명선
거를 위해 노력해 왔다. 오히려 혼란과 과열을 과중시켰던 것은 당선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았던 기존 정치인이었다. 시민단체들이 특정
후보를 지지, 반대한다고 해서 선거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시각은 단체
에 가입하여 뜻을 함께 하고 있는, 수많은 시민들의 정치적 수준을 무시
하고 우롱하는 처사이다.

9인의 재판관 전원일치로 판가름 난 헌법재판소의 이런 결정은 지자제
선거를 앞두고 ‘여당은 재야 단체를, 야당은 관변단체’를 경계하고자 하
는 공통적인 이해관계에서 탄생한 통합선거법의 정치 논리에 야합하는 행
위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사회,시민운동단체란 무엇인가? 기존 정당이 충족시켜 주지 못하는 정
치, 사회, 문화, 경제적 욕구를 스스로 해결하기 위하여 결성된 단체이
다. 각 단체마다 설립 목적과 활동 내역이 다르지만 각자의 영역에서 수
많은 시민들의 지지와 격려속에서의 사회 공공선을 위해 노력해왔다. 이
러한 순수한 열망이 받아들여저서 다가오는 지방자치선거에도 올바른 민
주사회 구현과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문화가 이땅에 뿌리내려져야 한다.

이에 이러한 우리의 주장을 온 국민과 함께 하기 위하여 87조 철회를
위한 대국민 서명운동 및 캠페인을 벌여나가고, 제 사회·시민단체들과
연대하여 갖은 활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다. 물론 87조의 규정 사항이 있
음에도 불구하고 환경운동연합이 추천·지지하는 환경후보를 적극 지지,
지원할 것임을 다시 한번 밝히는 바이다.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 방지법” 87조는 여전히 위헌이다.

1995년 5월 26일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장 을병 이 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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