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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여전히 부족한 원전비리 재발 방지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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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평


여전히 부족한 원전비리 재발 방지 대책

오늘(7일) 오전 정홍원 국무총리는 제6회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하고 원전 비리 재발 방지 대책을 관계부처와 논의ㆍ확정했다. ▲사건 원인 및 책임 소재의 철저한 규명과 엄중한 처벌 ▲원전 안전에 대한 전면조사 ▲비리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 3가지 분야의 후속조치를 결정하면서 건설 중인 원전까지 포함한 28기 전체 원전의12만5천건의 시험성적서에 대한 전수조사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기존보다는 강도 높은 조치라고 평가할 수 있지만 비리 재발방지와 원전 안전 확보를 위해서는 여전히 부족한 조치이다.


원전 안전 비리가 발생하는 근본원인을 단순히 인적 유착관계로만 보고 있기 때문에 발생한 한계다. 또한 12만 5천 건의 시험성적서에 대한 전수조사를 2~3개월 만에 끝마치겠다는 것 역시 서류검토로 끝날 수밖에 없는 한계를 이미 상정하고 있다. 시험검증기관이 자체적으로 시험환경과 결과를 조작했으므로 로데이터 역시 조작하지 않았으리라고 보기 어려운데 서류검토로 뭘 적발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우리나라 원전 안전 비리 문제의 핵심은 두 가지에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원자력안전기술원으로 대표되는 안전규제기관의 무능과 원전을 전력수급의 기본으로 상정하고 있는 전력수급정책의 오류가 그것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9명의 위원들 중 위원장과 부위원장만 상임위원이고 나머지는 비상임위원이라서 회의 구조에 불과하다. 작년에 불량부품 사용으로 가동이 중단된 영광 6호기를 재가동하는 건이나 그리고 원자로 헤드 균열 보수 승인 등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도 회의를 개최해서 검토 승인하지 않아도 되는 종이호랑이에 불과하다.


결국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손발이 되어 실제 규제역할을 해야 하는 원자력안전기술원이 실제 규제기관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들의 예산 40% 이상은 규제대상인 한국수력원자력(주)에게 직접 받는 구조이다 보니 한수원이 규제기관에 대해서 ‘갑’이 되는 희한한 구조가 되어 있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이 제대로 된 규제를 할 수 없는 당연한 상황인 것이다.


나아가서 안전과 환경에 대한 규제를 불합리한 것로 여기는 정부의 규제완화조치의 일환으로 원자력안전기술원의 안전 관련 인력과 부서가 축소되어 왔다. 대표적으로 부품 품질을 검증하는 ‘품질평가실’이 이명박 정부 들어서 없어지고 한수원으로 이관되었다. 현재 원전 안전에서는 사실상의 규제역할을 하는 제대로된 주체가 없는 셈이다.


또한, 전력난을 핑계로 원전 가동률을 핵심 성과지표로 삼고 원전에 기댄 전력수급계획을 수정하지 않고는 검증기관조차 원전 안전을 도외시하는 현재의 상황을 호전시키기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시험검증서 위조 건이 문제가 되었을 때 이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산업통상자원부는 시험검증서 전반에 대한 조사를 확대하겠다고 하는 대신 문제가 된 제어케이블을 교체하는 데에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예정한 기간보다 기간을 최대한 앞당기겠다는 데에 역점을 두었다. 정기 안전점검기간이 두 달에서 한 달 이내로 줄어든 이유가 있다. 정부가 하루라도 빨리 원전을 가동하는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면 사업자인 한수원은 속도를 중요하게 여길 것이고 납품업체와 시험검증기관 역시 이에 맞추어 갈 것이다. 품질과 안전은 뒷전일 수밖에 없다.



1999년 산업자원부는 국내 원전에서 연이어 발생한 고장의 원인을 종합 분석하고 고장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원전 고장방지 종합대책 을 발표하면서 ‘원전운영, 이용율 보다 안전성 위주로 전환’하겠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하지만 지난 10여년 간 여전히 세계 최고의 이용률을 성과지표로 삼았고 지난 2012년 고리원전 1호기 정전은폐 사건 이후에 당시 지식경제부 역시 같은 내용의 대책안을 발표했지만 수사여구에 불과했다는 것이 고리원전 1호기의 성급한 가동과 최근의 상황에서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가동 중이던 50기의 원전을 차례대로 가동중단하고 안전점검에 들어갔다. 재가동은 2기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안전규제를 강화하고 그에 맞춘 안전점검을 통과한 것만 재가동하겠다는 방침인데 벌써 2년이 지났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전에 우리와 비슷하게 원전전기 비중이 30% 가량이었지만 지난 여름, 원전전기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원전을 풀가동한 우리나라보다 전력예비율이 더 높았다. 강도 높은 효율, 절약정책을 시행했기 때문이다. 전력수급에서 23기의 원전을 제외한다고 생각하고 원전 안전점검에 들어가야 한다. 말로는 ‘전수조사’라고 했지만 서류 검토로 2~3개월 해치우고 가동을 서두르려고 하는 자세부터 바꾸어야 한다.



2013년 6월 7일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이시재, 장재연, 지영선


사무총장 염형철


* 문의: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팀 양이원영 처장(010-4288-8402)


안재훈 간사(010-3210-0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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