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보전 활동소식

골프장 건설붐 전국 곳곳, ‘녹색사막화’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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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문화의 확산과 함께 최근 골프장 건설붐은 그칠 줄 모르고 있다. 2010년이면 골프장이 넘친다고 한다.
한국 골프장경영협회에 따르면 올해 문을 여는 골프장은 수도권에 7개, 호남권에 4개, 영남권에 3개, 제주권 2개, 강원지역
1개 등으로 모두 17개이다. 또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내놓은 ‘2010년 적정 골프장수 분석’자료에 따르면 현재 공사를 하고
있거나 앞으로 공사를 하려고 계획중인 골프장은 전국적으로 277개에 달한다. 이는 현재 운영중인 골프장 수의 배가 넘는 것으로,
신규 골프장이 대부분 개장할 2010년에는 전국 골프장수가 400~450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업자 사이에서 일명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 칭하는 컨트리클럽(CC) 즉, 골프장은 운영과정에서 막대한 수익이 발생한다. 이에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열악한 지방재정을 확충하는데 골프장 건설 만한 것이 없다며 골프장 유치에 열을 내고 있다. 이들은 골프장이
들어서면 지역인구가 증가하고, 일자리가 창출되며 주민들의 생활환경이 개선된다는 논리를 곧잘 앞세운다.

하지만 골프장이 건설되는 과정에서 대규모 토사유출로 인해 주변지역 주민들이 피해를 입는 것은 물론 골프장에서 사용하는 막대한
농약과 비료 때문에 주변지역의 수질이 오염된다. 또한 18홀 규모의 골프장에서 쓰는 용수가 하루 평균 1,000톤가량으로 추산되는
것을 감안하면 골프장에서 주로 쓰이는 지하수의 고갈 문제도 심각하다.
최근 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의 ‘골프장 운영시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분석(2003.11)’보고서에서는 골프장 건설이 산림 및
하천생태계를 단절시키고 각종 생물의 서식지를 파괴한다고 이야기한다.

“결론적으로 산지에 입지하는 골프장은 구조적으로 수계의 발원지나 집수역에 조성되어 하천의
생태계를 단절하고, 골프장의 배출수에 의해 하류의 하천을 오염시켜 하천에 서식하는 생물의 서식지를 변화하게 하고 이러한 상황이
오래 동안 지속될 경우 오염에 내성인 종들만 생존하게 하여 종의 구성을 단순하게 만들어 자연적으로 회복이 어려운 상태에 도달한다.

『골프장 운영시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분석(2003.11)』보고서 중

환경도 지역도 단절된 섬처럼 변해
골프장 조성이 미치는 영향, 공동체 파괴로 이어져

단절된 섬처럼 생태적으로 왕래가 거의 없는 골프장은 ‘녹색사막’으로 변해버린다. 한국생태경제연구회 우석훈 박사는 “생태계의
큰 특징은 네트워크로 이어져 있다는 점인데, 골프장은 생태적으로 단절되어 있고, 골프장을 경계로 동식물의 왕래가 단절된다. 그래서
녹색사막으로 불린다. 잔디라는 단일종 생태계 자체가 동식물의 번식이나 왕래를 저해시킨다.”라고 주장한다. 넓게 펼쳐진 녹색 잔디는
보기에는 좋지만, 조성을 위해 농약과 비료를 대량으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렇게 대규모의 자연환경과 생태계를 파괴하는 골프장 건설이 가지는 또 다른 문제는 바로 지역 공동체의 파괴와 이에 따른 사회적
갈등이 유발되는 것이다.
수년간 골프장 반대운동을 해온 진주환경연합 김석봉 사무국장은 “골프장 건설 반대와 찬성으로 나뉘는 여론분열문제와 함께 골프장
사업자와 공무원이 주민대표를 회유하거나 주민들 사이에 불화를 발생시켜 주민공동체가 붕괴되는 사례가 있다.”고 전한다.

골프장 예정지 바닷가까지 확산
폐염전, 유휴지 등 생태적으로 가치 높은 습지에 조성

한편, 최근 들어서 골프장 조성예정지가 연안의 폐염전이나 유휴지로 확산됨에 따라 골프장 건설이 자연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졌다.
현재 전국에서 건설공사가 추진 중인 바닷가 골프장은 10여곳. 천연기념물이나 보호종으로 지정되어 있는 야생동식물의 서식처로서
연안습지가 속수무책으로 파헤쳐지고 있다.
경남 남해군의 평산·덕월매립지 18만여평을 비롯해 고창군 심원면 고전리와 만돌리 일대 폐염전에 골프장이 추진되고 있다. 또 천연기념물인
신두리 해안사구와 북쪽으로 100여m 떨어진 충남 태안군 원북면 황촌리에 웨스트비치 골프장이 세워질 예정이다. 이밖에 인천 남동구의
소래포구의 폐염전 터와 시화호 인근인 시흥시 군자·미산동 일대 폐염전, 화성시 마도면 고모리 일대 폐염전에도 골프장 건설이 추진중이다.

특히 지난 13일 생태보전국 담당자와 함께 찾아간 전북 군산시 옥구읍 어은리와 옥서면 옥봉리에 103만여평에 이르는 옛 한국염전
터는 골프장 조성 기반공사가 한창 중이었다.
이곳의 조성공사를 맡은 군산레저산업(주)은 지난 6월 23일 ‘새만금 레이크 필드 컨트리클럽’기공식을 열고 1000여억원을 들여
2008년까지 72홀의 국내 최대 골프장을 세울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인공호수를 만들고 여기서 얻은 토사로 언덕을 만들 예정이라고
한다. ‘버려진 땅을 지역경제에 많은 도움이 되는 골프장으로 변화시킨다.’는 계획에 군산시도 긍정적인 반응이다.

▲ 전북 군산시 옥구읍 어은리와 옥서면 옥봉리 일대 옛 한국염전 터에는 현재 75홀 규모의
골프장 기반공사가 한창이다. 폐염전 이후 준농림지와 새우양식장 등의 용도 과정을 거쳐 지금은 갈대밭이 무성하다. ⓒ 조한혜진

고라니 뛰놀고 노랑부리저어새가 날아드는 곳
어은리 지역 주민들, “갯벌도 오염되고 지하수도 말라”골프장 반대

옛 한국염전 일대는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인해 염전의 기능을 잃고 1997년 국제 자동차 경주대회장을 만든다는 목적 하에 매립되었다.
이어서 당시 전북도지사였던 유종근 지사가 부정시비에 휘말리게 돼 사실상 자동차 경주장 건립 계획이 무산되었고 4여년 동안 그
지역은 준농림지로 유지되었다.
그렇게 방치(?)되었던 폐염전 일대는 지금 야생동식물들이 찾아 드는 생태계의 보고로 변해가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 지역을 모니터링해
온 새만금 시민생태조사단에 따르면 골프장이 들어설 지역에는 다수의 고라니와 삵, 노랑부리저어새 등이 서식하고 있다.
결국 이곳에 골프장이 들어서면 평화롭게 먹이를 찾아다니던 이 야생동식물들은 자연히 서식처를 잃게 되는 것이다.
새만금 시민생태조사단에 참여하고 있는 오동필(29)씨는 “논에는 염분기가 아직 남아 있어 칠면초가 자라고 있고 고라니 발자국도
꽤 발견할 수 있다. 너구리나 삵 배설물도 보았다. 제방 넘어 갯벌 위에는 먹이를 먹고 휴식하고 있는 노랑부리저어새를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일반 사람들이 버려진 땅, 불모지라고 생각하는 이곳은 야생동식물이 사계절 서식하기 적합한 공간이다.”라고 말했다.

▲ 지난 13일 찾아간 골프장 예정지는 폐염전 지역이었다. 아직까지 논에는 염분기가 남아
있어 염생식물인 ‘칠면초’ 등이 자라고 있다. ⓒ 조한혜진

이에 현재 군산환경운동연합 외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옛 한국염전 일대 골프장 조성 반대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더불어 골프장
조성으로 인해 환경적, 사회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의 주민들도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옥구읍 어은리 소재 어은교회 김성열 목사는 “바닷 바람에 농약이 마을로 흘러 오거나 주민들이 생계를 이어오던 앞바다의 갯벌이
골프장에서 유출된 물질로 오염된다면 그 피해는 매우 클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김 목사는 골프장 반대 주민대책위를 구성해 반대투쟁에
주력하고 있다.

이렇게 주민대책위와 환경·시민사회단체가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지만 실제로 지자체의 골프장 조성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때문에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어려움이 많은 실정이다.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5월 19일 골프장 반대 운동에 대한 1차 내부워크샵를 열어 현황과 사례를 공유했다. 논의를 거쳐 골프장
반대운동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합의, 충청도·전라도·경기도 지역 조직과 중앙 생태보전국, 공익환경법률센터 등이 협의기구에 참여할
것을 다짐했다. 앞으로 구성될 협의체는 실질적인 골프장 추진반대 운동에 공동 대응할 방침이다.

글,사진/ 조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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