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환경파괴 제보게시판

[후쿠시마원전] 환경운동연합 이시재 대표의 “힘내요, 일본”

이시재 대표는 환경운동연합의 공동대표이며 환경운동연합은 지구의벗 한국입니다. 본 글은 이시재 대표가 지구의벗 일본에 보낸 편지로 한겨레 신문 3월15일자에 실린 바 있습니다.



힘내요, 일본

나는 3월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연구년을 보내고 있지만 저 멀리 일본 동북지방에서 발생한 지진, 해일, 원자력발전소 사고 소식 때문에 인터넷, 트위터에서 도무지 눈을 뗄 수가 없다. 일본의 주요 트위터 계정에서 실시간으로 동태를 파악할 수 있어서 실제로 거리감은 없다. 특히 원자력발전소의 사고는 아직 진행중이기 때문에 관심의 끈을 놓을 수가 없다.

 규모가 1900년 이후 역대 네번째라는 이번 지진은 거대한 해일로 막대한 인명 피해를 발생시키고 있다. 또한 주변의 원자력발전소 사고는 300회 이상의 여진과 더불어, 주민들에게 참을 수 없는 스트레스와 공포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주검이 1000구씩 무더기로 발견되기도 하고, 최종적으로는 얼마나 많은 사망자가 늘어날지 추정도 할 수 없다. 이러한 거대한 비극은 전자통신 혁명 덕분에 생생하게 전세계에 전달되어 전세계의 이목과 관심이 일본에 집중되고 있다.


 일본 친구들의 안부를 묻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국제적인 운동 네트워크의 메시지가 나의 메일 박스에도 가득 가득 들어오고 있다. 한국에서도 처음에는 일본에서 일어난 사건이며, 우리도 1923년의 관동대지진을 기억하고 있다는 식으로 냉담하게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또한 어떤 일간지에서는 ‘일본 침몰’이라고 대서특필하여 민족감정을 부채질하였고 어떤 신문에서는 경제적 반사이익을 계산하였다. 지금까지 많은 한국인들은 일본에 대한 적대, 경계, 경쟁의 감정을 갖고 있었다. 일본과 공동주최한 2002년 월드컵 때의 일이었다. 우리나라는 일본에 이기길 원했고 그래서 일본이 제3국과 대전할 때는 한국인들 가운데는 공공연하게 그것이 누구이든 제3국을 응원하는 것을 목격하였다. 일본에 대해서는 그만큼 식민지 역사의 피해자로서의 정서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인터넷상에서 그런 민족감정에 호소하여 일본인들의 비극을 조롱하는 냉소주의가 발을 붙일 수가 없었다. 주요 언론에서도 ‘힘내라 일본, 포기하지 말라!’고 외치는 글들이 다수 나타났고, 각 사회단체와 시민들도 이미 일본에 보낼 성금을 모으는 운동을 하고 있다.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서도 피해자, 희생자들에게 위로와 추모의 메시지를 보냈고, 지난 20년간 지속되어 온 일본대사관 앞에서의 수요 집회도 이번에는 희생자를 위한 추모 집회로 바꾸어 열기로 하였다고 한다. 트위터에서는 ‘나는 울음을 참는 일본 사람들을 보는 게 더 힘들다. 이럴 땐 그냥 실컷 울어도 괜찮은데… 우세요, 같이 슬픔을 나눌께요 (tinimoon99)’라고 피해자들과 함께 울고 함께 슬퍼하고 싶어한다.


 나는 이번 일본 대지진이 우리들 감성의 밑바닥을 흔들었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인간에 대한 공감, 그것이 민족과 계급, 종교를 초월한 감정의 층위가 인간성의 가장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으며 이것이 한국인들의 심성을 흔들고 공감대를 형성한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가 고통 받는 일본인에 대한 감정은 2001년 도쿄 신주쿠에서 선로에 떨어진 취객을 구하려고 앞뒤를 생각하지 않고 뛰어들어 27살의 생명을 던진 이수현씨의 심정과도 상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피해자를 지원하는 데 있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인들의 지원과 연대가 일본인들을 감동시키고, 그 감동이 우리들에게 전달될 때 우리는 감성의 가장 밑바닥에서 한-일 간의 진정한 연대와 협력의 기초가 형성될 것이다. 한-일 간에는 여러 가지 민족과 역사 문제가 미결의 상태로 남아 있지만, 우리는 이번 대지진에서 경험한 공감과 연대를 기초로 한-일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이시재/가톨릭대학 교수(사회학),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Stay strong, Japan


by Lee See-jae, Professor of Sociology, The Catholic University of Korea / Co-President, Korea Federation for Environment Movement


  


This month I begin a research year in Beijing, China, but I have been unable to pull myself away from the Internet or Twitter because of news coming from far away in northeastern Japan about the earthquakes, tsunami, and nuclear power plant explosions there. There really is no sense of distance, as it is possible to pick up the developments in real time through major Twitter accounts in Japan. In particular, it is impossible for me to let go of the thread of interest because the nuclear power plant accidents are still ongoing.


This earthquake, the fourth largest since 1900, has caused tremendous casualties due to the massive tsunami it generated. And the nuclear power plant explosions in the vicinity, coupled with more than 300 aftershocks, have been heightening the unbearable stress and fear experienced by residents. Bodies have been discovered by the thousands, and it is impossible to even guess how large the final death toll will be. Thanks to the revolution in electronic communications, this enormous tragedy is being conveyed to the world in vivid detail, leaving attention and interest focused on Japan.


Meanwhile, my mailbox has been overflowing with messages from international activism networks inquiring about the situation of Japanese friends and offering condolences for the victims of the tragedy.


At first, there were people in South Korea who took a cold view, noting that the disaster occurred in Japan and that Koreans have memories of the events of the 1923 Kanto Earthquake. Certain dailies have fanned nationalist sentiments by emblazoning the words “The Sinking of Japan” on their front pages, while others have calculated the economic benefits.


Many Koreans continue to harbor emotions of hostility, alarm, and rivalry toward Japan. I can remember the events of the 2002 World Cup, co-hosted by South Korea and Japan. Koreans wanted a victory over Japan, and I saw some who rooted openly for whatever nation Japan happened to be playing. This was a display of just how strongly people perceive themselves as historical victims of colonialism by Japan.


The situation with the earthquake has been different. The kind of cynicism that appeals to such nationalist emotions to mock this tragedy for the Japanese people has no place to stand on the Internet. I have also seen a number of major news outlets printing pieces that encourage Japan to “stay strong” and “not give up,” and various social groups and citizens are already working to raise funds to send Japan’s way. Even the Korean Council for the Women Drafted for Military Sexual Slavery in Japan has sent messages of sympathy and condolences for the victims of the disaster, and reported plans to substitute a memorial gathering for the deceased for the assemblies it has held in front of the Japanese embassy for the past two decades.


Twitter users have expressed the wish to cry and grieve along with the victims: “Tinimoon99” wrote, “It is harder for me to see the Japanese people holding back their tears. At times like this, it is okay to just allow yourself to cry… Cry, and I will share your grief with you.”


I believe that this earthquake in Japan has shaken the underpinnings of our sensibility. Human sympathy for fellow human beings occupies a deeper stratum of emotion in human nature that transcends ethnic identity, class, and religion, and it seems to me that it has shaken the hearts of Koreans and formed bonds of empathy.


In our emotions toward the Japanese in their suffering right now, I believe we may understand the feelings of Lee Soo-hyun, the young Korean who in 2001 gave up his life at the age of 27 when, without looking, he raced to rescue a drunken man who had fallen onto a railroad track in Tokyo’s Shinjuku district. I believe we must do whatever we can to provide assistance to the victims of the disaster. The support and solidarity coming from Koreans will move the people of Japan, and when those emotions are conveyed to us, it will form a foundation for sincere unity and cooperation between our two countries at the deepest reaches of our sensibility. Many ethnic and historical issues remain unresolved between Korea and Japan, but I sincerely hope we can open up a new future between our countries on the foundation of the sympathy and solidarity experienced in the wake of this earthquake.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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