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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외 기사] 섬진강아, 고마워… 오늘도 변함없이 흘러줘서

[참가후기] 섬진강아, 고마워… 오늘도 변함없이 흘러줘서


친구의 권유로 환경연합을 알게 된 새내기 회원이다.
섬진강에 가면 왠지 김용택 선생님이 반겨 줄 것 같았다. 내가 블로그에 ‘콩, 너는 죽었다’라는 김용택 시인의 시를 (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 中) 적어놓고 써 놓은 글이었는데 간절한 소원이 운 좋게도 우연한 기회에 이루어졌다. 버스를 타고 달려달려 전북 임실군 덕치면으로 들어서며 섬진강이 그 자태를 들어 냈을 때 이미 내 얼굴은 창문에 붙어 있었다. 포근하면서도 잔잔하고 여러 가지 봄의 색깔들이 어우러진 섬진강은 보고만 있어도 웃음이 나왔다.


대문이 따로 없는 김용택 선생님의 고택에서 내려다보이는 섬진강과 산을 보니 선생님이 어떻게 시를 쓰실지 짐작이 갔다. 섬진강을 바라보며 지어진 집들은 자연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편안함을 주었다. 주인도 없는 선생님 댁 마루에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고 있을 때 나타나신 김용택 선생님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더 구수하고 다정하고 재미있는 분이셨다. 예쁜 꽃이나 자연만 보지 말고 더 가까이에 있는 꽃, 내 남편, 내 아이, 친구, 사람의 얼굴도 한번씩 보라고 하셨던 선생님의 말씀이 인상 깊었다. 선생님 댁 마당에 자유롭게 피어있던 민들레처럼 내 마음도 더 여유롭고 자유롭게 자랐으면 좋겠다. 선생님 시에 자주 등장하는 그 여자네 집이 궁금하다. 아마도 누군가에게는 선생님 댁도 그 남자네 집으로 기억되리라.


소중한 시간을 내 주신 선생님께 다음에 또 놀러 오겠다는 마음의 인사를 드리고 섬진강 따라 걷기를 시작했다. 시원하게 불어온 강바람이 징검다리를 걷던 나의 모자를 시샘하지 않았더라면 섬진강 따라 걷기는 차분하고도 조용히 진행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모자가 섬진강으로 뛰어드는 순간, 우리의 여행은 섬진강을 따라 모자구출 작전으로 좌충우돌 아슬아슬 신이 났다. 모자는 물살을 따라 빠르게 또는 천천히 수풀도 지나고, 바위도 지나며 섬진강을 따라 걷는 우리를 잘도 따라왔다. 황현진 간사님과 김춘이 국장님이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섬진강 머금은 모자를 건네주셨을 때 마치 잃어버린 동생을 찾은 듯이 모두들 반가워 하고 기뻐해 주셨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모자를 찾아주신 두 여 전사님과 여러 구출 작전을 펼쳐 주신 많은 분께 감사 드린다. 모자는 다시 꿰매면 쓸만할 것 같다.


다시 섬진강 옆 길로 올라와 친구, 일행과 함께 걷다가 혼자가 되었다. 산벚꽃이 흩날리는 비포장길을 섬진강을 따라 걷노라니 신선노릇이 따로 없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와 아이와 외국인과 청년, 아가씨, 모두 각자 자기의 속도로 섬진강을 따라 걷고 있었다. 가끔은 살면서 이런 여유가 필요할 것 같다. 친구와 나는 곧 또 오자고, 그리고 아이가 생기면 그때 같이 오자고 약속을 했다.


다음에는 영화 아름다운 시절의 배경이기도 하였던 구담 마을에서 내려다 보이는 섬진강의 전경을 내려다 보았다. 느티나무 사이로 구비구비 내려다 보이는 섬진강의 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그 근처가 한때 유력한 댐 후보지이기도 하였다고 하니 가슴이 덜컹 내려 앉았다. 자연을 있는 그대로 두고 보는 게 쉬운 듯 하지만 참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서울에서 여기 멀리까지 힘들게 뭐더러 왔냐고 환하게 웃으시는 마을 어르신들을 보니 이곳에서 며칠 더 쉬었다 갔으면 좋겠다라는 바램이 든다. 구담 마을의 징검다리에서 신발을 벗고 아이들처럼 뛰어 노는데 기분이 좋았다. 신이 난 아이들은 다슬기도 잡고 집에 갈 시간이 되었는데도 물에서 나오지를 않고 있었다. 강에서 올라 오는 길, 길 가에 핀 꽃이 예뻐서 가리키니 나보다도 환경연합 선배인 듯한 쾌활한 초등학생이 저건 패랭이 꽃이라고 일러 준다. 참 대견하고도 든든한 우리의 미래이다.


섬진강에서의 하루를 정리하고 버스에 몸을 싣는데 몸은 기분 좋게 피곤하고 마음은 더욱 더 풍요롭다. 잠에 곯아 떨어지며 창 밖으로 보이는 섬진강을 보며 다시 또 오겠다고 그때까지 지금처럼 잘 있어달라고 속삭인다.


섬진강에서의 하루는 최근 내가 보낸 날들 중 최고의 날이었다. 단지 그 자연 속에 있는 것만으로도 최고의 휴식이고 즐거움이었다. 이런 좋은 기회를 주신 환경연합에 감사 드리며 더 많은 회원들이 우리처럼 자연 속에서 진정한 휴식을 경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섬진강아, 고마워… 오늘도 변함없이 흘러줘서 ~~ “…

글/ 회원 여은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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