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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함께사는길 4월호] 특집2- 기후천사를 찾습니다.

http://newhamgil.cafe24.com/xe/13210

글 박현철 편집 주간 parkhc@kfem.or.kr 

일러스트 기후를 지키는 실천방법`-`모모수 / 기후변화로 위협받는 동식물 10종`-`김소희





우리 얘길 들어주세요.

사람의 언어로 말할 테니 우리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한 아이가 잠들었습니다.

아이가 잠 든 새 집 밖의 바다가 일어섰습니다. 큰 파도가 지상의 모든 것을 쓸어버립니다.

아이는 그만 무너지는 집과 함께 수장되었습니다.



익사의 순간, 아이는 구원의 천사를 부르짖었습니다.



북극곰 한 마리가 굶주리고 있습니다.

녹아내리는 빙원에서 가장 먼저 사라진 건 먹이가 되었던 작은 동물들이었습니다.

아사 직전, 북극곰은 눈의 천사가 다시 흰눈을 뿌려주는 환영을 보았을까요?

굶주린 죽음의 순간, 북극곰의 힘없는 울음은 구원의 천사를 부르는 기도였습니다.



가장 잔혹한 오만은 우리들의 생명을 살해하는 사냥 따위가 아닙니다. 어머니 지구의 기후를 뒤흔들어 우리 모두의 살터를 통째로 위기에 몰아넣는 만성적인 자살행위입니다. 두렵게도 당신들은 다른 생물들뿐 아니라 자신의 생명조차 가벼이 여기는 오만한 행동을 계속합니다. 



보십시오. 히말라야의 만년설이 녹아내립니다. 남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립니다. 폭우와 폭설이 흔해지고 가뭄과 홍수가 잦아집니다. 바닷물이 불어나 땅을 삼키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직도 똑똑히 기억합니다. 우리들 동물들과 당신들 인간들이 서로 존중하던 시대를. 당신들은 조상들이 물려준 고대의 지혜를 완전히 잊어버렸습니까.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며 결코 영장이 아니다.’

어째서 당신들은 이 귀중한 지혜, 생태적 겸손을 상실했단 말입니까.



우리 얘길 들어주십시오.

분명히 기억하십시오.



우리들이 당신들의 오만으로 뜨거워지는 이 지구에서 차례차례 추방되고 난 뒤 무엇이 남겠습니까. 가장 나중에 추방될지라도 가장 긴 고통을 맛보고 가장 확실하게 멸종의 길을 갈 것은 당신들, 인간의 아이입니다. 그 아이, 당신의 아이일 수 있습니다. 당신 아이의 아이일 수 있습니다.  



공존합시다. 지구의 기후를 안정시키기 위해 당신의 삶을 바꾸십시오.

우리들과 함께 기후를 지켜 지구를 지키는 지구의 벗, 기후천사가 되어 주십시오.

권해 주십시오. 그분에게 기후천사를 권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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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 판다의 이야기

BMW를 타라



내가 어느 날 밤 당신 아파트에 들어가 살겠다고 한데도 흥분하지 않기 바랍니다. 당신은 보일러를 연속에 맞추고 살았고, 에어컨을 짱짱하게 돌려 긴팔 입고 잠들었습니다. 그 덕에 우리 집, 우리 마을, 우리 지구, 우리 우주, 북극을 잃었습니다. 북극을 잃어버린 북극곰을 어떻게 북극곰이라 부를 수 있겠어요?



이대로라면 앞으로 40년 뒤 모든 북극 빙하가 사라질 것입니다. 북극은 북극곰에게 생존의 조건 전부를 뜻합니다. 2050년 인류는 북극곰을 지구의 생명록에서 지우는 악역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계절을 역전시킨 우리 생활의 쾌적함은 에너지 과소비로 지탱되고 있습니다. 



내가 자전거를 타면 서커스가 됩니다. 나를 차에 태우면 야생동물 학대입니다. 

당신이 BMW만 타면 천사입니다. 자전거·버스(Bicycle & Bus), 전철(Metro), 걷는(Walking) 것만으로 이동하는 당신이 우리를 구하는 기후천사입니다.



단 1600마리, 이 숫자가 이 우주에 남겨진 우리 판다들의 전부입니다. 티베트 근처 중국 쓰촨성 일대의 대나무숲은 개발과 기후변화의 여파로 점점 줄어듭니다. 오직 댓잎만 먹는 판다의 우주가 지워지고 있습니다. 당신이 BMW를 타면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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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틴고릴라의 이야기

아무 것도 사지 마라



내가 당신의 3G 스마트폰을 우리 애 장난감으로 줘도 당신은 할 말 없습니다. 그 폰에는 콩고내전으로 죽은 사람들과 훼손된 우리들의 희생이 숨어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부디 생명의 희생을 통해 얻은 편리품을 자꾸 갈아치우지 마십시오.



아프리카 한복판 콩고의 동부 산악에만 사는 마운틴고릴라는 겨우 720마리뿐입니다. 군비를 마련하려 휴대전화 제작에 필수자원인 콜탄을 비롯한 지하자원을 장악하려는 군벌들의 끝없는 전쟁으로 콩고의 마운틴고릴라는 서식처를 잃고 죽어갑니다. 죽음을 위해 가장 막대한 양의 에너지를 낭비하고 자연의 죽음을 부르는 전쟁이 다름 아닌 당신의 소비습관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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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의 이야기

여름 내복 입지 마라, 겨울 반팔 입지 마라



내가 어느 날 밤 당신 아파트에 들어가 살겠다고 한데도 흥분하지 않기 바랍니다. 당신은 보일러를 연속에 맞추고 살았고, 에어컨을 짱짱하게 돌려 긴팔 입고 잠들었습니다. 그 덕에 우리 집, 우리 마을, 우리 지구, 우리 우주, 북극을 잃었습니다. 북극을 잃어버린 북극곰을 어떻게 북극곰이라 부를 수 있겠어요?



이대로라면 앞으로 40년 뒤 모든 북극 빙하가 사라질 것입니다. 북극은 북극곰에게 생존의 조건 전부를 뜻합니다. 2050년 인류는 북극곰을 지구의 생명록에서 지우는 악역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계절을 역전시킨 우리 생활의 쾌적함은 에너지 과소비로 지탱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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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거북의 이야기

장바구니 들어라, 비닐봉투 쓰지 마라



내 고향은요 열대의 바다인데요. 날이 더워지니까 해파리들이 살던 데 안 살고 다른 바다로 퍼지더라고요. 따라가다 보니 무수히 많은 배들이 무수히 많은 그물로 우리 먹을거릴 다 걷어가고 있더군요. 제일 고약한 건 비닐봉투예요. 바다가 이상해져서 점점 더 많은 친구들이 예전보다 더 멀리 찬 바다까지 이동해야 먹고 살 판에 해파린 줄 알고 먹으면 비닐봉투였죠. 내가 죽은 건 그 때문이에요. 



80억 장! 우리 사회가 한 해 소비하는 비닐봉투가 그쯤 됩니다. 이걸 만들기 위해 소비되는 석유계 자원의 낭비도 낭비지만, 수거되지 않고 버려져 결국 바다로 흘러간 비닐봉투는 바다를 떠도는 거대한 쓰레기 대륙의 주요 구성원입니다. 장수거북은 대형 거북 종 가운데 하나 남은 지구 최대종 거북입니다. 비닐봉투가 그들의 멸종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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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루의 이야기

생수 마시지 마라, 석유 먹지 마라



내 이름은 치루,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 티베트 고원에만 사는 영양입니다. 지난 50년간 우리들은 수백만 마리에서 7만여 마리로 줄었죠. 밀렵과 히말라야-티베트 빙하의 해빙을 부른 기후온난화 때문입니다. 초원은 물이 모자라 바짝바짝 말라가요. 모래바람도 점점 심해지고 있어요. 눈앞의 모든 것이 말라가요. 살기 힘든 세상이에요.



히말라야-티베트 고원의 빙하는 아시아 많은 지역의 젖줄입니다. 이 생명의 젖줄은 온난화로 인해 지난 40년간 70퍼센트 가까이 사라졌고 2020년, 앞으로 10년이면 완전히 녹아버릴 수도 있습니다. 당신 손에 들린 생수병을 놓아주십시오. 한국의 생수 판매는 지난 1998년 280만 톤을 넘었습니다. 500밀리리터 페트병 하나 만드는 데 작은 우유팩 하나에 담길 170밀리리터의 석유가 사용됩니다. 생수 마신다고요? 석유를 마시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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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젤란펭귄의 이야기

내 생선 탐하지 마라, 너희 동네 먹거리 먹어라



마젤란이 함대를 이끌고 우릴 처음 대면했던 건 500년 전쯤이었어요. 그 때 우린 겨우 십만 단위의 소종족이 아니었죠. 지금 우린 다 합쳐도 13만 마리도 안 돼요. 온난화된 바다에서는 해류가 헝클어지죠. 우리 먹이인 정어리나 멸치, 오징어가 한류를 타고 길게 북상해요. 그럼 우린 아르헨티나 끝에서 브라질까지 올라가야 해요. 먹이를 구해 돌아가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죠. 요샌 사냥에 나서 돌아오기까지 2주나 걸리기도 해요. 그 사이 아내는 알을 안고 굶어죽거나 알을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되죠. 더 심한 건 당신들이 우리 생선을 그물로 싹쓸이한다는 거예요. 제발 당신들 동네에서 먹거리를 구해요. 우리 먹이를 욕심 내지 않아도 당신들은 굶어죽진 않잖아요. 



한국의 푸드마일리지는 미국의 여섯배가 넘는 3228t·km! 내 고장 제철 식품을 먹으면 1인당 연간 약 600킬로그램이 넘는 이산화탄소를 감축할 수 있습니다. 로컬푸드, 되도록 유기농 로컬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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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호의 이야기

고기 그만 먹어라



우리가 딱히 방목장과 공장식 축사에서 자라는 소고기, 아니 소들을 미워하는 건 아녜요. 오히려 동병상련이죠. 우리는 400만 년 전 바다에 나타나 매년 1~2센티미터씩 자라 지구상 바다의 25퍼센트에 달하는 면적에서 수만 종의 바다생물들에게 서식처를 제공하며 함께 번성했지만, 지난 30여 년 동안 전체의 4분의 1 이상이 사라졌죠. 바닷물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점점 높아지고 우리는 점점 더 백화되어 죽어가요. 40년 후면 우리 전부가 사라질 수 있어요. 거대한 멸종의 수레바퀴가 당신들의 온실기체 배출로 굴러가고 있어요. 그러니 사람들아, 고기 좀 그만 먹어요.



월드워치연구소의 2009년 보고에 따르면 육류 생산 때문에 세계 총 온실가스 방출량의 51퍼센트가 발생됩니다. ‘이 수치조차 아주 보수적으로 잡은 것’이란 단서가 붙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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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고래의 이야기

어딜 가건 손수건과 함께 가라



내 피하지방은 70센티미터나 됩니다. 차가운 북극해의 얼음 밑에 사니 그 정도는 되어야죠. 요즘은 그렇게 진화한 우리 일족의 몸이 부담스러워요. 바다가 따뜻해져가니까요. 크릴이며 플랑크톤이며 먹을 것도 점점 줄어요. 포경시대보다 더 혹독한 온난화시대를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새끼들을 보면 눈물이 나요.



북극해의 얼음바다에 사는 북극고래는 수염고래의 일종으로 다 크면 20미터에 달하고 무게는 150톤을 넘기도 합니다. 이 거대한 생명체는 하루 2톤의 먹이가 필요한데, 주요 먹이인 크릴을 원양어선들이 남획하는데다 북극해 수온상승으로 서식환경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북극 빙하를 녹이는 생활습관의 하나가 핸드드라이 사용입니다. 백만 명이 매일 핸드드라이를 1분 사용하는데 연간 4만3000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됩니다. 이걸 흡수하려면 160여만 그루의 소나무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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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의 이야기

종이컵 말고 내 컵 쓰자



우리 소나무 종족이 목숨을 걸고 달리기 시합을 하고 있다는 거 아시나요? 우리는 서늘한 데서 살아야 하는 침엽수인데 매일 더워지니 자손을 북쪽으로, 더 높은 고지대로 옮겨야 해요. 문제는 우리 속도보다 온난화의 속도가 빠르다는 거지요. 꿈속에서는 뿌리가 다리가 되어 달리지요.



1970년대 한반도의 숲은 반이 송림이었습니다. 2007년 소나무숲은 23퍼센트로 줄었습니다. 수십년 뒤 서늘한 기후를 찾아 개마고원까지 북상할 가능성이 있지만, 바라기 힘든 일입니다. 나무의 이동은 자손을 퍼트리는 방식의 이동인데, 숲이 이어지는 중간에 도시와 같은 인위적인 공간이 끼어들기 때문에 소나무의 이동은 거기서 끊길 가능성이 큽니다. 177억 개의 종이컵은 숲을 베고 얻은 펄프로 만듭니다. 숲을 베어 기후변화를 일으키고 그 때문에 소나무의 목숨 건 피난행렬을 부르는 악순환을 멈춰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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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의 이야기

네 집 상자에 텃밭을 두라



제가 이름이 많아요. 본 이름은 명태, 잡은 그대로는 생태, 얼리면 동태, 말리면 북어, 산란기 때 잡아 여러 번 얼리고 말리면 황태, 반 말린 건 코다리, 씨알 작은 새끼는 노가리죠. 이름 많아 재주도 많겠다고요? 재주 많아도 바다가 따뜻해지는 걸 피할 재주는 없었죠. 요샌 다 수입해 먹는 모양인데, 사실 우리도 동해에서 살고 싶다고요.



1939년은 27만 톤의 명태가 동해에서 잡혔습니다. 그 뒤 점점 어획량이 줄더니 2008년 이후에는 아예 한 마리도 잡히지 않았습니다. 1985년 이후 동해의 연평균 수온 상승은 0.06도, 지구평균보다 1.5배 높았습니다. 동해를 식히는 한 가지 좋은 방법은 집집마다 상자텃밭을 만들어 채마를 직접 길러 먹는 겁니다. 푸드마일리지를 줄이고 건강도 챙기는 에코 라이프 살림법일 뿐만 아니라 온난화의 선봉인 도시 열섬현상을 줄이는 비책이기도 합니다. 최근 명태 이름이 하나 더 늘었습니다. 金태! 서민의 식탁에 명태를 돌아오게 하는 상자텃밭을 가꿔 보시지요.

출처: 월간 함께사는 길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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