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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도 국가적 의사결정 참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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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  한창 새만금 간척사업이 박차를 가하고 있을 때 부안군 주민 중 몇몇 어린이들이 간척사업을 주도한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벌인 일이 있었다. 이 소송은 후에 ‘미래세대 환경소송’ 이라고 명명되었는데, 실제로 큰 영향력을 끼치진 못했지만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환경개발에 대해 잠재적으로 그것의 영향을 받게 될 주체로서 차세대들이 그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고자 하는 시발점이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경우에는 중고등학생들로 대표되는 미래세대가 국가적 결정에 의해 큰 영향을 받게 되지만 그것에 대해서 발언하거나 개입할 수 있는 기본적 여건조차 마련돼 있지 않아 그 시도마저 무의미할 따름이다.


환경개발, 국민연금 등과 같은 정부의 여러 정책들은 현재 중고등학생인 청소년들에게 간접적으로나 직접적으로나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정작 그런 정책을 수립하는 건 당사자인 청소년이 아닌 기성세대들이다.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시점에 그들은 교육시스템의 틀 속에 갇혀 입시준비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런 현실적 제약 때문에도 현재의 청소년들은 자기의사 표현에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 볼 수 있다. 그런 청소년들이 성장해 사회의 주축이 되면 그들도 곧 기성세대가 되어 다시 다음세대의 의사를 억압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러한 악순환의 대표적인 예로는 국민연금이 있다. 국민연금 지급을 위한 재정 조달 방식에는 크게 2가지가 있는데, 이는 확정기부제와 확정급부제이다. 확정기부제는 정부가 일정한 연금료를 금융상품에 투자한 후 그 투자수익으로 연금을 지급하는 방법이고, 확정급부제는 젊은 근로자들로부터 세금을 걷어 퇴직자에게 그 돈을 지급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선 후자를 택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현재의 기성세대가 미래세대의 세금부담액수를 결정하는 일이 발생한다. 청소년들이 성장해 어른이 될 즈음에는 무조건 전세대가 결정해 놓은 액수를 내야하는 것이다. 이렇게 국가정책에 직접적으로 영향 받는 차세대가 사회적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그들은 의무만 있고 권리는 가질 수 없는 피동적인 주체로 전락할 것이다.


비록 널리 알려져 있진 않지만 청소년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청소년 의회’가 있다. 이는 청소년들이 어른들이 하는 국회의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일을 해보는 것이다. 나는 청소년 의회가 어른이 됐을 때를 미리 대비하기 위한 체험학습 수준에 머물러 있기보다는 의회를 포함한 기성세대의 의사결정에 주도적으로 청소년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게 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본다.


청소년을 비롯한 미래세대들이 제 목소리를 내어 사회적 의사결정의 주체로 자리잡기 위해선 위와 같은 청소년 단체들을 국가적으로 인정해 그들의 의견을 실질적으로 반영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사회적 약자로 취급되는 청소년 세대가 성인들에 비해선 정신적으로 미숙한 것은 사실이다. 또한 청소년 대표 선출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옛날 조선시대 때 국사를 논하는 중요한 자리에 현재 고등학생 나이의 관리들이 국가 전반에 걸쳐 많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던 것도 상기해보면 그것이 꼭 불가능한 일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미 중고등학생 차원에서도 청소년 인권운동 등 다양한 운동이 있는 것을 보면 청소년들도 성인에 못지않은 인식 수준을 지녔음을 부정할 수 없다.


국회에서 청소년 비례대표를 선출해 제도적으로 차세대를 고려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국회 뿐만 아니라 어디든 간에 청소년 부담에 대한 중대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곳에는 청소년 대표들이 참석할 수 있도록 하여 그들의 의사를 반영시켜야 할 것이다. 만약 그게 무리라면 최소한 청소년의 입장에서 그들을 대변할 수 있는 어른대표라도 있어야 그들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이미 청소년 권리 신장을 위해 노력하는 시민단체들도 많기 때문에 그 단체들이 법적으로 청소년들의 대변자가 되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겠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청소년을 그저 보호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자신들과 동등한 권리를 가진 의사결정의 주체로 대우하는 기성세대의 개방적 태도이다. 또한 사람들에게 자신에게 영향을 끼치는 일엔 스스로 참여해야 한다는 민주주의적 인식이 생겨나는 것도 청소년의 의사결정 참여 증진에 중대한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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