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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가로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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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환경연합에 대한 사명과 함께 김종남 신임 사무총장이 업무를 시작한 지 이제 한 달이 지나고 있습니다. 17년의 시간을 환경운동가로, 환경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살아온 김종남 총장은 이제 환경운동가라는 삶의 큰 흐름 속에서 환경연합 사무총장으로의 역할을 맞이하였습니다. 편하고 자연스러웠던 인터뷰였지만 지나온 삶의 궤적을 듣는 동안에는“가장 뛰어난 예언자는 과거이다.”라는 영국 시인 바이런의 말이 생각나는 시간이었습니다. 






29살에 환경운동을 시작했네요. 대학졸업 후 모 사회단체에서 4년 정도 일했는데 여러 가지 고민이 많았어요. 운동의 목표나 방법, 대상, 조직문화 등 모든 조건에서 변화가 필요했고 개인적인 진로도 고민이었어요. 그래서 잠시 쉬면서 새로운 일을 모색하고 있었는데 대전에 환경운동연합을 만드는 움직임이 시작됐어요. 전에 있던 단체에서 활동하며 주한미군 대전이전 반대운동과 금강 제2휴게소 건설 반대운동, 우유팩 수거운동 등에 참여했던 터라 환경운동이 전혀 새로운 분야는 아니었고, 새로운 사회운동으로 환경운동을 펼쳐보자는 선배님의 제안도 매력이 있어서 대전환경운동연합 창립준비위원회 실무를 지원하게 됐죠. 처음 시작할 때는 5년 정도 일해서 기반을 닦고 그만두겠다는 각오로 시작했는데 어느새 시간이 17년이 흘렀네요. 청춘을 환경운동연합에서 다 보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죠?^^



1993년에 대전환경운동연합이 창립하고 난 3년 뒤인 96년부터 99년까지는 환경운동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시간이네요. 물오른 환경운동가로 변신, 막 환경운동의 맛과 깊이를 느끼던 시절이었는데 대전에 월평공원이라고 도심 한 가운데 섬처럼 고립된 자연녹지가 있어요. 갑천이라고 대전에서 가장 유역이 큰 하천이 월평공원에 바로 붙어 흘러서 사람들의 발길이 드문 곳인데 경관이 아주 아름답고 생태계가 잘 보전돼 있어요. 생물다양성도 아주 풍부하고, 멸종위기종인 야생동식물이 10여 종이 넘게 서식하는 곳이에요. 미호천에서는 사라진 멸종위기야생동물 미호종개가 아직도 발견되고요.

그런데 대전시가 그곳 월평공원과 갑천을 양분하는 갑천고속화도로 건설계획을 발표했어요. 이곳만은 지켜야 한다는 신념으로 월평공원과 갑천 자연생태계의 아름다움과 보전가치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노력했죠. 국정방송인 K-TV에 출연해서 월평공원의 아름다운 경관과 생물상을 만천하에 알렸고, 그 후로 많은 언론이 이 지역에 관심을 갖고 보도하면서 보전여론이 확산되었죠. 우리의 끈질긴 운동과 생태적 우수성 때문에 환경부가 계획노선대로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해주지 않고 대안노선을 만들도록 하면서 갑천고속화도로 건설계획은 사실상 무산됐어요. 대전 시장을 비롯한 자민련과의 싸움으로까지 비화되었던 사안인데 결국 우리 시민들이 이겼어요. 환경운동가로서 가장 뿌듯하던 순간이었죠. 




반대로 운동이 가장 어려웠던 시기는 매우 역설적이게도 운동이 안정화되고 제도화된 지난 6~7년이라고 봐야할 것 같네요. 지켜야 할 생태계와 새롭게 변화해야 할 사회적 과제는 분명했지만 우리의 요구는 하나같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죠. 새만금 간척사업을 그토록 오랫동안 반대하고 30여명의 환경운동가들이 삭발과 단식으로 맞섰지만 정부는 끄떡도 안했어요. 순례자로 나선 종교인들의 삼보일배와 직접행동, 법정투쟁 등 다양한 운동으로도 새만금 방조제 공사를 막지 못했죠. 경부고속철도 금정산, 천성산 통과반대운동도 마찬가지고요. 형식적으로는 민주화된 정부였지만 참다운 사회발전이나 국민의 삶을 고루 행복하게 만드는 사회적 요소에 대한 생각이 다름에서 오는 불가피한 결론이었을 거예요. 이 시기에 환경단체가 정부의 발목을 잡는 무조건 반대집단으로 낙인찍히지 않았나 싶어요. 반면에 시민운동가를 정치권력과 가까운 존재로, 정치를 하기위한 통과의례로 시민운동을 백안시하는 흐름도 이 시기에 생긴 것 같은데요.

정부의 반생태적인 개발 정책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대립각을 세우고 싸워왔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에게는 정부와 시민운동이 가깝게 보였고(보수언론의 그릇된 보도 때문이기도 하지만) 또 운동여건이 개선되면서 정부가 시민운동을 세금으로 지원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킨 거죠. 시민운동의 담론과 새로운 사회에 대한 비전을 국민에게 설득하지 못하고, 국민의 공감을 얻어 함께 운동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 대가를 아주 톡톡히 치른 것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우리가 눈 여겨 보아야 할 국내외 환경이슈는 자타가 인정하다시피 기후변화일거예요. 환경규제 모두 풀고 기업 활동 촉진하는 <고탄소 적색성장> 정책을 쏟아내는 이명박 대통령조차 모든 정책의 기조는 저탄소 녹색성장에 맞추고 있고 <녹색성장기본법>이라는 정체모를 법을 만들면서까지 따라가려 하고 있으니까요. 지구적 환경변화를 저지하기 위한 지구인 공통의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위기감이 자연현상을 통해 확인되고 있기 때문에 나라별, 지자체별, 부문별 행동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할 겁니다. 다른 한편으론 환경건강의 문제가 새로운 영역으로 계속 확장될 것 같아요. 우리가 사용하는 물질은 점점 다양해지고 화학성분이 지배적인가운데 아토피피부염이나 천식 같은 환경성질환이 이미 보편화됐죠. 그런데 각종 소비재나 화장품, 의약품 등의 사용이 빈번해지면서 인체에 유해한 화학물질이나 중금속 등에 노출되는 빈도는 점점 커지잖아요?

이런 다양한 환경사안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정책대안도 생산하고, 실천 활동은 별도로 기획하여 전국의 모든 회원과 함께하는 실천운동을 펼치도록 하겠어요. 운동을 통해 새로워지고 신뢰를 다시 획득하는 환경연합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지켜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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