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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름이 활동을 하며 환경에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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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3가에서 출발한 1호선 전철 안. 병점으로 가는 길은 참 멀었다. 수원을 지나서 두 정거장이나 더 가야 한단다. 딱딱한 전철 의자에 엉덩이가 배길 무렵, 나는 인영이 동생 서영이가 떠올랐다.
회원의 날 행사가 있었던 지난 주 토요일 아침,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의 집합 장소는 사직공원 앞이었다. 그리고 이제 초등학교 6학년인 서영이와 친구들은 회원의 날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그 먼 병점에서 새벽차를 타고 올라왔다.
“어머니, 회원의 날 행사 다녀오고 나서 서영이 괜찮았나요?”
병점에 도착해서 마중 나온 서영이와 인영이 어머니의 차를 타며 제일 먼저 물었던 이야기다.
그렇지 않아도 감기에 걸려 고생이 심하단다. 그러면서도 뭐가 좋은지 서영이는 아직까지 곡릉천 탐조 때, 만났던 철새들과 활동가 선생님 이야기를 한다.
한 사람을 가장 빨리 아는 방법 중 하나는 그 가족을 보면 된다고 한다. 하물며 18개월, 연년생으로 태어난 동생은 오죽할까? 늘 토닥이면서도 가장 많이 닮아가는 것이 언니 아니던가.
이번 달 회원인터뷰의 주인공은 바로 서영이의 언니 인영이다.
나이와 다르게 침착한 눈빛을 가진 이 어린 아가씨는 차안에 앉아있는 나를 보자 꾸벅 인사부터 한다. “저는 화성 진안 중학교 1학년 최인영입니다” 덧붙여 동생 서영이는 인화초등학교 6학년이다. 자매가 같은 초등학교를 다녔다고 해서, 올 봄에는 언니랑 다시 같은 학교에 다니겠네, 했더니 서영이는 다른 중학교로 가게 될 거라며 다행이라고 한다.언니는 역시 동생의 영원한 라이벌이자 친구인가 보다 인영이는 얼마 전, “허베이 스피리트호의 기름유출 사건”을 다룬 UCC로 물 환경 대상을 받았다.


“예전에 만들어 놓았던 건데, 우연찮게 뚜벅이 모임을 통해 응모하게 되었어요. ” 인영이는 별로 말이 없는 편이란다. 물 환경 대상 을 받기 전, 교보 생명에서 주최하는 지구 온난화 관련 UCC 응모전에서도 대상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어머니가 덧붙인다.


그렇지 않아도 인터뷰 스케줄을 잡을 때, 요즈음 인영이가 경기도청에서 시행하는 예능영재선발 시험을 치르느라 바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예술적인 재능이 상당한 친구다. 어머니가 말씀한 것 외에도 “기후캠프” 행사 당시 푸름이 들의 행진 그림을 그린 것도 인영이라고 한다. 인영이가 좋아하는 미술가는 피카소와 이중섭. 내가 피카소는 아이 그림 같지 않느냐며 모르는 소리를 하자, “피카소는 색감이 참 고급스러워요. 낙서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그게 오히려 피카소 그림의 장점인걸요. 그림에 생동감이 넘치거든요” 라며 똑 부러지게 말한다. 인영이가 좋아하는 피카소 그림은 <눈물 흘리는 여인>이란다. 중학생 치고는 상당한 안목이다.


그 밖에도 인영이는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 꽤 이름이 높은 블로그의 주인이기도 하다. 하루에 방문자가 100명이 넘을 때도 있다고 한다. 항상 찬바람이 도는 내 블로그를 생각하며 블로그 운영의 비결을 물어봤다. 어린고수는 이렇게 말한다. “다른 건 잘 모르겠어요. 친구들이 과제를 할 때 가장 필요한 자료를 많이 올려놓는 것 외에는……. 환경에 대한 자료가 없어서인지 많은 친구들이 찾아오더라구요”


그런 인영이를 보고 있노라니 요즈음 유행하는 ‘엄친아, ’엄친딸‘ 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못난 우리들로 하여금 늘 부모님의 구박을 받게 만드는, 이른바 엄마 친구의 아들, 딸 말이다. 헌데, 이런 인영이가 얼마 전부터 어머니를 걱정 시키고 있다고 한다.


이유인 즉슨, 남다른 인영이의 장래희망 때문이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푸름이 기자단 활동을 해왔던 인영이는 “푸름이 운영간사인 조진희 선생님처럼 환경운동가”가 되는 것이 꿈이란다. 그것도 하루 빨리!






그에 대한 어머니의 생각이 궁금했다. “본격적으로 의견 충돌이 있었던 것은 인영이가 대안학교에 진학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을 때예요. 물론 자신이 원한다면 지금이라도 환경운동을 할 수는 있겠지요. 하지만 인영이가 누군가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분명하게 전달 할 수 있으려면 충분한 학습과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린친구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닐 텐데, 어른들 생각은 다 마찬가지인가 보다. 어머니 말에 한참 맞장구를 치고 보니 은근히 인영이의 눈치가 보인다. 이번에는 인영이에게 어떤 환경운동가가 되고 싶은지를 물어봤다. “푸름이 활동을 하면서 지구 온난화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특히 신재생 에너지에 관련된 부분에 관심이 많아요.”


나는 얼마 전 텔레비전에서 방영되었던 아이티의 ‘진흙쿠기’ 에 대한 이야기를 인영이에게 들려주었다. 그 진흙쿠키가 만들어진 배경에는 옥수수나 곡물을 이용해 만드는 바이오 에너지의 문제점이 숨어 있다고 했더니, “제가 말하는 것은 단순한 지열이나 곡물에서 에너지를 찾아내는 기술을 말하는 것이 아니구요. 최대한 자연 친화적인 에너지를 말하는 거예요. 퇴비를 이용한 에너지나 풍력에너지처럼 자연을 훼손시키지 않으면서도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에너지요.” 말이 끝난 인영이는 조개처럼 입을 꽉 다물었다. 어찌나 그 모습이 야무지던지.


언뜻 시계를 보니 인영이가 학원 갈 시간이 다 되었다. 학원에서 언제 집에 돌아오느냐 물었더니 9시가 조금 넘어서라며 배시시 웃는다. 서울로 가는 버스 정류장이 인영이의 학원 근처라, 돌아가는 길에도 나는 인영이와 함께 차를 탔다. 나는 자동차 뒷자리에 앉아 있는 인영이와 서영이에게 물었다.


“친구들은 환경이 뭐라고 생각해요?” 이외로 두 아가씨의 대답은 명료하고 정확하다. 어지간한 어른들의 대답보다도 낫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생활하는 데 필요한 모든 걸 환경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주변 환경이 좋지 않으면 우리도 결코 행복한 삶을 누릴 수가 없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영이가 했던 아주 중요한 이야기를 적어 본다. “ 참, 잊어버릴 뻔했는데, 이번에 물 환경 대상에서 받은 상금으로 후원금 내려고 하는데 어떻게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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