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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녹색성장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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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참 역동적입니다. 만나고 사귀고 속삭이고 다시 헤어지는 것이 우리 사는 모습 같습니다. 너른 파도를 넘어 바다와 소통하는 우리의 강은 끊어지지 않고 이어져온 역사를 몸으로 기록합니다. 원초적인 생명의 흐름, 더불어 사라지는 것, 잠시도 쉬지 않고 내달리는 것이라는 시간의 상징을 강이 머금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설가 김훈은 한강을 “마치 우리에 갇힌 맹수같다”라고 표현했나 봅니다.


지난해 환경연합은 국민 앞에 참회하는 마음으로 섰습니다. 부끄러움과 죄스러움에 가라앉아 우리를 돌아보았습니다. 많은 사랑을 받았음에도 내면을 아름답고 튼튼하게 성장하지 못한 잘못이 분명했습니다. 많은 것을 새로이 바꾸기로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초심만은 아무리 돌아봐도 지워낼 수가 없었습니다. 강물의 끝과 바다의 시작, 산과 속삭여온 대화만큼은 지금처럼 계속 하고 싶습니다. 아니, 한다면 우리에 갇힌 강을 풀어주고 싶고 헐벗고 토막난 마룻금을 다시 이어주고 싶습니다. 환경연합이 부족했던 것은 한때 뭇생명들이 부르는 평화의 노랫소리를 마음으로 듣지 못하고 귀로만 들어서일 것입니다. 지난 두 달간 환경연합의 주인인 회원과 시민들을 위해 가장 잘 할 수 있고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 무엇일까 치열하게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그 일이 생명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는 일임을 더욱 분명하게 새기게 됐습니다.


물과 산이 있어 살기 좋은 것은 생태계뿐 아니라 인간이기도 합니다. 요즘 아이들은 아빠엄마처럼 강에서 멱 감기, 겨울의 얼음지치기, 물장구치기는 경험하지 못할 것입니다. 강변에 제방을 쌓고 말끔하게 물길을 직강화해 배를 타고 관광을 하라고 해놓아도 우리 산하를 돌아볼 시간은 줄 것 같습니다. 아마 경쟁논리에 매몰돼 어른보다 더 치열하게 삶을 이겨내는 법을 배워야 하기 때문이겠죠. 환경연합은 발목을 간질이는 물살의 일렁임, 반짝이는 고운 모래와 자갈들, 돌멩이 틈에서 꼬물대는 도롱뇽과 가재․ 피라미 떼, 이들과 공생하는 백로와 왜가리, 흰뺨검둥오리와 박새 등 하천을 오가는 새들과 나무와 구름과 꽃, 물속에 잠긴 달, 강변으로 쏟아지는 별빛들… 이 모든 것들과의 소통을 배우지 못하는 아이들의 미래를 염려합니다. 자연이 푸르고 맑을수록 우리 사회의 다양성은 지켜지고 사회는 건강해진다고 시민들과 함께 확신합니다.


“乘興而行興盡而返 흥에 실려왔다가 흥이 다하여 돌아갈 뿐이다.” 송나라 사람 유의경이 편찬한 명사들의 잠언집인 『세설신어』에 실린 왕희지의 글입니다. 역사를 따라 흥한 기운에 실려왔다가 흥이 다하여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지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흥할 때 가득찬 기운이 다해 사라짐이 이루지 못한 허전함과 아쉬움일 수만은 없습니다. 아집과 독선이 아닌, 포기할 줄 아는 자의 고운 기품이 느껴집니다. 현 정부가 유유히 흐르는 강물처럼 흥에 실려왔다가 흥이 다해 돌아가는 여유로움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운하를 부른 흥은 지난 여름 촛불을 타고 이미 쇠하였습니다. 지역개발, 4대강정비사업이라는 미명아래 이미 지난 흥인 운하를 불러내는 것은 역사를 거스르는 일입니다. 역사를 배우지 말고 역사에서 배우라는 신영복 선생님의 말씀처럼 새만금의 과오를 되풀이하면 안됩니다.


환경연합은 사회를 풍요롭게 하는 공공재로서 다시 자리매김하도록 반성하고 새로이 노력하겠습니다. 4대강정비사업과 같은 회색빛 미래를 꿈꾸는 데 찬성할 수 없습니다. 강물이 바다에게 내미는 손길을 인간이 거스르는 우를 범하는데 동의할 수는 없습니다. ‘진짜’ 녹색 세상을 위해 국민여러분이 환경연합에 힘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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