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회원이야기

“지구를 지키는 일에 함께해요”

첨부파일 열기첨부파일 닫기

제 삶의 최대의 문제는 욕심과 이로 인해 건강을 잃는 것이다.

20대 후반에 큰 병에 걸린 적이 있는데, 이때 자연과 친해지는 생활을 하면서 자연식, 자연의학으로 병을 고친 경험이 있었다. 그러나 건강이 회복된 이후 다시 일에 빠져 또 다시 자연과 멀어지고 긴장, 경쟁관계의 치열한 삶을 살면서 오직 앞으로만 질주하였다. 그러다 40대가 되었을 때 다시 건강을 잃게 되었고 어려운 일까지 닥치면서 심한 우울증과 정신분열상태도 생겼었다.

아이가 어려 어떻게든 살아야겠다고 생각은 굳게 했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악화된 체력이 완전 바닥이 된데다 냉기까지 겹쳐 도통 회복될 기미가 없었다. 더욱이 당시 나의 정신상태는 많이 왜곡돼 있어 오히려 건강을 악화시키고 있었고, 자연식은 오래전부터 해 왔던 터라 더 이상 자연식만으로는 회복될 조짐이 보이지 않았다.

막막한 마음에서 겨우 몸을 추슬러 아이와 생태공원, 나무, 숲 등을 보러 다녔다. 처음에는 어디 마땅히 갈 곳도 없고 아이에게 좋을 것 같아 가기 시작했는데, 다니면서 오히려 내가 정신적으로 안정이 되고 조금씩 에너지를 받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주로 양재천과 여의도 생태공원에 갔는데, 그곳의 풀을 하나하나 보면서, 또 물 흐르는 것을 보면서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르고 푹 빠져 지냈다. 도감을 갖고 가서 풀 이름 하나라도 알게 되면 회사 다닐 때 매출목표 달성했을 때만큼이나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그 기분 좋은 느낌은 은은하고 참 오래갔고 내게 힘이 됨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다시 자연의 힘을 새삼 느끼게 되었고 인간은 자연과 가까이 하면서 욕심을 버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가운데 건강이 조금씩 회복되었다.

그런데 작년 가을 9살 밖에 안 된 딸 아이의 이마에 여드름이 생겼다. 처음에는 앞머리 때문에 생긴 땀띠인 줄 알았는데 가을이 되도 안 없어져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여드름이라 했다. 요즘 애들 빠르다더니 너무 빠르다 싶어 걱정이 되어 인터넷을 찾아보니 여자 아이들의 경우 보통 5학년이 되면 대부분 초경을 하고, 여드름이 생기기 시작하면 1-2년 내에 초경을 한다고 하였다. 걱정이 되어 친구에게 물어보았더니 환경호르몬이 성호르몬을 자극해서 생기는 것이라 했다.

난 환경호르몬에 대해 가끔 뉴스에서 들었지만 나와 별로 상관없는 것으로 생각했고 또 어떤 문제가 있는지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그런데 얼마 전 TV 프로그램에서 환경호르몬에 대해 자세히 방송되었는데, 컵라면, 1회용 용기, 특히 플라스틱 그릇에서 환경호르몬이 나오고, 어린이가 이 음식을 먹으면 성호르몬이 자극되어 초경을 일찍 시작하거나 자궁내막염 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친구가 말해 주었다. 순간 아찔했다. 우리 집은 모두 플라스틱이었다.

이렇게 무식하고 한심한 엄마가 있단 말인가. 내 자신에 대한 원망이 쏟아졌다. 타파 그릇과 새지 않는 뚜껑 있는 그릇은 내가 아끼는 것들인데 그것들이 문제라니. 더욱 무식한 것은 국자, 주걱, 밥그릇, 반찬통, 물통 모두 플라스틱이고, 특히 뜨거운 물을 물통에 직접 부어 물을 식혔던 것이 더욱 문제였다. 하여간 냄비와 접시, 수저만 빼고 다 플라스틱이었다.

정말 아이에게 미안했다. 내 건강 챙기느라 아이가 그런 환경에 있다는 것은 생각도 못했다. 아깝지만 그래도 용감하게 플라스틱 그릇을 다 갖다 버렸다. 물통과 반찬통은 유리로 된 것으로 바꾸고 밥그릇은 도자기 그릇으로, 그 외 김치통, 설거지 그릇, 국자, 주걱 등을 모두 바꾸었다. 아이 물통은 스텐 보온물통으로 바꾸었다. 그리고 외출할 때는 1회용 컵을 안쓰기 위해 항상 스텐 컵을 가방에 넣어가지고 다녔다. 사람들이 좀 이상하게 쳐다보는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리고 아이에게 가공식품과 플라스틱에 들은 음식은 절대 먹지 말 것을 설명했다. 그동안 편하게 산 것에 대한 무슨 벌을 받는 것 같았다. 하여간 다 바꾸었더니 여드름이 조금 들어갔다. 더욱 놀란 것은 내가 건강이 좋아짐을 느낀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도 불량식품 사달라고 떼쓰는 일이 줄어들었고 화를 잘 내던 아이가 좀 순해지는 것도 같았다. 하여간 여러 곳에 알아보았더니 이미 축적된 환경호르몬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앞으로 최대한 차단하면 성호르몬의 자극으로 인한 몸의 변화는 지연시킬 수 있다고 했다. 그래도 항상 아이의 이마를 살펴보면서 불안했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그릇만 바꾼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플라스틱이나 비닐로 포장 안 된 음식을 찾기가 힘들었다. 파, 호박, 고기, 어묵, 두부, 콩나물, 쥬스 등 모두 비닐이나 플라스틱에 포장되어 있었고, 식당에 가도 대부분 플라스틱 그릇이었다. 이건 나 혼자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학교 앞에서는 1회용 컵에 뜨거운 떡볶이를 팔고 있고, 집안의 나쁜 공기를 내보내려 환기를 해도 여전히 공해 속에 살고 있으며, 조금만 더워도 에어컨을 켜는 사람들, 한 정거장을 가도 차를 몰고 가는 동네 학부모들을 볼 때 이 혼란은 도통 정리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왜 사람들이 이렇게 살게 됐을까? 어디 조용한 시골로 도망가서 살고 싶은 심정이 들었다.

그러던 어느날 저녁 혼자 조용히 생각해 보았다. 내가 요즘 생태학에 대해 공부를 하고 있는데, 이것을 환경과 연관시켜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사회를 위해 뭔가 한 가지 봉사하며 살아야겠는데 ‘이 일이구나’ 하는 생각이 마음속에 들었다. 아이 일을 통해 가야할 길이 보이는 것 같았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나 혼자 피한다고 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더 이상 인간이 자연환경을 파괴해선 안된다는 생각이 절실해졌다. 그래서 나도 같이 지구를 지키는 일에 동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환경운동연합’에 가입하게 되었다. 또 내가 좋아하는 양재천이 이런 환경 단체들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들어 좀 보답하고 싶었다. 앞으로 자연환경을 아름답게 유지, 회복하는 운동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고, 이로이해 나와 아이의 건강이 좋아지고 삶의 활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저를 반갑게 맞아주신 강남, 서초지부와 제게 환경운동연합을 소개해 주신 분께 감사 드린다.

admin

(X) 회원이야기의 최신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