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회원이야기

새와 자연은 항상 그 자리에 있어야 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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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우리 들에 피는 꽃
꽃이름 알아가는 기쁨으로
새해, 새날을 시작하자

회리바람꽃, 초롱꽃, 들꽃, 벌깨덩굴꽃
큰바늘꽃, 구름체꽃, 바위솔, 모싯대
족두리풀, 오이풀, 까치수염, 솔나리

꽃이름 외우듯이
새봄을 시작하자
꽃이름 외우듯이
서로의 이름을 불러주는 즐거움으로
우리의 첫 만남을 시작하자

– 이해인님의 <꽃이름 외우듯이>중에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보았던 탐조.
하호 회원들과의 첫 정식 만남이기도 했고, 주말에는 자연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지겠다는 2006년 계획을 실행에 옮긴 새해 첫
주말이기도 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김춘수 시인의 시 구절처럼,
전에는 ‘새’는 다 ‘새’였던 나의 작은 세상에 이 날 이후 붉은머리오목눈이, 넓적부리, 흰뺨검둥오리, 고방오리 같은 예쁜 이름의
새들이 가득 들어왔다.

▲고방오리 ⓒ하호 이병우
▲안양천 하늘 위를 날고있는 흰뺨검둥오리 ⓒ 하호
이병우

안양천 옆의 아파트와 도로, 지하철 역에서 세상에 찌든 바쁜 생활인의 눈으로 보면, 안양천은 도로
옆에 흐르는 물이고 그 위에는 여러 마리의 새들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새 한 마리 한 마리를 쌍안경으로
자세히 관찰하고, 새들의 이름과 그림을 조류도감에서 찾아보고, 그들이 몇 마리나 모여 있는지, 어떻게 움직이는지, 깃털의 색깔은
어떤지 유심히 살펴보면서 나는 세상에 얼마나 많은 새들이 나름대로 치열하게 살고 있는지 새삼 깨달았다. 한 마리의 새도 한 명의
사람처럼 생김새가 다르고, 크기와 움직임이 다르고, 아름다운 빛깔도 가지가지였다. 그들도 먹이와 좋아하는 물살을 따라 움직이고
가족,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나누는, 사람보다 덜할 것 없는 생명이다.

▲안양천에서 새를 관찰하고 있는 하호 회원들 ⓒ하호 이병우

여러 해 전까지만 해도 안양천은 구로공단의 산업폐수와 인근 주거지역의 생활하수 배출구에 지나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은 철새들이 찾고 물고기도 사는 하천이 되었고, 얼마전 제인 구달 박사가 안양천을 찾고 생태하천으로의 변화에
극찬을 했다는 기사를 읽은 적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물에는 거품과 기름이 조금씩 떠 있고 하수 냄새도 났다. 동행했던 배리
하인리히 선생님은 깊이의 변화가 없는 얕은 수심에, 주변에 나무나 바위도 별로 없어 새들이 많이 살기에는 부족한 환경이라는 점도
지적해 주셨다. 안양천의 환경이 더 좋아져서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더욱 많은 새들과 함께 할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새의 이름을 모르고 자연에 관심을 갖지 않아도 새와 자연은 그 자리에 있다. 하지만, 지구를
장악하고 다른 생명을 희생시키며 살아가고 있는 인간으로서, 우리에게는 우리의 생명을 있게 해 준 동료 친구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더 이상 폐를 끼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호의 활동이 지향하는 바처럼, 우리 주변의 나와 같은 생명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볼 기회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주어졌으면 좋겠다.

글 / 환경연합 회원소모임 ‘하호’ http://haho.kfem.or.kr
백영주 회원
사진/ 환경연합 회원소모임 ‘하호’ http://haho.kfem.or.kr
이병우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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