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회원이야기

자연이 준 커다란 보물찾기, 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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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를 알게 된지 이제 3년 가까이 되어 가고 있어요. 그 중에 2년을 군대라는 곳에서 정신
없이 생활하다 돌아왔으니 조금 잊혀질 만도 한데, 주말에 함께 탐조 가자는 친구의 전화를 받고 조금은 맘이 설레었었죠. 탐조의
즐거움을 알기에….

그런데, 윽! 첫 시작부터 지각이라니! 안 그래도 신입회원인데 첫 이미지가 안 좋게 보일까 노심초사하고
있는데 반갑게 맞아준 회원님들이 고마웠어요.

▲서울숲에서 볼 수 있는 꽃사슴. 그러나, 이들이 살고있는 생태숲은 그다지
생태적인 환경이 아니었다. ⓒ하호 이병우

군에 있는 2년 동안 서울이 참 많이 변했어요. 청계천도 열리고, 남대문 앞도 새로 꾸미고, 남산에도
변화가 생기는 등등 여러 변화가 있었죠. 그 변화된 곳들 중 첫 탐방지가 되는 서울숲. 솔직히 많은 기대를 하고 갔었는데, 첫
느낌은 조성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숲이라기 보단 공원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죠. 그리고 휑하게 널려진 시야와 작은 무리로 서있는
나무들, 주위의 산책 나온 많은 시민들을 보면서 이곳에 과연 새가 있을까라는 의문을 갖고 탐조를 시작했는데, 되새 녀석이 우리
앞에 나타나서 우리들의 호기심을 자극했었어요. 한참을 보고 나서야 자리를 뜨려는데, 오색딱따구리 한 마리가 날아와 메타세콰이어나무
꼭대기에 앉아서 먹이를 찾더라고요. “뽁~! 뽁~!”거리며 나는 모습이 보기 좋은 녀석이었어요.

발걸음을 옮겨 어떤 회원님이 피크닉용 테이블 같다고 이야기한 조류 관찰대에서 조그만 연못에 찾아온
오리들과 재갈매기를 봤었죠. 어릴적 친구와 ‘갈매기는 과연 바다에만 있을까? 그럼 저기 한강에 있는 갈매기 같은 새는 뭘까?’라고
설전을 벌였다는 선배의 말이 생각나서 혼자 즐거워했어요.

어쨌든 어느덧 시간이 흘러 서울숲 안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쓱~싹! 해결하고 오후 탐조에 들어갔죠.
그런데 오후에 찾아간 곳은 오전에 간 곳보다 나무가 더 듬성듬성 있고 더욱 휑~한 느낌이 들었죠. 무성한 숲이 보고 싶었는데
좀 안타까웠어요. 그래도 연못에 있는 잉어가 저를 위로해줬죠.

서울숲은 다양한 느낌이에요. 탐조하러 와서 새를 보고, 나무를 보고, 사슴을 보고, 잉어를 보고,
상수처리장을 보고, 또 곤충식물박물관에서 세계의 아름다운 나비들과 식물들을 볼 수가 있었죠. 탐조하러 오면서 장비도 챙기지 않은
변명으로 딴 곳에 눈을 돌렸는지 몰라도 자연으로의 외출을 열심히 즐겼답니다.

▲서울숲 연못에 찾아온 오리와 재갈매기들 ⓒ환경연합 마용운

이런 즐거움들을 조용히 마무리하며 신입회원으로선 약간은 지루한 회의 시간이 됐죠. 전 [하호]가
하고있는 ‘서울 하늘에도 새가 날고 있다’ 프로젝트의 좋은 취지 같고 많이 동감했어요. 제가 야조회 활동을 시작하고나서 집 뒤에
있는 약수터에 쌍안경을 가지고 간 적이 있는데, 꾀꼬리 같은 철새부터 새홀리기와 천연기념물인 붉은배새매를 비롯해서 솔새류 등
평소 탐조를 가도 만나기 힘든 새들을 보고 서울에도 새가 참 많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새는 날개가 있어 어디든 자유롭게
날아갈 수 있다’ 그 어디가 서울 하늘도 포함이 되는 거죠. 회의가 끝나고 석양 속으로 날아가는 찌르레기들을 뒤로하고 그렇게
그 날의 작은 모임은 끝이 났죠.

탐조. 새를 본다는 것. 저에게 탐조란 커다란 자연 안에서 보물을 찾는거에요. 어릴 적 소풍가면
하는 보물찾기 말이에요. 제가 소유할 수 없는 보물이고 소유해서도 안 되는 보물이지만요. 자연이라는 광활한 곳에서 찾아낸 아주
작은 보물일 수도 있고, 흔히 만나는 보물일 수도 있고, 정말로 귀하지만 특정 장소에 가면 찾을 수 있는 보물일 수도 있고,
현재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보물일 수도 있고, 그래서 재미있는 것 같아요. 그 보물의 값어치를 알기 위해 좀더 공부하고,
그 보물들을 찾기 위해서 해야 되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들. 그 보물을 통해 만나는 사람들에게서 배우는 것들. 모두를 생각해
보면 새는 자연이 제게 준 커다란 보물 같아요. 지극히 제 개인의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탐조를 하는 거지만, 그 속에서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우고 변했어요. 그 보물들을 좀더 오래 더 많이 찾고 싶거든요. [하호]도 제가 보물을 찾기 위해 배워야 할 곳인
것 같아요. ^^

글/ 환경연합 회원 소모임 ‘하호’ http://haho.kfem.or.kr 손영식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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