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회원이야기

“난지도, 혹시 가보셨나요?”

2005년 5월 21일 오전 10시. 쌍안경, 조류도감, 카메라, 필기도구, 도시락, 물 등의
탐조를 위한 준비물 중 도시락과 볼펜만 달랑 가지고 당당하게 월드컵 경기장에 도착했다. (일부러 안 가지고 간 것은 아닙니다!^^;;)
하호 회원들이 모두 모인 후 첫 탐조인 덕에 내가 후기를 쓰기로 하여 조금은 무거운 마음으로 불광천 자전거 도로를 따라 걸었다.
멧비둘기, 쇠백로, 해오라기가 물가에 있었는데 가뭄이라 그런지 흐르는 기운 없이 군데군데 지저분하게 고여 있는 물에서 새들이
무엇을 찾는가 싶어 걱정되었다.

▲매우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는 멧비둘기 ⓒ오미경 ▲난지 호수에서 여유롭게 헤엄치는 논병아리 ⓒ이병우

불광천을 벗어나 도착한 평화의 공원은, 여러 종류의 나무가 심어져 있고 이름표와 특징 등이 적힌
표가 나무들에 달려 있어 자연 학습을 하기에 좋은 곳이었다. 난지 호수에서는 논병아리 새끼들이 어미를 따라 줄지어 헤엄치고,
갈대숲에서는 보일 듯 말 듯 숨어 “개개개, 삐삐삐” 울어대는 갈색의 개개비를 볼 수 있었다. 평화의 공원
내 습지 지역은 버드나무와 창포가 가득이라 5월의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푸른 보리밭을 지나 다양한 수생식물들을 관찰하며 습지와 연못을 지나 하늘공원으로 올라갔다. 보행
계단을 통해 올라가다보니 유독 아까시나무 군락이 많은 것이 눈에 띄었다. 마용운 부장님이 아까시나무에 대해 설명을 해 주셨는데,
보통 아까시나무는 필요 없는 나무라고 하지만 아까시나무와 같은 콩과식물은 녹비(녹색식물의 줄기와 잎을 비료로 사용하는 것) 효과가
뛰어나고, 뿌리에 있는 뿌리 혹 박테리아가 공기 중의 질소를 식물이 이용할 수 있도록 잡아주기 때문에 척박한 땅을 기름지게 하는
데 유용하다고 한다. 설명을 들으니 쓰레기산으로 이루어진 난지도의 초기 식수종으로 적합한 나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리가 짧은 붉은머리오목눈이 ⓒ이병우 ▲월드컵 공원에서 울음소리를 자주 들을 수 있는 꿩 ⓒ이병우

새소리를 들으며 하늘공원에 거의 다다르니 뱁새라 불리 우는 붉은머리오목눈이 다섯 마리가 바쁘게
날아다니는 모습이 보였다. 다 올라가서는 쉬기도 할 겸 점심을 풀었는데 우리는 내내 청계천 찬가를 들으며 밥을 먹어야 했다.
왜 하늘공원에서 청계천에 관련된 노래가 울려 퍼지는가도 그렇지만,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가 있는데 어째서 곳곳마다 스피커를
달아놓고 하루 종일 음악을 틀어대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점심을 다 먹고 난 후 하늘공원을 둘러보았는데 풍력발전기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꿩 이외의 새는
보지 못하였으나 막 자라나고 있는 억새와 멀리 보이는 북한산의 모습에 하늘공원의 가을 풍경을 상상하며 난지천으로 향하였다.
난지천의 물길을 따라가며 개개비, 꿩, 쇠백로, 쇠물닭, 물총새, 오리 등을 만났다. 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으나(오리 연못을
지나서인 듯), 자연적으로 생긴 물길의 아름다움을 다리 위에서 바라볼 수 있는 곳이 있어 하호 식구 모두 그곳에서 한참동안 마음을
쉬이며 탐조 일정을 마쳤다.

▲ 탐조 중인 하호 회원들 모습

돌아오는 길에 내내 마음에 걸린 곳이 있는데 골프장 때문에 현재 개방하지 않고 있는 노을공원이다.
안내 책자에 ‘생태 대중 골프장’이라는 말과 함께 친절한 설명이 있는 그곳. 생태와 골프장을, 대중과 골프장을 이렇게 스스럼없이
붙여 써놓다니. 골프장이 들어서면 땅과 지하수가 오염될 것이 불 보듯 뻔한데 그러면 오늘 보았던 공원과 습지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모든 생물들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또한, 골프장 부지 10만평을 골프장으로 이용할 경우 1일 300명밖에 이용하지 못하는 반해,
가족공원으로 개방하면 1일 3만 명 이상이 이용할 수 있는데 어떻게 대중골프장이라는 말을 하는 것일까.

생태공원과 하늘공원에서 얼마나 다양한 생물이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는지 궁금하신 분들은 주말 하루
여유 있게 월드컵 경기장을 찾아 주시기를 바라며, 노을공원에서 많은 이들이 저녁노을과 함께 편히 하루를 마감하는 그날을 기대한다.

글/ ‘하호’ http://haho.kfem.or.kr
신계영 회원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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