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회원이야기

양재천과 탄천 근처에 살고 싶다

우선 처음부터 이 말로 시작하는 이유는 그 동안 이 글을 올리기까지 너무나 고민스러워서 잠을
못 잤다는 것이다.^^ 재미있게 쓰자니 너무 가벼운 것 같고 그렇다고 묵직하고 진지하게 쓰려하니 아는 게 없었다. 마치 대학교
때 레포트 쓰듯이 이 글 저 글을 뒤져보며 참고도 하려했지만 이 글의 성격상 그것도 아닌 것 같고… 퓨휴우~~ 정말 본의
아니게 늦게 글을 올리게 되어 회원님들과 이 글을 혹시나 기다리셨던 분들께 한번 더 죄송한 마음이다. 결국 나만의 개성으로 글을
쓰기로 결정했다.

▲진짜 바로 앞에 있는 것처럼 무척이나 생동감 있게 볼 수 있었다. ⓒ이병우

5월 1일, 그 날은 아침부터 비가 뚝뚝 떨어지는 약간 이상한 날씨였고 동네별로 비가 많이 오는
곳도, 적게 오는 곳도 있어서(아마 모든 분들이 아침에 약간 서로 마음들이 달랐을 것 같다. 비가 오면 취소되니까*^^*) 오늘의
모임이 이루어질지는 만나기로 한 10시까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다. 약속한 시간에서 앞뒤로 30분 안에 모두 모이게 되었고(나는
이번에 처음 나온 신입생!) 그렇게 우리의 탐조 일정은 시작되었다. 11시가 조금 넘어서부터 구름이 점차 사라지고 해가 그것도
그냥 해도 아니고 아주 뜨듯한 해가 나와 새를 관찰하기에 조금 덥긴 하지만 좋은 조건으로 되었다.

오늘 탐조의 일정은 종합 운동장 옆 1종 대형 면허 시험장부터 탄천을 따라 수서역까지 가는 것으로
잡혀있었다. 언뜻 듣기에도 참 긴 일정인 듯한데 너무나도 심취하여 관찰하시는 형님들과 누님들 덕분에 100미터 이동하는 데 대략
10~20분이 걸리니 오늘 안에 갈 수 있나 했으나 ‘오늘의 모인 목적이 무슨 마라톤도 아니고 상관없지’라는 생각에 나도 평소에
그렇게나 아무 생각 없이 많이 지나온 그 길이건만 지금 이 순간만은 너무나 다르게 보이는 것이었다.

▲아시는 분들은 다들 많이 보신 새지만 전 이게 왜가리인지 처음 알았어요. ⓒ이병우

“세상에 저런 새가 있었구나. 오호~ 저게 말로만 듣던 청둥오리구나”에서부터 암컷과 수컷의 구별,
그리고 암컷을 못 만났을 때 수컷이라도 만나서 같이 다닌다는 이상한 설명^^ 등 정말 내가 알고 있던 이곳이 실상은 청둥오리들의
몇 학군인지는 모르나 암튼 그런 서식지였다는 사실에 아주 놀라웠다.

서울도 아직 살 만하다는 생각… 음 그런 생각이 드니 갑자기 양재천과 탄천 근처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타워 팰리스 입성! 그건 아마 생태 보전보다 더 어려운 일일지도 *^^*… 혼자만의 이런 허튼 생각을 하던
중 또다시 뭔가를 발견하신 회원님들의 분위기에 조심스럽게 가서 보니 요즘이 잉어들의 산란철이란다. 세상에 오늘 별걸 다 보는구나.
더불어 도마뱀까지.

긴 여정의 끝은 개포역 근처 예쁜 돌 위와 잔디밭에서 오늘 탐조에 대한 느낌과 앞으로의 일정에
대한 간략한 설명으로 끝이 났다. 녹차바를 먹으며.
‘세상 모든 사람들이 하하호호 웃을 수 있기까지 희망한다’는 모임의 의미 덕분인지 적어도 세상 사람 중 하나인 나는 오늘 즐거우면서도
말할 수 없는 깨끗한 희망을 갖게 되었다. 그건 마치 땅에 쓰레기를 무심코 버렸다가 깨닫고 뒤돌아 서서 다시 그 쓰레기를 주워
휴지통에 버린 느낌이랄까. 테레사 수녀의 말씀처럼 나 역시 오늘부터 그러리란 결심이 든다.
“내가 도와야 할 내 앞에 있는 한 사람만을 바라보며 도움을 주다보니, 도움을 준 사람이 두 사람이 되었고, 세 사람이 되었습니다.”

글/ ‘하호’ http://haho.kfem.or.kr 김성은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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