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회원이야기

자연과 함께 하는 아름다운 정책을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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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 회원이 됨과 동시에 회원소모임 하호(야생동물보호와 동물복지증진을 위한 회원모임)에
참여한지도 만 4년이 넘었다. 하호와의 만남은 큰 행운이자 기회였다. 막연히 동경만 해오던 자연을 깊숙이 둘러볼 수 있는 기회가
예상보다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오지 자연에도 간간이 방문했지만, 주위의 자연을 가치있게 보는 새로운 안목을 갖추게 된 점이
더욱 큰 기쁨이다. 산새와의 만남, 들꽃과의 인사는 삶의 활력소이다.

▲강릉 경포대에서 만난 세가락 도요
▲개발 중독… 동강 제방 공사를 위해 동원된 포크레인

그 동안 전국각지의 자연에 탐사를 다녀온 것이 이미 20 여회를 넘은 듯하다. 아름다운 동강에서 만난 비오리, 월악산 숲속에서
발견한 산양똥, 우포늪에서 느낀 태고자연의 신비, 새만금에서 나를 반겨준 도요새 무리들…그리고 천수만의 큰고니, 철원평야의 두루미,
강화도의 저어새, 파주의 기러기와 고라니, 영종도의 알락꼬리마도요… 이들을 먼발치에서 작은 흔적이라도 볼 수 있었던 것에 대한
감사와 더불어 아직 우리 강산에 야생동물들이 살만한 곳이 남아 있다는 희망을 품는다.

야생동물을 탐사하러 다니다 보면 우리가 상상하는 자연 속 멋진 장소에서 영화처럼 노닐고 있는 동물들을
볼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것은 실제 동물들은 특별히 멋진 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기 보다는 바로 우리 주위의 자연에 있기
때문이다. 개발이 미치지 못한 지역에 가면 인간과 자연과 동물이 어우러진 형태로 함께 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개발이 가속화된 현재, 자연이 비교적 온전한 형태를 유지하는 지역에서라도 야생동물을 발견하기 쉽지 않다. 그 대신 그
곳에는 어김없이 포크레인과 거대한 콘크리트 덩어리들이 위압감을 주며 놓여 있다. 산은 깍이고, 하천은 제방이 쌓이고… 야생동물과
그들의 서식지는 인간의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점차 침식되어 가고 있다. 그곳에서 어렵게 살아가던 동물들을 그 다음해에 가면 흔적을
찾지 못한 경우가 많아 매우 안타깝다. 요즘엔 파주지역의 개발로 흔하게 볼 수 있던 기러기의 수도 매우 많이 줄었다.

불경기가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자, 정부는 이전보다 더 경기부양의 탈출구를 자연의 개발에만 몰두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 염려스럽다. 새만금 간척사업, 경부고속철 문제와 더불어 관리지역내의 공장설립 면적 제한 폐지, 수도권내 공장
신·증설 허용, 전국 골프장 230개 건설 및 대폭적인 규제 완화, 토지수용권과 개발이익을 보장하는 기업도시 특별법 제정추진,
경유상용차 배출가스 기준 유예조치 등 자연과 생태를 담보로 한 개발 사업에만 몰두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경기 부양의 효과는
있을지언정, 장기적으로는 생태계 파괴에 따른 비용 부담, 자연재해의 발생 등의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다. 물론 이것저것 방법을
써보아도 단기적으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몹시 초초하게 꺼내든 카드일 수도 있지만, 나라의 백년 천년을 생각한다면, 지금의 정책에
대한 재고의 여지는 매우 크다.

▲안전 무방비의 도로에서 희생된 야생동물들

만약 자연을 대상으로 개발과 경기 부양을 해야 한다면 이러한 제안을 하고 싶다. 우리나라는 50년을
쉼 없이 경제발전에만 매진해 왔기 때문에, 개발의 부작용이 매우 심각하다. 이를 완화하는 정책에만 집중해도 충분히 지금의 공공개발사업
만큼의 효과가 있을 것이다. 빠르고 번듯한 길만을 목적으로 해왔던 도로정책을 이제는 동물들도 자연스럽게 오갈 수 있는 생태통로를
가진 길로 개선하는 것은 골프장을 수백 개 만드는 것보다 아름다운 정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90도 각도로 단절된 하천과 들의
경계를 생태적인 제방으로 복원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작게는 하호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전국 10여개의 동물원에 생태적인
환경조성에 투자하는 것도 단기적인 경기 부양 효과와 함께 미래의 우리나라 생태계와 생태 교육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이다.

전후 아무 것도 없던 그때부터 개발독재로 우리는 지금의 부를 자연으로부터 얻었다. 자연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우리에게 아무
보상없이 무조건적인 희생을 감내해냈다. 그리고 그 자연은 이제 매우 아프다. 하지만 지금도 어리석은 사람들은 아직도 자연에게
달라고 칭얼기리기만 한다. 자연은 아직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것이 아주 조금 남아 있다. 그러나 그것을 주고 나면 자연은 우리
곁을 떠나버릴지도 모른다. 함께할 수 있는 길을 알고 있는 우리의 선택이 현명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개발에 위협받고 있는 우포늪의 위태롭고 아름다운 풍경

글/ 환경연합 회원 소모임 ‘하호’ 회원 이병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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