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회원이야기

10년에 10년을 더한 녹색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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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빛 큰 원안. 사람들이 둘러앉아 지난 10년의 일들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10년을 내다봅니다.
구불구불 험난한 길이라도 같은 마음 같은 뜻을 지녔다면 함께 발걸음을 맞춘다면 더할 것이 없지요. 녹색의 길, 그 길을 함께
걸어가는 아름다운 사람들.

환경운동연합은 12월 16일 오후 7시 명동 YWCA 회관에서 ‘2003 회원의 밤 및 환경인상
시상식’을 열고 녹색지기 회원분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참 많은 회원분들이 찾아주셨습니다. 언제나 그렇게…
우선 한해동안 활발한 활동을 해주셨던 우수회원과 자원활동가분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올해의 녹색언론인, 녹색시민, 녹색공무원,
녹색정치인을 선정해 시상했습니다.
종교적 의미를 넘어 생명평화운동의 새로운 역사 한 획을 그었던‘새만금 삼보일배단’을 비롯해 그 현장을 생생하게 보도했던 오마이뉴스
취재부, 5개월동안 평화로운 일상을 포기하고 촛불시위로 반핵투쟁을 이어왔던 핵폐기장 백지화·핵발전 추방 범 부안군민대책위원회와
부안군민들… 그들이 시상에 호명될 때마다 회원님들은 뜨거운 박수와 감사의 마음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각 수상자들의 간단한 수상소감을 듣고 난 후 1년간의 환경운동연합 활동을 5분으로 축약해 놓은 ‘2003 환경운동연합 활동보고영상’을
다함께 감상했습니다.

2부행사에서는 회원분들과 함께 몸으로 마음으로 나누는 참여의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진행을 맡으신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의 이권명희씨,
10년지기 회원님들, 1달이 채 안된 신입회원님들, 그리고 환경연합 활동가 여러분들 모두 모여 몸을 부비고 마음을 열며 생명평화감각을
익히는 데 열중했습니다.

생각보다 몸과 마음을 여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두터운 겉 옷을 벗어 던지고 최대한 몸을 가볍게 한 후 눈으로,
발바닥으로, 손바닥으로, 심지어는 엉덩이로 인사를 나누며 시작했습니다. 초록빛 큰 원을 만들고 그 안에서 서로의 이야기를 주고받았습니다.
나와함께 동지라고 생각했던 사람들, 다른 채널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도 마음 깊숙히 안에서 문제를 찾고 소통의 구조를 바꾸니 결국
커다랗게 같은 원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프로그램이 끝날 무렵 서로의 얼굴에 미소와 화기가 돌아있음을 느꼈습니다. 더구나 마음까지
따뜻해졌어요.
비회원임에도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셨던 조항원씨는 “이런 프로그램처럼 서로 돕고 같이 만들어가는 자리가 하나의 ‘힘’을 주는 것
같네요.”라며 격찬을 해주셨습니다.

그렇게 만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초록의 집’ 환경운동연합은 ‘단단한 벽돌’ 회원 한분한분들로 만들어집니다. 아름다운 집을 튼튼하고
편안하게 할 수 있는 것은 회원분들의 사랑과 열정이 그대로 살아있기 때문이지요.
회원분들은 바라고 있었습니다. 10년 후 환경운동연합은 더 많은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고 파괴되어 가는 자연의 모습을 되찾는 녹색지기의
모습으로 거듭나길…
과거의 10년에 미래의 10년을 더해 녹색의 길을 함께 걸어가는 환경운동연합의 녹색지기 여러분,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03 회원의 밤을 찾아주신 회원님들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그대로 담아봅니다.

▣10년지기 이보섭
회원님-파고다기원

▲ 이보섭 회원님

▷10년동안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 벌써 10년이 흘렀군요. 10년이 된지도 잊고 살았네요. 먹고살기 바쁘다보니… 여기 오기 전에 집 서가에 꽂혀있는 잡지‘함께사는
길’을 보고 왔어요. 창간준비호부터 쭉 있더군요.
▷네? 창간준비호부터요? 그 많은 책을 다 간직하고 계셨어요?
-(멋쩍은 웃음을 보이시며)그러네요.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 주려고 모아두었는데. 하하. 우연히 차안에서 라디오 방송을 듣고 있었는데
‘환경연합, 회원이 되어주세요’라는 광고를 듣게 되었어요. 전부터 관심을 갖고 있던 터라 반가워서 바로 그 방송국에 전화를 했죠.
전화번호 알려 달라고. 그때부터 맺은 인연이 이렇게 길어졌네요.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지난 10년 동안 환경연합이 참 많이 변했죠?
– 10년이요? 요즘엔 국토개발5개년 계획 때문에 10년이면 강산이 2번 바뀌었을 겁니다. 환경연합은 오히려 달라지지 않은 것
같아요. 모임이 커지면 순수한 모습을 잃어버리고 퇴폐해지기 마련인데, 제가 봤을 때 환경연합 사람들은 옛 순수함을 잃지 않은
듯 합니다.

▷ 지난 10년동안 힘드셨던 점은 없으셨는지요.
– 지금도 회원이 회비를 내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해요. 마음의 표시이죠. 제가 한번은 회비를 못 낼뻔 했는데요……..(갑자기
회원님이 머뭇거린다. 눈시울이 붉어졌다.)아…몇년 전 장사를 하다가 부도가 나서 빚을 갚지 못한 채 신용불량으로 52일간
다른 곳에 다녀와야 했습니다. (한참 말을 잊지 못하시다가) 안사람에게 참 미안했죠. 집안에 돈도 제대로 못 갖다 주면서 안사람에게
부탁했습니다. 환경연합 회비만큼은 미루지 말라고.
(눈가에 떨어질 듯한 눈물을 머금고 지난 기억에 마음 아파하시는 이보섭 회원님을 마주대하며 가슴 깊은 곳에서 가슴앓이를 느꼈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이렇게 저희와 함께 마음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자연’에서 가장 좋아하는 무엇이 있다면.
– ‘물’. 파주지역에서 일을 할 당시 수도꼭지에서 상태가 안 좋은 물이 흐르더군요. 바로 관할부처에 전화해 수돗물가격을 차라리
올리라고 요구했습니다. 수돗물을 믿고 먹을 수 있도록 깨끗하게 관리하라는 것이죠. 전 요즘 생수 사먹는 사람 싫습니다. 개선되고
있는 수돗물을 정수시켜 마시는 것이 가장 바람직 한 것 같아요.

▣10년지기 윤준하 회원님- 현 서울환경연합
의장

▲ 서울환경연합 윤준하 의장님

▷10년동안 환경운동연합을 위해 너무 애쓰셨어요. 감사합니다.
– 환경운동연합 10년 역사 첫머리에서부터 시작했지요. 공추련 집행위원으로. 집행위원회가 있었지만 규모가 작았어요. 스스로 재원을
만들기 위해 환경사업단을 꾸리기로 했습니다. 활동가들과 함께 재생비누나 폐식용류, 폐지로 만든 휴지 등 재활용품사용운동을 펼쳐나갔죠.
가난하면서도 깊은 사명감을 가지고 재정적 기반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10년이 지난 현재 참 많이 달라졌죠?
– 일단 규모가 커졌지요. 새로운 공간도 만들어졌고요. 독립적인 부설기관도 생겨 매우 전문적으로 보입니다.
▷10년에 10년을 더해 미래의 환경연합은 어떤 모습일까요? 바라는 미래의 환경연합 상.
– 시민들이 사랑하는 조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규모 성장의 과도기라고 생각해요. 먼 훗날 시민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기본적인 여건을 잘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남북통일이후 환경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심축이 될 것입니다. 통일이 된다면 한국을 세계에서 숨쉬기 가장 좋은 곳으로 만드는
것. 환경연합의 역할이죠. 최근 조금씩 남북협력을 통해 환경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임진강의 연어회귀를 위해
방사하는 캠페인은 4년이 걸리는 긴 운동이지만 남북 협력으로 이루어 낼 수 있는 소중한 일입니다.

▷‘자연’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무엇인지?
-‘자생력’. 자연의 생명력은 놀랍고도 고귀합니다.

김순철 회원님-생활환경실천단

▲ 김순철 회원님

▷ 어떻게 회원이 되셨는지, 10년의 기억을
더듬어 보면?

– 94년인가요? 안양천을 살려야 한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던 때가 있었죠. 죽음의 천이었던 안양천에서 오리가 온몸에 기름때를
둘러싸고 하천을 헤매고 있는 걸 봤어요. 얼마나 마음이 아프던지. 미래세대에는 이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겠다고 생각하며 지금까지
안양천을 살리기위해 작은 실천이라도 노력하고 있죠. 올해는 안양천 둔지를 따라 물고기가 산란하는 곳까지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고기와 이야기하듯 ‘불편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죠. 물고기든, 오리든 안양천에서 잘 살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줄 것을
마음속으로 약속했습니다.
▷ 안양천을 변화시키셨군요. 지난 10년을 넘어 앞으로 환경연합이 어떤 모습으로 변해있을지?
– 분명 변화가 오리라고 생각합니다. 회원도 이보다 배가되겠죠. 회원의 바람은 물론 더 많은 이야기를 들어주는 장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 그리고 제가 어느 중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강연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학생들에게 이야기했죠. 3년후에 안양천에
있는 고기를 못 먹는다면 내가 물고기를 사주겠노라고. 자신있습니다.

이상민 회원님-용산고3 환경연합청소년모임
푸른소리

▲ 이상민 회원님

▷ 어떻게 회원이 되셨는지?
– 초등학교 5학년때 지구의날 행사에 참여했다가 환경연합 부스를 찾게 되었습니다. 반달곰인형을 준다길래.(웃음)
▷ 반달곰 인형이 좋던가요?
– 네, 물론이죠. 충분히! 그 인형이 환경연합과 인연을 맺어주었잖아요. 그 이후 중학생이 되면서 봉사활동을 하기 시작했어요.
환경연합을 드나들며 간사님들과도 친해지고. 회원소식지 있죠? ‘잎새통문’. 거기에 공고가 났더라고요. 청소년회원모임‘푸른소리’를
모집한다고.
▷ 그때부터 푸른소리 모임에 참가하게 되었군요.
– 우연찮게도 부모님께 참가의지를 밝히는 동시에 친하게 지내던 간사님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푸른소리에서 활동해보지 않겠느냐고.
정말 운명같죠.
▷ 부모님이 걱정하시지는 않나요. 공부하는 시간도 빠듯할텐데.
– 아니요. 그것도 사회적 경험이라고 적극적으로 밀어주시는 편이에요.
▷ 앞으로 10년 후 환경운동연합은 어떤 모습일까?
– 없어지길 바래요. (갑자기 없어지길 바란다고?) 환경운동연합이란 단체가 없어질 만큼 자연이 깨끗해지길 바란다는 뜻이에요.
(웃음)

글/사이버기자 조혜진
사진/시민환경정보센터 기획위원 박종학, 조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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