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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기]강남순환고속도로 반대 서명운동을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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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아침이면 관악산 입구는 항상 인파로 북적인다. 휴일을 맞이하여 등산을 하며 피로도
풀고 건강도 유지하려는 부지런한 등산객들인 것이다. 관악산은 이들에게 너무나도 길었던 지난 한 주간의 스트레스를 잠시나마 잊고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도심 속의 안식처이다.

지난 2일에는 그날따라 더 많은 사람들로 관악산 입구는 활기를 띄었다. 물론 평상시처럼 엄마
손에 이른 아침부터 끌려나온 꼬마도 있었고 한결같이 주말이면 나타나는 나이 드신 분들도 계셨으며 비가와도 눈이 와도 항상 자리싸움을
하시는 상인들로 입구는 붐볐다. 그러나 이날은 군데군데 노란색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자주 보였다. 이 노란 조끼에는 강남순환고속도로
건설을 즉각 중단하여 우리의 관악산을 살리자는 내용의 글귀가 적혀있었다. 산 속의 고속도로라니, 이 무슨 말인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나라가 아무리 산이 많은 나라이지만 굳이 힘들게 산을 뚫어 고속도로를 짓겠다니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조끼를
입은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등산객들도 있었다.

이 노란 조끼를 입은 사람들은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하여 강남순환고속도로 건설을 반대하는 단체의
사람들이었다. 정부는 얼마 전 시흥에서 선암까지 서울 남부를 잇는 고속도로 건설 계획을 발표하였다. 하지만 이 고속도로는 관악산,
우면산, 안양천을 비롯하여 여러 사찰과 학교들을 관통하게 설계되었다. 무엇보다도 총 10.3km에 달하는 터널 구간이 관악산과
주변 녹지대의 생태계를 파괴할 것이 분명하였다. 이러한 잘못 결정된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직접 관악산 앞에 모여서 고속도로건설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하고 있는 것이다. 관악산 입구에는 고속도로건설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이 펼쳐졌고 많은 캠페인 참가자들은 등산객들과
함께 등산을 하며 관악산 보호의 필요성을 인지시켰다. 이 날 캠페인에는 초등학생들까지 참가하여 눈길을 끌었다.

나 또한 고속도로건설에 반대하면서 노란 조끼를 입고 등산을 하였다. 입구에서 반대 서명을 하고
등산에 올랐다. 조끼를 입고 등산을 하자 많은 사람들이 고속도로에 관해 질문을 해 왔다. 그리고 종종 관악산을 사랑하는 등산객들은
함께 조끼를 입고 캠페인에 참가하길 희망했다.
길을 점거하거나 파업을 하여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시위가 아니었기에 많은 사람들은 적대심 없이 캠페인을 이해 할 수가
있었으며 참여할 수가 있었다. 또한 직접 등산을 하여 관악산을 사랑하는 마음을 보여 줌에 따라 캠페인은 매우 효과적이었다.

이번 시위에서 특히 나를 놀라게 하였던 것은 서울 시민들의 관악산을 사랑하는 마음이었다. “산을
살리자는데 당연히 서명해야지.”하며 선뜻 반대 서명을 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였고 작은 손으로 힘들게 서명을 하는 어린
아이들도 있었다. 강남순환고속도로에 대한 설명을 듣고는 건설적인 방안을 내놓는 대학생들도 곳곳에 있었고 음료수를 가져다주시며
캠페인을 격려하시는 아주머니도 계셨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렇게 참여를 하면서 사람들의 얼굴에 피어오르는 맑은
웃음이었다. 관악산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서울 시민으로서, 생태계를 보존하려는 사람으로서의 그 웃음은 사람마다 각각 달랐으나
모두 다 표현하고자 하는 뜻은 같았다. 국토를 사랑하고 보전하려는 의미였다.

관악산을 살리자는 취지는 단순히 관악산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그러한 자연친화적인 태도가 확산되면
결국 아름다운 국토를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한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모든 국민의
얼굴에 자연을 사랑하는 그 밝고 희망찬 웃음이 피어오를 날이 올 것이다. 이번 주말에도 나는 관악산에서 그 웃음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글/ 서울환경연합 푸른소리 박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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