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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기]강화도에서의 짧지만 소중한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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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후에 발표를 기다리기까지의 시간은 지루하고 고통스럽다.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지를 결정하지
못한 상황에서 손에 일이 안 잡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던 차에 푸른소리에서 MT를 간다는 소식을 듣고 기대가 되었다.
MT에 가게 되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믿을 수 없는 우연으로 결국 참여하게 되었다.

11월 22일, 이젠 익숙해져 눈감고도 찾아갈 수 있을 것 같은(?) 연합으로 가는 길에 혹시 늦지는 않을까 조바심내며 발길을
재촉했다. 초겨울다운 제법 쌀쌀한 날씨였다. 쌀쌀하지만 눈부시게 따가운 햇살은 잘 갔다오라고, MT기간동안 맑은 날씨를 책임지겠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역시나 이번에도 ‘조금씩 늦음’은 계속되었고, 예정보다 40분 정도 늦게 출발하게 되었다. 9기 태윤이는 이번 MT에 참여하지
못하게 된 아쉬움을 뒤로 한채 얼굴을 보이고 갔다.
운전을 맡아주실 1기 노경범 선배를 처음 뵈었다. 선배는 이전에 만난 적이 있어 알던 상민이와 정민이를 알아보고는 반가워하셨다.
우리는 15인승 봉고차에 올라타고는 각기 자리를 잡았다.
강화도로 향하는 길에서 새 무리를 보았다. 가을 하늘처럼 파랗고 구름 없는 하늘에서 ‘V’자 대형으로 질서있게 이동하는 모습은
아름다웠다. 곧 도착해서 새들을 보러 갈 생각을 하니 설레었다.

도착하니 이미 깜깜한 밤이었다. 일몰을 보기로 한 계획은 차 안에서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했다.
저녁 식사 전에 ‘간단한, 그러나 이해하기는 어려웠던’ 게임을 했다. 저녁 식사 후에는 노래방에 갔다. 노래방에서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정민이는 많은 노래를 잘 불러내어 모두들 놀라워했다. 그 외에도 상민(男)-영상(男) 커플의 등장과 윤실이의 락커 데뷔
무대는 압권(?)이었다.

우리 숙소 맞은편의 청소년 수련원 운동장에서 별을 보았다. 필드스코프를 설치하고 별을 사랑하는
경원선배, 상민, 그리고 지구과학 소녀 송이의 설명을 들어가며 열심히 별을 보았다. 올려다보는 것 보다 더 잘 보기 위해서 일제히
운동장 바닥에 누워있었다. 이 때 진선이는 고결함을 유지하기 위해 눕지 않겠다는 말을 해 일부는 흥분하기도 했다.^^

역시 쌀쌀한 바람이 불어서 캠프파이어 할 때는 붙여놓은 불 옆에 모두들 모여들었다. 그 불에
고구마와 매운 소세지를 구워 음료와 함께 마셨다. 푸른소리 공식 게임처럼 되어버린 ‘마피아’게임을 하면서 불신이 오고감을 느끼며
허탈해하기도 하고 어쨌든 즐거워했다.

숙소에 들어와서 치킨을 먹으며 또 음료를 마셨다. 늦은 시각이라 졸린 사람들은 잠을 잤고 다른
사람들은 이야기를 하다가 결국 밤을 새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소개를 하기도 했는데 서로 사는 곳, 다니는 학교쯤의 기본정보를
파악하게 되었다.

밤을 새운 뒤 새벽 5시경에 ‘7인의 새벽특공대'(경원선배, 상민, 송이, 영상, 윤실, 지은,
진선(가나다순)는 새를 보기 위해 출동했다. 빛이 거의 없는 깜깜한 곳에서 기계적으로 걷는데 꿈을 꾸듯이 몽롱한 기분이었다.
꿈에서 앞으로 마구 뛰어가고 있는데 점점 멀어지는 그런 느낌이 들기도 했다. 새박사 경원선배는 결혼하고 싶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서서히 아침이 찾아오고 있었다. ‘어디서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ㅡ,ㅡ; 바로 옆에서 닭 우는
소리와 개짖는 소리를 들으며 그렇게 2시간 동안 걸었다.

2시간 동안 걷던 몸이 지쳐 조금 쉬고 분오리 돈대에 도착했더니 5분만 일찍왔다면 일출을 볼
수 있었을 것라고 하여 아쉬워들했다.
새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경원선배는 믿기 힘들어했지만 상민이가 ‘검은머리 갈매기’라고 부른 그 희귀하다는 새를 보기도 했다.
분오리 돈대에 예전에 총포를 쏘기 위해 뚫어놓은 듯한 구멍이 있었다. 그 구멍을 통해 본 풍경은 아름다웠다. 망원경으로 보거나
기구없이 바라보는 것과는 또 달랐다. 더불어 바닷가에 철 구조물이 무슨 역할을 하는 건지 궁금했는데 배를 매어두기 위한 것임을
발견하고 뿌듯했다.

경범 선배가 우리를 데리러왔다. 아침식사 후에 숙소를 떠나 정수사로 향했다. 문진미 간사님,
우정이, 입대를 한달 앞둔 경원 선배는 날씨가 좋다며 걸어올라왔다. 경원 선배를 제외한 새벽 특공대는 거절했다.

정수사 대웅전의 꽃살창은 화병에 꽂은 꽃을 투조(透彫,조각법의 한 가지. 판금(板金)이나 목재·석재
등을 앞면에서 뒷면까지 도려내어 모양을 나타냄.)한 것으로, 오색찬란한 단청색의 배합이 화려하게 채화돼 부처님께 꽃을 바쳐 공양하는
마음씨가 가득히 담겨진 살창이라고 한다. 이곳 꽃살창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살창으로 손꼽히고 있다고 한다.

다음엔 석모도로 갔는데, 안 갔다면 서운할 뻔했다. 차를 운반하는 배를 탔는데 다들 신나했다.
그곳에서 갈매기를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날개 하나가 한 팔만하고 생각보다 커서 놀랐다.

석모도에 도착해서 양양 낙산사와 금산 보리암과 함께 우리나라 3대 해상 관음 기도 도량중의 하나로
널리 알려진 사찰중의 하나라는 보문사로 갔다. 역시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 곳답게 호객행위가 대단했다.
‘눈썹 바위’가 아마 참 인상적이었을 것이다. 올라가는 길에 있던 많은 계단. 송이와 우정이는 그 계단 숫자를 세었다.
올라서 본, 절벽에 조각된 석불은 1928년에 이화응이란 사람이 조각을 했다고 한다. 굉장히 오래된 석불로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조각된 한문을 영상이가 해석해주기도 하였다.

아쉬운 일정을 마감하면서 돌아오는 차에서는 피곤한 기색들이 역력했다. 특히 우정이의 잠꼬대가
재밌었다.

이렇게 푸른소리의 2003년 겨울 MT는 마감되었다. 1박 2일간의 여행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많았다. 그리고 10기, 11기들은 기말고사를 앞둔 시점인데도 참여해주어 고마웠다. 9기들은 제각기 별똥별을 보면서 그리고 절에서
기원했을 것이다. 그 바람들이 모두는 아니라도 이뤄지기를 빈다. 경원 선배는 군에 잘 다녀오시길 기원한다. 1기 경범 선배의
말씀들도 좋았고, 문진미 간사님은 내내 밝은 분위기를 위해 힘써주셨다.

우리는 대열을 맞추며 서로를 도와가며 이동하는 새들을 보았다. 앞으로 펼쳐진 세상살이에는 역경과
고통이 분명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겐 새가 하늘을 가르며 날아오르는 모습이 상징하는 것처럼 도전 정신과 희망이 있다.
그리고 우리 곁엔 언제나 ‘푸른소리’가 함께할 것이다.
우리가 본 새들처럼, 서로 도우며 지켜나가는 모습이 계속되기를 빈다.

글/ 푸른소리 9기 김지은

푸른소리는?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서울환경연합의 청소년 모임입니다. 매주 일요일 모임을 갖고, 환경을 살리는 각종 캠페인을 합니다.
물론 시험기간에는 쉬지요.
관심있는 청소년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문의 및 담당: 서울환경연합 문진미 팀장 munjm@kfem.or.kr (019-358-7775)
-푸른소리 회장 오송이 pedestrian86@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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