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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주민들은 스스로의 힘을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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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에 귀농해 살고 있는 지인집에서 하루를 묵고 지리산 실상사에도 들렀다가 어제 저녁엔 부안에 도착해 촛불집회에 함께했습니다.

매일 저녁 8시 부안군 수협앞에서는 핵폐기장 부지선정에 반대하는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어제또한 더운 날씨에도 어김없이 천여명의 주민들이 촛불을 들고 모여 군청 앞까지 행진을 했습니다.

주민들의 투쟁을 지역이기주의로 몰아가며 온갖 편법과 무리수를 동원하여 핵폐기장 건설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정부는 오직 강경진압만을
통해 사건을 조기에 마무리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부의 강경도에 비례하여 주민들의 분노는 더욱 들끓고 있고, 집회에 참여한 어느 누구도 지쳐 보이거나 이 싸움에서 패배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집회의 분위기가 서울에서 볼 수 있는 여느 집회와는 사뭇 달랐습니다.
무명가수가 무대에 올라가 트롯이나 타령을 부르고

야광팔찌와 폭죽장사가 짭짤한 수익을 얻고 있었고, 후원금으로 마련된 곰보빵이 주민들에게 돌려지기도 했습니다.
시민들은 연단에 올라가 자유발언을 하고 장기자랑을 펼치는 등 일상처럼 벌어질 긴 투쟁에 자유롭고 개방적인 집회문화를 나름대로
만들어 가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일대 상가입구에 ‘핵폐기장 건설반대’를 써 붙인 상점들은 이른 시간임에도 모두 문을 닫은 상태였고, 병원이나 일부 상가건물벽면엔
앞으로의 세부적인 집회일정과 함께 핵의 위험천만함에 대해 친절하게 소개된 대자보들이 쉽게 눈에 띄었습니다.
수협앞에 모인 사람들은 ‘핵은 죽음’이라고 적힌 노란색 반핵셔츠와 두건을 착용하고 있었고, 지나가는 차량에는 같은 색 깃발이
날리고 있었습니다.
집회에 참여한 한 주민은 “핵폐기장은 쓰레기장이나 묘지처럼 혐오시설이 아니라 위험시설이다.

자손만대가 병신새끼될 수 있는 것이 어떻게 더러운 시설이냐, 그건 생명을 위협하는 무섭고 위험한 시설이다.
우리들이 무식한 줄 알고 자꾸 속여먹으려 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이길 때까지 목숨걸고 싸울 거다”며 단단한 주먹을 치켜 세웠습니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지만, 어느 누구 하나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집회 집행부에서는 우천으로 군청까지의 행진을 취소한다고 알렸으나,

주민들은 “비 온다고 안 가불면 우릴 우습게 안당께”, “비온다고 밥 안 묵을 순 없재”
하며 대열을 지켰습니다.
집행부는 당연히 취소를 정정하고 행진에 나섰고, “김종규를 때려잡자”, “핵폐기장 결사반대”,
“노무현은 퇴진하라!”, “참여정부 각성하라!|”와 같은 구호가
주되게 흘러나왔습니다.

17년동안 단 한번도, 단 한군데도 지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정부에서는 이번만큼은 결코 밀릴 수 없는 궁지에서의 싸움일 것이고,
부안지역주민들 또한 이번만큼은 속아줄 수 없는 싸움입니다.
정부가 주민을 상대로 얼마나 성공적으로 사기를 치느냐가 이번 투쟁에서의 관건인 것입니다.
하지만, 부안주민들은 스스로의 힘을 믿고 있습니다.
옳게도 이들은 노무현정권에 대한 단호한 반대와 저항이 투쟁을 승리로 일궈 낼 수 있음을..
“부안군민만세”를 외치며 집회를 마무리하는 모습에서 보여지듯이 모두가 한데 뭉쳐 싸움에 나설 때만이 힘을 발휘할
수 있음을 분명히 알고 있었습니다.

이미 사장길에 접어든 미국의 핵산업 부활을 위해 헌신과 봉사를 맹세하고 있는 현 정권의 허구적이고 기만적인 에너지정책에 침을
뱉읍시다!

부안군민 만세!

들풀처럼.. (환경교육센터 생각지기 회원 전현정 님, 유아교사)

좋은 날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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