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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나무를 심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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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전 바람난 가족이라는 영화의 시사회를 보았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흥행이 될 거라 예상했지만 개봉 12일만에
전국관객 100만명을 돌파할 것이라는 생각에는 미치지 못하였다. 우선 한국영화가 그것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한국영화가
흥행에 성공하여 기분이 좋은 상태에서 이 글을 쓰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요즘에는 문화 생활 운이 트였는지 어제 ‘나무를 심은 사람’이라는 연극 같은 뮤지컬의 리허설을 보고 왔다. 그런데 왜
‘나무를 심은 사람’을 보면서 바람난 가족이 생각나는지… 이제부터 생각을 풀어보겠다.

며칠 전에 대학동기와 선배를 만났다. 각자 종류가 다른 학교에서 일을 하고 있는 그들의 공통점은 직업이 사서이면서
요근래에 주변에서 바람 핀 사람을 접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저 사람은 절대로 절대로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확신을 주었던
사람들이었단다. 결혼을 하지 않은 나에게는, 결혼한 친구들이 몇몇 있어도 다들 신혼들이라 바람 필 생각을 아직은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바람 핀 이야기가 그리 심각하게 들리지 않았다… 딴 세상 특히 영화 이야기 같았다. 그런데 ‘나무를
심은 사람’을 관람하면서 나의 사람 외에 다른 사람과 사랑을 나눈다라는 것 이 가능할 수 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자신의 상황과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어하는 행태의 한 단면일 것이라는 약간 관용(?)적인 생각이 들었다고나
할까…

‘나무를 심은 사람’은 애니메이션으로 이미 제작이 되었고 책으로도 출판이 되었다. 애니메이션을 본 사람들이 많아 다들
아시겠지만 파스텔톤 화면에 동화적이면서 몽상적인 느낌이 강하다. 물론 뮤지컬에서도 이런 느낌이 확연하게 표현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따뜻한 뮤지컬을 보면서 바람을 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느꼈다니… 나의 의식에도 약간의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기도 해본다.

여기에서 장 지오노라는 주인공은 휴가기간에 나무를 심은 사람을 만났다가 그 사실을 기억 저편에 묻어둔 채 도시로 돌아와
너무나 너무나 일상적인 생활을 한다… 직장에 가서 덧셈 ,나눗셈, 뺄셈을 하며 이익이 되는지 확인해 보고 월급을
받아 결혼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결혼하니 가족을 부양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일을 한다. 또 현재 사는 집은 아이가
있으면 육아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비좁다. 더 큰집으로 이사하기 위해 또 열심히 일해야 한다. 그리고 집수리도 해야 하고
이런 저런 사람들도 만나야 하고. 그리고 다시 아침이 밝으면 일을 하러 가야한다. 그 사이에 전쟁도 한번 겪었다.
나에게는 전쟁이라는 큰 충격을 겪은 경험은 없지만 아마 내가 이 같은 상황에(지금도 이 상황과 그리 큰 차이점도 없고
내 눈앞에서 전쟁을 겪지 않은 것뿐이지 전쟁 같은 현실은 어디에나 존재하고 실제 몇 달 전에도 있지 않았나?) 직면하게
되면 현재의 나를 떠나고 싶어하는 마음이 간절하지 않을까하는… 한번 내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 볼까한다.

우선 주위를 둘러보겠지… 일 외에 내가 하고픈
일이 무엇인지 알아봐야 하니까! 우선 나는 쇼핑(우선 환경운동가의 쇼핑은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쇼핑과 규모와 돈
씀씀이가 다르다는 것을 주지하시길 바란다.)을 좋아한다. 그러나 나는 돈이 별로 없다 .나중에 주체할 수 없는 카드값
막아야 하는 불상사를 초래하지 않기 위해 쇼핑 쪽은 삼가야 할 것이다. 춤추는 것을 좋아하니 그럼 춤을 배워볼까?
춤 관련 동호회에서 싼 가격에 배울 수 있으니 좋겠군…나이트 갈 때도 써먹으면 폼나니깐 괜찮네…그래서 선택하는
것이 춤… 나이트도 가고 거기서 여러 사람도 만나고 맘이라도 맞는 사람을 만나면 사귀어도 보고… 내 행동의 흐름은
그리 윤리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지만 만약 내가 결혼을 한 상태라면 내 생각과 행동에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이 정도의
유혹은 누구에게나 있고 행동에 옮기기에도 그리 어렵지 않다. 임자가 있는 사람이라도…바람날 가능성은 누구에게나
있다는 결론이 선다.

하지만 다시 흐름의 시작점에 서보자..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일이 쇼핑과 춤밖에 없었을까? (너무나 단순한 의식흐름이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나무를 심은 사람’에서 제안 한 일상탈출 방법은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것이다. 주인공은 일상을 떠나 다시 나무를 심은 사람과 나무가 숲이 되어 가는 자연으로 돌아갔다. 거기서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고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였다. 바람을 피는 것은 이런 일상탈출 방법중 하나인 것이다.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각자 다른 결과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물론 바람을 피고 나서 작가가 될 수도 있다. 허나 그 결과물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듯이 다르게 나타난다.

“메마른 황무지, 목마른 여행”
주인공 장 지오노가 20세 청년 당시 2년 동안 은행직원으로 생활을 하다가 휴가지로
찾아간 곳, 아직 나무가 심어지지 않은 그곳을 묘사하고 휴가여행을 한마디로 나타낸 표현이다. 우리 일상 자체가 메마른
황무지에서 무언가를 찾아가는 목마른 여행을 하는 것이 아닐까… 이 여행의 치유제로 장 지오노는 자연과 함께 나무를
심은 사람을 찾아간다. 묵묵히 꿋꿋이 자신의 일을 하는 사람.. 그에게서 힘을 얻을 수 있다고…
이 뮤지컬과 같은
생각으로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상탈출 방법을 제안한다면 자연과 함께 자신에게 힘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가라고 권하고
싶다. (자신에게 힘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가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겠지만… 그런 사람을 알고
있는 것 자체가 행운이 아닐까. 나 자신도 현재 그런 힘이 되는 사람을 찾고 있는 중이다.)
만약 바람난 가족을 보면서 나도 저런 경험을 하고 저렇게 쿨(?)하게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사실은 쿨한 척, 아무
일도 없었다는 척이 맞을 것이다.)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나무를 심은 사람’을 권하고 싶다.
아마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영화 줄거리는 리얼했지만 결과까지는 리얼하지 않음을 재확인하며 바람난 가족 사회의 치유제로
‘나무를 심은 사람’을 처방해 본다.

글 : 시민환경정보센터 사서간사 황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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