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회원이야기

[참가기]콘크리트에 묻혀진 청계천을 가다

인간은 지구 안에 살고 있으며, 이 지구는 인간을 담고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인간의 개발에 대한 욕구는 인간과 지구, 이
둘의 상생관계를 깨버렸다. 발전만이 최대의 모토인 것처럼 여겨지는 세상에서, 우리 손으로 하수구로 만들고 땅속에 감춰버린 청계천
복개하천은 깨져버린 관계의 한 모습이었다. 그런데 다행히도 우리에게 하수구 이상의 의미밖에 지니지 못했던 청계천 복원이 정치적,
현실적 상황과 맞물려 드디어 빛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 대공사가 7월 1일 시작되었다.

그전부터 청계천 복개하천을 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던 차에 환경연합 물사랑 모임에서 청계천을 답사한다는 글을 보고 신나는 마음으로
신청했다. 토요일, 청계천을 보기 위해 모인 사람들과 함께 나는 드디어 청계천을 볼 수 있었다.

마장역에서 내려, 이철재 간사님의 안내를 받으며 맞이한 청계천 입구는 마치 거대한 동굴과도 같았다. 인간이 만든 어둠의 공간,
하수의 냄새와 커다란 기둥들의 모습은 위압적으로 다가왔다. 우리는 두 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를 걸어들어 갔다. 간간히 들어오는
빛과 그 빛들 사이로 보이는, 천장의 구멍을 통해 들어와 쌓인 쓰레기들, 여기저기서 들어오는 생활하수들…. 이것이 우리 눈에
보이지 않았던, 숨겨진 청계천의 모습이었고 청계천에 대한 지금까지 우리의 태도였다. 우리는 이 어둠침침하며, 위험하기 그지없는
복개구간을 2시간 넘게 걸어들어 갔다. 그 속에서 우리는 우리가 청계천에 한 짓이 얼마나 무자비한 짓이었는지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우리는 어두운 청계천 복개하천을 빠져나와 청계천의 본류인 백운동천을 찾아보기로 했다. 환경연합 건물에서 조금 더 올라가 옥인동아파트
단지를 따라 흐르는 백운동천을 찾아 볼 수 있었다. 복개천이 시작되기 바로 전 하천의 물은 맑았다. 그곳 아이의 말에 의하면
비에 떠내려가기 전엔 올챙이도 많았다고 한다. 맑은 물을 보며 우리는 엽새우와 버들치가 발견되었다는 상류로 조금 더 올라가 보기로
했다. 상류로 올라가 관찰한 결과 우리는 이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정말 서울에서 이런 생물들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너무나 기뻤다. 그러나 이들이 비가 조금만 많이 오면, 바로 100미터 정도 아래에 있는 복개천으로 들어가 죽어버리고
만다는 생각을 하니 정말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상류의 모습을 살펴보면서, 왜 환경운동가들이 상류에 이르는 복개천까지 같이 복원해야 한다고 하는지 알 수 있었다. 현재
청계천의 복원은 종각에서 마장에 이르는 6킬로미터의 공간에 해당된다. 그 외의 공간인 백운동천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나
청계천을 자연하천으로 살리기 위해서는 청계천의 원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원류에서부터 청계천에 이르는 공간이 여전히 복개천으로
있다면, 그 복개천 구간의 하천환경은 여전히 하수 일 수밖에 없으며, 이는 상식선에서 생각해본다 해도 복원될 청계천으로 들어오거나
하수로 처리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청계천의 수위를 유지시키기 위해 다른 물을 끌어들일 수밖에 없으며, 이는
다른 에너지의 낭비와 함께 조경하천으로서의 역할밖에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청계천이 본래의 의미를 가지 위해서는
상류에 대한 고찰과 배려도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청계천 복원이 가야 할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 얘기해주고 싶다. 직접
가보시라. 느끼게 될 것이다.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

* 글 : 김현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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