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회원이야기

생명과 자연의 천국, 지리산 오르며힘듬 속에 ‘환경은 나다’라는 깨달음 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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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 고교생모임인 미리내가 지난달 25일부터 27일까지 지리산탐사를 다녀왔다.
천안·아산 환경운동연합(환경연합) ‘미리내’에 가입해서 활동한지도 벌써 5개월이 다 돼간다.
고등학교 시절 나름대로 보람 있고 알차게 보내고 싶어 친구의 권유로 시작해 모든 것이 낯설게 느껴진 게 바로 엊그제 같은 데 벌써
1학기가 다 지나갔다.
정말 하루하루 바쁘게 달리고 있으면서 처음 입학할 때 가졌던 새로운 마음, 모든지 할 수 있을 것 같던 자신감에 가득 찼던 그런
마음가짐을 지금도 변하지 않고 갖고 있는지에 대해 회의가 들고 있던 지금, ‘환경운동 연합 지리산 탐사’에 참가했다. 지금까지 나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생활하는 데 새로운 마음으로 뭐든 지 열심히 할 수 있는 자신감을 되찾아 오리라는 마음으로 참가했다.
이번 지리산 탐사에 참가하게 된 미리내 회원들은 환경연합 서상옥 차장님과 대학생 오빠들까지 모두 12명.
천안·부산·대구·서울·진주 이렇게 5개 지역의 환경운동 연합 회원들이 모두 진주에 모여 함께 지리산으로 향했다.
모두라고 해봐야 20명 가까이 밖에 안 되는 인원이었지만 모두 흥분과 기대에 가득 차 있는 것 같았다.
나 역시도 시끄럽고 복잡한 도시를 떠나 한적하고 맑은 공기와 물, 울창한 나무와 야생초가 가득한 그야말로 어머니의 산인 지리산 산자락을
밟고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한껏 들떠있었다. 앞으로 이틀 동안 험한 산을 오르는 힘든 고통을 생각지도 못한 채 마냥 좋았다.
이렇게 시작된 등산은 지난 25일(금) 1시간… 2시간… 시간이 지날수록 너무 힘들고 지쳐갔고 처음의 자신감은 다 어디에 갔는지
점점 오르는 속도가 느려지고, 주위 경치를 감상할 시간도 없이 “자칫하면 앞의 일행을 놓치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으로 힘을 다해
따라갔다. 땀은 주르륵 흐르고, 땀으로 목욕한다는 기분을 실감했다.
그렇게 힘들게 도착한 곳이 ‘세석 평원’. 그곳에서 꿀 맛 같다는 말을 새삼 느낄 수 있었던 저녁을 먹고, 다른 지역 회원들과 얼굴과
이름을 익히자는 취지에서 오리엔테이션을 가졌다.
오리엔테이션이라고 해봐야 늦은 밤에 떠들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해서 서로 자기 소개하고, 자기 지역간의 담소가 고작이어 아쉬웠지만
그러고 보니 다른 지역 친구들과 어색하게 만나 아무 말 없이 산을 올랐고 그때 처음 인사를 나눈 것 같다. 정말 무심하게도.
하늘엔 내가 느끼는 여유만큼이나 별들이 옹기종기 다정하게 모여 있었고,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작은 별들이 수 없이 놓여 있는
것만으로도 마냥 신기했다.
다음 날인 26일(토) 우리는 말 그대로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간단하게 아침을 먹은 뒤 아직 피곤이 풀리지 않은 채 다시 정상인 천왕봉을
향해 올라갔다.
등산이 힘들고 어렵다는 것을 여실히 느끼고 있었던 차에 지금까지 올라온 만큼 더 올라가야 한다는 부담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지만
나 자신과 싸움이라는 생각에 열심히 올라갔다.
가는 도중, 배주린 며느리의 한이 서린 풀이라는 ‘며느리 밥풀’이라는 꽃을 보게 되었다. 사연을 알기 전에는 그냥 아무렇지 않게
지나쳤던 꽃이었지만 알게 된 후엔 신기한 눈길로 그 꽃에 시선이 집중됐다.
그런 찰나에 한명, 두명, 나를 제쳐 올라 갔고 결국 일행 중에 거의 마지막으로 정상에 도착하게 됐다.
정상에 올랐을 때 그 기분이란… 1천9백12m나 되는 산을 스스로 올라갔다는 뿌듯함으로 지금까지 힘들었던 게 모두 한 순간에 사라졌고
기분이 정말 날아갈 것 같았다.
그렇게 정상에 올라간 흔적을 작은 사진 속에 담아두고, 아쉬움을 뒤로한 채 산에서 내려갔다. 내려가는 도중엔 다리에 힘이 풀려 너무
힘들었는데 미리내 오빠가 끌어 주는 바람에 정신없이 끌려 다녔다. 어쨌든 나뿐만 아니라 전국 환경운동연합 회원들 모두 무사히 산행을
마칠 수 있었다.
그 날 우리는 녹초가 된 지친 몸을 이끌고, 지리산 근처에 있는 ‘실상사’라는 절에서 하루 묵게 되었다. 그 곳에서 저녁을 먹은
뒤 지역 간에 웃고 떠들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좀 전까지 피곤함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너나 할 것 없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늘여 놓고, 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모두가 함박
웃음이 가득 찼다.
하지만 절에서 묵는 것이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없어 서로간에 많이 친해지지 못한 아쉬움을 갖고 잠자리에 들었다.
27일(일) 지리산 일정의 마지막 날을 알리는 해가 밝게 떠올랐다. ‘마지막’이라는 말이 왠지 모를 아쉬움을 가져다 주는 것처럼
이 곳에서의 마지막도 나에게 큰 아쉬움을 가져다 주었다. 시원섭섭하다고 해야 할까?
그런 마음을 한쪽에 담아둔 채 도법 스님의 말씀을 끝으로 우리의 2박3일 일정은 무사히 모두 끝났다.

자연은 베풀고, 사람은 파괴하고
순간 이익에만 집착말고 후손에게도 소중한 산림 물러줘야

도법 스님 말씀 중에 이런 말이 있었다. “환경이 무엇이냐?”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당황스러웠고, 말문이 막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도법스님이 말을 이으셨다. “환경은 곧 나다”. 그것은 나를 보호하고 지켜야 하는 것처럼 환경도 보호하고
지켜야 되는 것이라는 뜻이 담긴 말이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너무 부끄러워 한참 동안 생각에 잠겼다. 나름대로 환경에 관심있고 그렇기 때문에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환경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그것은 아무것도 모른 채 무작정 공부하는 것과 다름없다. 만약 내가 이번 ‘지리산 탐사’에 참가하지 못했다면 아마도 여전히 환경에
대한 막연한 생각을 갖고 활동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 기회가 나 자신에 대한 자신감도 되찾고, 환경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 됐다.
또 한가지 내가 지리산을 갔다오면서 크게 느낀 점은 산은 우리에게 맑은 공기와 물, 아름다운 꽃과 나무 등으로 한없이 베풀기만
하는데 사람들은 받기만 한다는 것이다.
아니, 오히려 점점 더 파괴해가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순간은 이익이 될지 모르지만 결국 인간에게 다시 되돌아오게 될
것이다.
아무 문제가 없을 것 같이 아름다운 지리산도 뒤에선 항상 ‘보존해야 한다’는 환경단체와 ‘개발해야 한다’는 사람들 간의 팽배한
논쟁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벌써 도로 포장으로 산사태의 위험에 노출돼 있고, 댐 건설·케이블 카 설치 등을 주장하는 사람들,
야생동물을 마구 잡고, 식용식물을 채취하는 사람들로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실정이다.
사람들이 순간의 이익에만 집착하지 말고, 지리산을 미래의 후손에게도 물려줘야 하는 소중한 산림으로 인식했으면 좋겠다.
또한 이기심을 버리고, 모든 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휴양지로서 남을 배려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텐데. 조금의 훼손도
없이 자연과 생명이 그대로 살아있는 지리산이 영원히 지속됐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을 가져본다.

* 글 : 박소영 (복자여고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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