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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추천도서]닮은꼴 영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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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박현철 (월간 함께사는길 편집국장)

개를 싫어한다. 고양이? 물론 고양이도 싫어한다. 온갖 애완의 이름으로 선호되는 가축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것들은 사람에게
가야 할 애정을 중간에서 가로채 살아가는 기생들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니, 사실은 그 정도로 분명한 인식에까지 이르지도 못했다.
그저 그들을 무시하거나 그들에게 무관심했던 것일 뿐. 나는 이해하지 못했다. 기르던 개나 고양이의 죽음에 대해 육친과의 사별
이상으로 슬퍼하는 사람들의 성정을. 그것은 그저 기괴한 애정과잉이거나 출구를 잘못 찾은 병리적 집착의 소산이라고 생각해왔다.
나는 왜 애완동물들을 사랑하는 그 많은 사람들이 세상의 그지없이 불쌍한 저 수많은 사람들에게 그리도 무관심할 수 있는가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다.

사실일까. 동물을 사랑하면서 사람의 불행에는 눈을 감는 것이 애완동물 애호가들일까.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면 그는 사회적 편견에
기대 객관적인 판단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애완동물들을 기르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존재에 공감하고 좋은
관계’를 맺는 학습능력이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애완동물을 위한 일뿐 아니라 ‘사람을 위한 일’에도
열성적으로 참여한다. 그들은 자신의 재산을 사회를 위해 나누거나 미래세대를 위해 오늘의 환경을 지키는 일에 자기를 헌신하는,
사회적 참여에 자발적인 사람들이기 쉽다. 왜냐하면 이타적인 애정이란 근본적으로 특정한 하나의 대상을 향해 수렴되는 소아적인 것이기보다
더 많은 존재를 위해 개방되는 대승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그를 사랑하면 ‘그’에게만 관심이 가는 게 아니라 ‘그를 둘러싼 모든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때문에 자신을 닮은 영혼과 동거하는 사람들은 환경을 생각하고 생명 일체를 존중하는 사람들이기 쉽다.
<닮은꼴 영혼>을 쓴 수의사 앨런 쇼엔은 그렇다고 믿는다.

도서출판 ‘에피소드’가 내놓은 앨런 쇼엔의 책, ‘닮은꼴 영혼’의 원제 Kindred Spirits는 최근 한국을 방문한 틱낫한
스님의 글에서 따온 것이다. <닮은꼴 영혼>은 침술과 동종용법 등 전통 수의학 이외의 대체의학을 수의학에 받아들인
한 수의사의 도전에 관한 이야기이자 인간과 동물의 상호치유에 관한 기록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기록들은 마침내 임상사례집의
핍진성을 넘어 인간과 자연에 대한 총체적 이해로 상승한다. 만일 당신이 습관처럼 동물들에게 밥을 주고 가슴을 뜨겁게 하는 일말의
감동도 없이 그들을 껴안는 사람이라면, 또는 무시와 오해로 그들과의 관계를 사시로 바라보는 사람이라면 부디 일독을 권한다. 전력을
다해 사랑하고 사랑받는 관계, 완전한 이해와 자발적인 헌신이 일상화된 관계에 대한 ‘실제했던 또는 실제하는 사례’들은 마음을
움직인다. 책을 덮을 때쯤 닮은꼴 영혼과의 동행에 초대받았다는 사실에 감사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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