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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산 지킴이아저씨가 환경마라톤 참가하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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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3일 서울
월드컵공원에서는 ‘UN이 정한 세계 물의 해 기념 환경마라톤대회’
있었습니다.
환경을 생각하며, 한때는 쓰레기 산이었던 월드컵공원 일대를 뛰는 것이었지요.
하프코스를 뛰었냐구요? 전 평소 운동부족으로 무리스러울 것 같아 3km 맨발걷기에 참가하기로 했습니다.

난지호수를 지나 오솔길을 산책하는 3km 맨발걷기코스는 참가한 가족들이 봄내음을 물씬 맡을 수 있는 기분좋은 산책로였습니다.

흐드러지게 핀 산수유와 새싹이 피어난 나무들은 걷고 있는 참가자들과 이미 친구나 다름없었어요.
맨발로 옹기종기 모여 엄마, 아빠를 따라가는 아이들이 모습은 너무나도 순수해 보였습니다.
마침 지난밤 내려앉았던 안개는 말끔히 거치고 하늘은 봄햇살에 눈부시도록 아름다웠습니다.

출발전부터 눈길을 끌었던 것은 저마다 피켓을 들고
‘새만금살리기, 생명의 소리’ 구호를 외치는 수녀님들과 가족 회원분들의 모습이었는데요.

“갯벌을 살리자”
“바지락을! 살리자!”
“도요새를!! 살리자!!”
“갯지렁이를 살리자”

산책로 아스팔트 바닥을 걷는 수녀님들은 마치 새만금 갯벌위를 걷듯 살포시 한발 한발 내딛고 있었습니다.

새만금을 외치는 무리 뒤로 휠체어를 타고 천천히 따라오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우린
완주만 하면 돼…’
장애우문제논의연구소에서 나온 채희중씨는 “날씨도 좋고 같이 나온 친구들과 좋은 추억을 남겼으면 좋겠다”며 환한 미소를
보이더군요.

앞에서 들려오는 웃음 소리에 무슨 재미난 일이 생겼나 싶어 달려가 보았죠.

신한은행팀에서 응원차 왔다가 우연히 참가하게 되었다는 여사원들이 갑자기 신발을 벋기 시작했습니다.
“가위…바위…보…”
어릴적 마냥 재미있었던 ‘짐 몰아주기’를 할려던 모양입니다. 가위바위보에서 진 한 사람이 다른 사우들의 신발을 모두
챙기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3km 맨발걷기는 행복한 웃음과 따스함으로 가득찬 산책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날 맨발걷기코스 참가자 중에는 마냥 행복하게만 보이지 않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월드컵 공원과 가까운 성산동에서 온‘성미산을 지키는 주민연대모임’ 사람들.
그들은 초록빛 색지로 만든 성미산 모양의 모자를 쓰고 코스를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7년간
성산1동에 살았다는 주창복씨는 “내 아이들이 타잔처럼 뛰어놀던 곳이 그곳, 성미산인데…”라며 한숨을 쉽니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에서는 산을 기습적으로 벌목시킨 것도 모자라, 배수지로 만들고 콘크리트 위에 조경잔디를 깔겠답니다.
해당구청은 배수지 건설 당위성에 대한 홍보나 여론수렴따위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성미산 지킴이 주창복 아저씨가 이번 환경마라톤에 참가한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환경마라톤 현장에서 성미산 지킴이들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것이죠.

같이 참가한 다른지역 주민들에게 성미산이 얼마나 소중한 산인지, 지금 어떤 고통을 받고 있는지에 대해 알리고 싶었답니다.

무거운 마음을 애써 달래보이시는 주창복 아저씨의 얼굴에서 보이진 않지만 커다란 생명력을 느꼈습니다.
결국 성미산은 주민들의 손으로 지켜나갈 수 있을 겁니다.

성미산 지킴이 여러분, 파이팅!

글/ 조혜진 기자
사진/ 시민환경정보센터 안준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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