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회원이야기

[인터뷰] “게으르고 가난하게 사는 것만이환경을 살리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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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연합
사무총장 선거가 한참 진행중인 2003년 1월 6일, 선거 홈페이지 자유토론방에 눈에 띄는 글 하나가 올라왔습니다.
소모임에서 주최한 후보초청 토론회에 참가한 한 회원이 토론회 감상문과 정책방향을 날카롭게 제시한 글이었는데요, 대다수의 활동가들에게
따끔하고도 애정어린 충고가 되었습니다.
다음은 그 글을 쓴 장용창 회원(환경연합 물사랑 소모임 회원)님과 나눈 일문일답입니다.

Q. 환경연합을 알게된 / 환경연합에 가입한 계기는?
A. 대학교 때 신문을 열심히 읽었는데 참여연대와 환경연합 얘기가 꽤 많이 나왔습니다.
정부를 상대로 싸워서 이기는 것을 보고 우리 나라의 시민운동이 이렇게 발전한 것에 대해 긍지를 느꼈고요, 당시는 공부하던
때라 취직하면 두 단체에서 자원봉사하리라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Q. 물사랑
소모임에서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습니까?

A. 작년 9월에 평화의 댐과, 민통선 안에 있는 내(작은 강)를 보고 왔습니다. 물사랑 팀은
준비하는 주체였고 회원과 비회원들을 참가시키는 것이 주목적이었지요.
젊은 사람들과 함께 평화의 댐 문제에 대해 토론하고 싶었는데, 젊은이들의 참여가 저조해서 은근히 실망하기도 했으며, 회원을 어떻게
환경운동의 주체로 세울 것인가라는 물음을 속으로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참가자 중 대부분이었던 어른들이 아직도 혈기가 왕성하며 매우 합리적이고 이지적인 판단을 하고 있음을 보고 희망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Q. 현재의 회원-활동가 관계에 대한 문제점 / 대안
A. 다소 위험하지만 회원들이 느끼는 주요한 ‘회원 정체성’을 정의한다면 ‘후원자로서의 회원’과
‘활동가로서의 회원’이라는 두 가지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비판하는 초점은 사무총장 후보를 비롯한 환경연합의 활동가(상근자)들이 ‘자원봉사자로서의 회원’을 너무 소홀히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약간 무식하게 얘기하면 ‘환경은 우리 활동가들이 지키겠습니다. 회원님들은 회비만 열심히 내 주십시오’라는 생각을
조금씩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제가 틀렸기를 바랍니다.) 그러다보니 회원들은 직접적인 참여로부터 점점 더 배제되고
있습니다. 물론 애초에 ‘후원자로서의 회원’이기를 원했던 회원은 아무렇지 않겠지만, ‘자원봉사자로서의 회원’이 되고자 가입했던
회원들은 불만을 가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사무총장 후보를 비롯한 활동가들이 ‘자원봉사자로서의 회원’을 소홀히 하게 된 데는 구조적인 원인이 있습니다. 그것은 자원봉사를
조직하는 데에도 활동가들의 ‘활동’이 필요한데 현재로서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간단히 예를 들어서, 어제 가입한 회원이 사무실에
뜬금 없이 찾아와서 ‘자원봉사 하러 왔습니다. 일 좀 시켜 주세요.’라고 말한다면 환경연합에서 그 회원에게 일을 시키기가
힘들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환경연합 사업이 정기적이고 장기적으로 진행되는데, 위와 같은 부정기적이고 단기적인 자원봉사를
사업에 활용하기가 애매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회원들의 부정기적이고 단기적인 자원봉사를 정기적이고 장기적인 환경연합 사업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회원들의 자원봉사를 조직하는 일이 추가적으로 필요하게 됩니다.
제가 바라는 이상(대안)은 각 영역에 있는 활동가들이 각자 회원들을 조직하는 것입니다. 환경연합의 여러 영역-강, 산, 핵발전,
야생동물, 습지 등-을 담당하는 활동가들이 각자 그 영역에 관심있는 회원들을 조직해서 인간적인 친분을 맺고 자원봉사를 이끌어내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활동가들의 업무를 줄이고 회원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활동가들에게 주어야 합니다. 활동가들이 회원과
만나는 것도 ‘환경운동’의 중요한 일부라는 생각을 사무총장을 비롯한 모든 활동가들이 해야 합니다.
좀 더 나아가 활동가들이 회원을 만나는 것은 회원들의 생태주의적 사고와 실천의 수준을 높이는 가장 훌륭한 교육 수단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환경연합의 회원들이 회원에 가입한 이후 그전보다 더 투철한 생태주의 사상과 지식을 갖게 되었을까요?
그전보다 더 투철하게 생태주의적인 삶을 살게 되었을까요? 지금도 환경운동이 쓰레기를 줍는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도 많습니다.-설마
회원 중엔 없겠지만- 회원들의 환경의식도 매우 다양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를 높일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이런 일들은 ‘함께사는
길’을 보내고 이메일을 보낸다고 다 해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활동가들이 회원을 직접 만나고 얘기를 나누어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8만 회원 모두를 투철한 생태주의자로 만든다면 그보다 훌륭한 환경운동이 어디 있겠습니까?

Q. 사무총장 선거에 대한 단상을 말해주세요.
A. 인터넷이 전혀 뜨거워지지 않는 것에 놀랐습니다. 투표권을 등록한 회원들조차 이렇게 조용히
있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회원들이 환경연합에 하고 싶은 말이 분명 많을 텐데-선거와 관련해서든 아니든- 왜 회원들이
침묵하는지 그 원인을 꼭 분석해야 할 것 같습니다.
또한 모든 유권자가 후보의 면면을 볼 수 있는 기회 (예를 들어 대통령 선거 때의 TV토론이나 옛날 선거에서의 대중 집회
등)가 없었음에 놀랐습니다. 단지 지방을 돌며 소규모로 조직했을 뿐이었지요. 특히 유권자로 등록한 어린이들이 후보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라고는 인터넷 홈페이지의 사진 몇 장과 집으로 온 전단지 뿐이었습니다. 어린이들을 유권자로 등록시킨 것이
표 수 늘리기 수단에 불과한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Q. 신임총장에게 바라는 것
A. 이렇게 흥분하면서 얘기를 했는데, 회원정책을 획기적으로 바꾸어 달라는 말씀밖에 무슨 말씀을
드리겠습니까?

Q. 지구환경에 대한 나의 이상
A. 게으르고 가난하게 사는 것만이 환경을 살리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을 적게 하고, 생산을
적게 하고, 소비를 적게 하는, 평등하게 가난한 세상이 제가 바라는 모습입니다.

장용창 회원께서 게시판에 올린 글을 읽었을 때는 논리정연하고 딱딱할거라 생각했는데
전화통화를 하고 메일을 주고받으면서 따뜻한 마음과 환경연합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고싶은 말이 많은 것은 그만큼
기대하는 바가 크다는 얘기이겠죠.

앞으로도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자주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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