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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스런 한바탕 축제 여성대회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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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고 했던가?
혹자는 이 이야기를 들으면 얼굴이빨개지도록 흥분하겠지만 곰곰히
따져보면 그리 성낼 말도 아니다. 여성들이 모이면 시끄럽다.

왜?
그만큼 할말도 많고, 정도 많고, 웃음도 많으니까…
수다에 남녀가 무슨 차이가 있겠냐마는 실제로 문화를 향유하고
즐길 줄 아는 신명은 남자보다 여자가 훨씬 풍부한 것 같다.

게다가 말 많고, 탈 많은 전국의 여성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세계
여성의 날 기념식과 여성대회를 하니, 그 얼마나 한판 소란스럽고
즐거운 자리였겠는가?


대학로에서 열린 여성의 날 기념행사

세계 여성의 날은 1908년 3월 8일, 1만 5천여 명의
미국 여성 섬유노동자들이 러트거스 광장에 모여 10시간 노동제와
작업환경 개선, 참정권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것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날이다. 거의 100년이 지난 지금도 사실 여성에
대한 억압과 소외는 분명 존재하겠지만, 그래도 투쟁의 날을 기념하는
축제의 장으로서 분위기는 그때와는 사뭇 달랐으리라…

이번 여성대회는 이제 까지 닫힌 곳에서 그들만의 축제로 개최되었던
것과는 달리, 열린공간인 대학로에서 차없는 거리를 만들어 진행하였다.
각종 볼거리와 재미있는 이벤트들이 시민의 눈길을 끌었고, 식상한
기존의 행사틀을 벗어난 여성대회는 또하나의 문화공연으로 시민들에게
새봄과 함께 겨울을 벗는 자유를 주었다.

여성대회는 훌륭한 공연팀과 예술가들이 보여주기 위한 공연을 한
것이 아니라, 시골아주머니의 노래도 있고, 아이들의 줄넘기도
있고, 청소년들의 댄스도 있고, 동네 아주머니의 라틴댄스도 있는
전국 노래자랑 같은 문화제 였다. 잘하는 것보다 못하는 것이
더 재미있는 문화공연은 보는 이들이나, 하는 이들의 얼굴 가득히
봄 싹 처럼 풋풋한 웃음이 번지게 해주었다.
공식행사에서는 여성운동의 걸림돌과 디딤돌이 되어준 이들을 선정하고,
가장 열심히 한 여성단체에게 여성상을 시상하였다. 올해는 여성
매매춘 현장에서 그녀들의 인권과 복지를 위해 열심히 싸운 ‘한소리회’가
영광을 안았다. 시상 후에는 모두들 우스꽝스런 복장을 하고,
거리 가장행렬을 하였다.


환경연합 여성위원회의’어머니지구’행진

여기서 우리 환경연합 여성위원회는 생명의 빛깔인 노란색 천과
초록색 모자를 쓰고, “어머니지구”라는 간결한
캐치프레이즈를 들고 행진을 하였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행진이었다.

하루 종일 웃고 즐기며 벌였던 행사를 어떻게 다 설명할 수 있을까?
더군다나 이 어눌한 글솜씨로 어찌다 설명할 수 있을까? 그저
내년에는 같이 가보자는 말 외에는…
얼마 전 개복동 화재 사고로 노예매춘을 강요받던 20대 여성들이
사망한 것 뿐 아니라, 많은 여성들이 지금도 일터에서 가정에서
거리에서 억압받고 소외당하고 있다. 하지만 여성의 문제는 여성만의
문제, 혹은 어떤 개인의 문제로 치부되거나, 중요하지 않은 문제로
희석되어 버리고 만다. 환경에서도 사회에서도 여성은 세상의 반임과
동시에 주체이다. 우리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요구하지 않는다면,
어떤 문제도 해결될 수 없다. 우리는 한사람의 여성이고, 여성의
남편이고, 여성의 아버지이다. 즐거운 여성대회를 마치고 돌아오는
쌀쌀한 봄바람은 아직도 우리가 해야할 일이 많다는 것을 알려주는
긴장감 있는 바람이었다.


: 공익환경법률센터 문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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