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회원이야기

아름다운 생명의 날개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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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라는 것은 마음을 설레게 한다. 더군다나 야생동물을 볼 수 있다는 덤이
생기면 더 이상 바랄 일이 없을 것이다. 오늘은 날씨가 맑아 나가기 아주 좋은 날이다. 마침, 이런 좋은
날에 <하호>회원들과 자유로 주변의 독수리를 보러가기로 하였다. 독수리… 동물원에서나 있을법한
새이고, 내 주변에서 찾아보기 힘든 새라고 느꼈었는데 서울근교에서 날아다니고 있다니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평소에 늦게 일어나던 나였지만 이번만큼은 늦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한 터라 남들보다 일찍 약속장소로 나갔다.
가기로 한 회원수가 별로 없어서인지, 나처럼 밤을 설쳤는지는 몰라도 금새 다 모였다. 그럼 드디어 출발!

차를 타고 가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 간사님. 우리가 가면 독수리를 정말 볼 수 있을까요? “
하니
” 글쎄요. 있겠죠. “
라고 말씀하시며 나의 궁금증을 풀어주지 않으셨다.

자유로에 인접한 것일까? 하늘을 바라보니 까만 점들이 군데군데 보인다. 언뜻 보기에는 까마귀처럼 보였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몸집이 제법 크다. 독수리다! 심장이 쿵쾅거린다. 재빠르게 갓길로 차를 세웠다. 나는
차가 서자마자 차문을 열고 쌍안경을 독수리가 있는 방향으로 돌렸다. 날개짓을 거의 하지 않고 바람을 타고
비행하는 것 같았다. 차근차근히 모양새를 관찰하니, 날개가 지금까지 보았던 새들의 모양과 다른 직사각형이었다.
왜 직사각형일까? 혹시 다른 새들보다 높이 날기에 날개의 표면적이 많이 필요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늘 높이 날고있는 독수리를 보며 멋지다. 라는 말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여기서 또 다른 궁금증이
생겼는데, 어른이 된 독수리가 양 날개를 쭉 뻗으면 3미터정도가 된다고 한다. 그런데 나의 눈으로 보기에는
날개를 폈을 때 길이가 1미터에서 1미터 50센티미터 정도로 보였다. 아마도 다른 새들과 달리 너무나도
높게 날고 있어서 그렇게 보인 것 같았다. 독수리를 웅장함에 빠져 넋을 잃고 구경하고 있는데 동물원의 갇혀있는
독수리가 생각이 났다. 이렇게 비행을 하며 자유를 누리고 있는 이 곳 독수리들에 비해 좁은 우리에서 답답하게
지내야한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들도 자유롭게 날고 싶을 터인데 날지못하는 마음이 얼마나 괴로울까.
다시 차를 타고 20분 정도를 더 가서 어느 공터에 내렸다. 그곳은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있었고, 철조망너머에는
하천이 보였다. 그 하천에서 우리는 오리 떼를 발견 할 수 있었다. 먹이를 잡기 위해 고개를 물 속에 넣고
궁둥이를 하늘로 솟게 하여 마치 다이빙하는 모습이 너무나 귀여웠다. 우리는 카메라 셔터를 계속 눌러댔고,
셔터소리가 오리들이 들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새들은 민감하다. 주위에 자신들과 다른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느꼈는지 일제히 날아올랐다. 그 순간 더 보고싶었던 오리들이 날아간다는 것에 아쉽기도 했지만
오리 떼의 힘찬 날개짓에서 무한한 생명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전에 간사님의 도움으로 <위대한 비상> 이라는 영화시사회를 간 일이 있다. 물론 영화의 주인공들은
새다. 대사가 없지만 새들은 날개짓으로 자신들이 무슨 내용을 표현하려 하는지를 알려준다. 생존을 위해서
수천 킬로미터를 비행한다. 새들을 보면서 날개짓은 그들의 생명과 같다고 느껴졌다. 영화에서 본 감동적인
장면을 똑같지는 않지만 실제로 접하고 나니 더욱 감회가 새로웠다. 이런저런 감상에 빠져들어 있을 때쯤,
머리위로 재두루미 한 쌍이 지나갔다. 두루미를 실제로 보기는 처음이다. 두루미를 본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정말 예쁘다. 별명을 하나 지어주자면 새들의 여왕이라 붙여주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고귀함과 우아함이
가득 배어있기 때문이다.

도로변
옆에 있는 갈대 숲이 많은 들판에서 부스럭하는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고라니다! 고라니가
우리에게 긴장하지 않도록 차안에서 숨죽여 바라보았다.

관찰하는 것이 어찌나 재미있던지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벌써 다 되었다. 차를 서울방향으로
돌려서 가는데, 도로변 옆에 있는 갈대 숲이 많은 들판에서 부스럭하는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궁금해서 차를
세우고 자세히 보니 고라니가 아닌가! 이렇게 고라니를 가까이서 보니 꿈만 같다. 우리는 밖으로 나가지 못한
채 숨을 죽이며 구경을 하였다. 밖으로 나갔다가 고라니가 도망갈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였기 때문이다.
고라니는 사슴보다는 덩치가 작고 더 통통하였다. 다행히 먹이 먹는 일에 열중하고 있어서 우리를 발견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문득, 고라니는 털가죽 한 벌로 겨울을 지내고 있는데 춥지는 않을까? 아무리 가죽이라지만 추워 보였다.
나의 이런 약간 엉뚱한 생각으로 회원들의 웃음보가 터졌다.


철새들의 낙원인 밤섬.
자연은 인위적으로 가공하지 않았을때 홀로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돌아간다.

예상보다 서울에 일찍 도착하였다. 이렇게 일찍 돌아가기 싫은 마음에 서강 대교를
들렀다 가기로 결정하였다. 서강 대교 밑으로는 밤섬이 있다. 그곳은 서울에서 새구경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곳이다. 우리가 서강 대교로 올라가서 다리중간정도에 위치하였을 때 머리색깔이 녹색인, 화려하게 화장한 듯한,
청둥오리 떼가 눈에 띄었다. 언제 봐도 색깔이 참예쁘다. 또한 까치 떼를 보았다. 예전에 까치를 보았을
때는 대충 보고 그냥 지나쳐 버렸었다. 그런데 쌍안경으로 자세히 보니 검은색과 흰색깃털의 조화가 너무 잘
어우러져 있는 잘생긴 새였다. 내 주변에 이런 멋진 새가 있었는데 그동안 무덤덤하게 지나쳐버렸던 일이 많이
후회가 되었다.
이번 탐사는 다른 탐사 때보다 많은 구경을 할 수 있었다. 또한 새들에게서 그야말로 <아름다운 비행>을
발견할 수 있었고, 그들의 강하고 멋진 생명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뜻깊은 여행이었다.

글 : 양홍희
(환경운동연합 동물사랑소모임 ‘하호’ 회원)

소모임 ‘하호’는 ‘하늘다람쥐에서 부터 호랑이까지’의 약자로 동물원의 동물복지와 야생동물보호운동, 모피반대운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습니다.
동물사랑에 관심있는 회원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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