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회원이야기

포동포동 쏘세지처럼 자라는 우리 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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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자연분만 하리라.
반드시 젖을 먹이리라.

하며 10개월을 보냈다.
그리고 예정일 전날 오전 3시 진통이 시작되었다. 15시간 후 아이는 그렇게 굳게 다짐하던 데로
자연분만으로 태어났다. 이뻣다! 진통의 아픔과 출산의 행복도 잠시 아이와 간호사, 의사, 부모님,
아이의 이모들과의 싸움에 들어갔다.
간호사와의 신경전…
출산 후 바로 먹이는 분유를 먹이지 못하도록 부탁했다. ‘뭐 이런 엄마가 다 있어’ 하는 표정를
굳이 감추려고 하지 않는 모습에서 난 좀 당황했다. 그처럼 아직 병원에서도 모유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것이다.
아이가 회복실로 오자 기뻐하는 가족들 앞에서 처음으로 아이에게 젖을 물려 보았다. 아이는 잘
빨았다. 그러나 젖은 나오지 않았다. 배고파하는 기색이 있을 때마다 보리물을 먹였다. 첫 하루
아이는 울지도 않고 밤과 낮을 지냈다.

그런데 둘째 날, 아이가 조금씩 보채기 시작했다. 부모님의 얼굴은 노기를 띠기 시작했고 분유를
먹이라고 하셨다. ‘왜 이렇게 별나게 살려고 하느냐고…’ 하지만 결국 부모님은 나의 결심에
동의하시고 미움을 가져오셔서 먹이는 조건으로 타협 하셨다. 힘든 하루를 보내고 밤이 되었다.
아이는 계속 울고 보채며 나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때가 나의 결심이 흔들리는 위기였다. 뜬눈으로
밤새 안고 어르고 달랬다. 아이에게 말도 열심히 했다. 널 건강하게 키우려고 하는 거라고 엄마
마음을 알아달라고…
그렇게 힘든 밤을 보내고 날이 밝자 아이는 많이 지쳤는지 잠이 들었다. 그리고 퇴원을했다.

젖이 나오기 시작했다.
집에와서도 걱정은 끊임없었다. 젖이 부족할꺼라는 의사의 말이 있었기 때문에 남편과 가족들은 은근히
분유를 좀 먹이는게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조심스럽게 해왔다. 단번에 거절하였고, 부족한데로 계속
먹이면서 나도 젖 마사지를 열심히 하면서 미역국을 수시로 먹었다. 다행스럽게도 젖은 점점 많아져
아이가 먹으며 잠들 수 있을 정도로 젖의 양은 늘어갔다.
아이는 아무 탈 없이 3개월이 지나고 백일이 되었다.
‘젖이 물젖이네.’ ‘아기가 설사를 하네.’ 이런 말을 듣고도 계속 젖을 먹인 아이는 백일쯤엔
살이 올라 있었다. 오동포동 쏘세지처럼
그리고 출근.
출근은 또 한번의 위기가 되었다. 출근하기 일주일 전부터 아이에게 젖병에 먹이는 연습을 했다.
물도 수저로 먹였기 때문인지 젖병에 먹으려고 하지 않았다.

일주일을 계속 연습 시켰지만 잘 적응하지 못 했다. 내가 출근을 하면서 집에서 친정어머니는 아이와
전쟁을 했다. 아이는 배가 고파도 젖병으로 먹으려고 하지 않았다. 그래서 억지로 재우고 잠든
사이 젖병에 모유를 넣어 먹였다고 하신다. 3일째 되는 날 아이는 잠도 자지 않고 울고, 보챘다.

결국 어머니는 아이를 안고 사무실에 오셨다.
젖을 먹이니 아이는 잠을 자기 시작했다. 그 날 이후 아이는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젠
젖병에 먹는 젖도 엄마 얼굴을 보며 먹는 젖도 잠을 자는 채로 먹고 있다. 그리고 아이는 엄마를
알아보고 젖을 먹고 있다가도 눈을 뜨며 방긋 웃는다.
아침 출근 전, 최대한 늦게 젖을 먹이고 점심에는 도시락을 먹고 남는 시간에 젖을 짜서 모유팩에
넣어 냉동시킨다.
퇴근 후에는 최대한 빨리 집으로 돌아와 젖을 먹이고 있다.
반복되는 하루가 힘들게 느껴질때도 많다. 그러나 모유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계속해
나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남편, 부모님, 동료들의 도움이 없다면 계속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제까지 보아주고 격려 해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글 : 이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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