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순환 활동소식

자연을 닮은 사람들과 함께 한 남한강으로의 착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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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강으로 착한 여행을 떠나는 날. 댁이 일산임에도 불구하고 박영숙 전 여성재단 이사장님의 가장 빠른 도착을 시작으로 우리는 착한여행의 여정에 올랐다. 지구를 살리는 착한여행은 대중 교통으로 여행하고 걷기와 자전거로 즐기는 여행, 지역먹을거리와 함께 하는 여행, 전자제품없는 여행, 일회용품 없는 여행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남한강의 비경을 걷기를 통해 가슴으로 만나는 이 여정은 진정 지구도 살리고 남한강도 살리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기획되었다.


이 여정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참석하였다. 4대강과 같은 사회현안에 기독교계의 목소리를 대변해오신 안상님 여성교회 목사님, 시민사회 영역의 대표주자 남윤인순 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님, “나는 직업이 의사다. 이렇게 개량한복을 입고 있으니 여러분들은 한의겠거니 하겠지만 난 여러분들 기대와 다르게 양의다”라고 하셔서 우리를 유쾌하게 해 주신 양길승 녹색병원장님,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이 즐거우신 강서양천 환경연합 선상규의장님과 강남서초 환경연합 이재석의장님 그리고 회원여러분들,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정책 마련에 관심 많으신 제종길 도시와자연연구소장님, ‘7월 26일은 걷기와 친구해볼까’ 라며 와 주신 윤정숙 아름다운 재단 상임이사님, 제주에서 서울로 여름 휴가를 오신 중에 함께 하신 조은덕님, 환경단체와 첫경험이신 이정심님, 한달전의 약속과 기억을 잊지않고 와 주신 양은정님, 이 분을 빼놓고는 한국환경현장의 역사를 이야기할 수 없는 SBS 박수택기자님, 처음 만남이었음에도 남한강행 제안에 흔쾌히 응해주신 러시아출신 국민대 박사과정의 바딤님까지. 재미있는 소개를 차안에서 마치고 남한강에 도착하자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신 분들은 신륵사 주지 세영스님, 여주 환경연합 이항진 집행위원장님, 정귀영 집행위원님, 강길 박희진국장님이었다.

전화드릴때마다 “남한강을 따라 걸어보는 것. 그것이 진짜 환경운동이야”라고 말씀하시던 세영스님은 “여러분은 오늘 진짜 맛나는 환경운동을 체험하실 겁니다.”로 우리를 환하게 맞아주셨다.   


 



▲ 남한강으로 떠나는 착한 여행객 모두가 함께    ⓒ환경연합



▲ 무탈한 여행과 남한강 모든 생명들의 평화를 기원하며     ⓒ 환경연합 


오랫동안 여성, 환경, 평화 분야에서 후배들을 이끌어주신 박영숙 선생님은 “소통되지 않는 사회에서 외로움을 극복하고자 강길걷기에 나섰다. 강길걷기를 통해 강이 하는 이야기를 겸허하게 듣겠다”며  여행에 임하는 소감을 말씀해주셨다.

남한강 본류의 유역면적은 12,344㎢, 유역평균폭은 34.05㎞. 이중 여주군내의 구간으로는 이포대교부터 섬강합수부 지점까지 약 35㎞. 우리의 오늘 일정은 우만이 나루터부터 해돋이길까지 총 13km의 여정이다. 


우만리 나루터의 넓은 느티나무를 보며 우리사회 소통을 생각하다

출발은 우만리 나루터에서 시작되었다. 우만리 나루터는 땔감을 구하러 강천으로 가는 주민들이 주로 이용했다고 한다.  1972년 홍수로 없어지기 전까지 음력 정월 보름이면 우물 3곳에서 남한강물을 떠다가 지은 밥을 날이 밝기 전에 강으로 흘려보냈는데 용왕신을 배불리 먹여 사고를 막고자 하는 액땜이었단다.




▲ 성인 다섯사람이 둘러싸야 할 정도로 넓은 우만이 나루터앞 느티나무.
우리사회의 소통도 이만큼만 하여라.   ⓒ 환경연합

구영동고속대교를 지나니 남한강의 사행천이 우리의 눈을 사로잡았다. 사행천옆의 습지들 역시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죽어가는 강을 살리기 위해 시작한다는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 그런데 눈앞에 펼쳐진 진실은 죽은 강이 아니라 살아있는 강이었다. 이러한 사행천과 천변 습지를 콘크리트로 뒤덮는다니 정책결정자들의 자연을 바라보는 안목이 지나치게 비뚤어져있거나 아니면 특정이익집단에 이익을 주려는 의도가 아닌바에야 이 사업을 국가사업으로 기획한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 사행천의 건강한 습지 생태계. 주요 정책결정자들은 이런 강이 죽었단다.  ⓒ 환경연합


▲ 우리의 4대강은 보존을 위해 지키는 수준을 넘어서 이젠 위기에서 구해져야 한다. ⓒ  환경연합

사행천을 지나 바위늪구비 습지를 걸었다. 남한강의 중하류지역으로 본류와 주변의 지류를 따라 공급된 토사들이 퇴적된 이곳은 멸종위기2급인 단양쑥부쟁이 서식지가 분포하고 있으며, 멸종위기2급인 표범장비뱀의 서식이 확인되는등 생태적 가치가 높은 습지이다. 강변을 따라 걷는 길은 더 없이 즐거웠다. 돌맹이와 물속의 자갈을 만나고 새를 만나고 나무를 만나고 그동안 도심에서 얻은 스트레스가 모두 풀리는 시간이었다. 강이 뭘까 하고 생각해보니 과거, 현재, 미래를 연결시키고 세대를 연결시키고 도시와 농촌을 연결시키며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키는 우리가 진정 원하는 소통의 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나무, 풀, 새 그리고 자연에 흠뻑 빠진 사람들.   ⓒ 환경연합
 
 


▲ 박창근님의 물찬제비 자세가 매우 인상적이었던 물수제비 대회  ⓒ 환경연합
 


▲ 손잡아 도랑도 건네주고… 일상이 오늘만 같아라.  ⓒ 환경연합

바위늪구비 습지를 지나 강천매운탕에서 맛있는 뷔페식 점심식사를 했다. 오전에 강에서 다슬기를 채취하여 아욱국에 넣었다는 사장님의 말씀에 사람들이 어떻게 강과 조우하고 사는지 알 수 있었다. 
맛이 일품이라는 칭찬이 자자한 가운데 여주가 고향인 이창현님은 남한강을 지키는 다슬기가 될 것을 선언하였다. 강이 있어서 다슬기도 살고 사람도 사는 이 아름다운 관계가 4대강 정비사업으로 불안해진다고 생각하니 우리 모두의 역할이 새삼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흘러라 4대강 ! 힘내라 4대강 !



▲ 준설과 보의 건설이라는 위기를 딛고 꿋꿋이 흘러야 할 4대강.
그래서 우리가 선택한 구호도 “흘러라 4대강 ! 힘내라 4대강 !”이었다.   ⓒ 환경연합 
 

점심 식사를 마치고 걸었던 길은 가장 아름답다는 해돋이길이었다. 해돋이길을 걷는 도중 외래종 가시박이 천변 가득 자라고 있었다. 호박과 비슷해 사람들이 호박이라고 입을 모았지만 사실은 고유종을 죽이는 외래종이었다. 씨를 한번 뿌리면 30년간은 번식한다는 이 가시박 식물은 지나친 번식력으로 인해 천변의 수목들의 목을 감고 올라 목을 조르는 형국이라 대책이 필요한 듯 했다.



▲ 쌈싸먹으면 좋겠다는 말이 나올정도로 호박과 유사한 생태계 파괴중인 가시박 식물.
         생태계나 인간의 삶이나 유사품 주의가 중요하다. ⓒ 환경연합




▲ 해돋이길 중 산길에서 만난 영지버섯    ⓒ 환경연합

산길을 지나니 민초들이 강과 수천년을 소통해 온 흔적들이 여기저기서 보였다. 깨, 콩, 땅콩, 고추 등의 작물들이 싱싱하게 자라고 있었는데 장마에 대파가 귀하다고 하자 밭에서 일하시던 할머니는 대파를 쭉쭉 뽑아 듬뿍 싸 주셨다.




▲ 별거 아닌 것에 무슨 돈이냐며 한사코 손사래를 치시며
대파를 그냥 쭉쭉 뽑아주시던 해돋이길의 할머니  ⓒ 환경연합

도시에서 자란 사람들은 깨, 콩, 땅콩 농작물을 모르니 이것저것 물어보기에 바쁘고 시골에서 자란 사람들은 즐거이 그를 알려주기에 바쁘고….. 그러면서 하루 일정 13km도 훌쩍 지나갔다.
마지막 여정지인 신륵사를 가기 전에 우리가 마지막으로 바라본 강은 세물머리였다. 강원도 원주시 부론에서 발원하는 섬강, 용인에서 발원하여 안정을 거쳐 남한강으로 들어오는 청미천, 그리고 남한강이 만나는 세물머리 지점. 그러나 후손들에게도 대대로 기억되어야 할 이곳도 4대강 정비사업의 시끄러움에서 제외될 수 없었다. 벌써 암반 조사선이 세물머리에서 작업중이었다. 


“여기는 상수원 보호구역입니다” 표지판의 운명은 ?

정부가 하는 4대강 정비사업으로 인해 남한강에는 강천보, 여주보, 이포보 3개의 보가 건설될 예정이다. 2천5백만 수도권 사람들의 식수원인 남한강. 남한강 여주구간 35km길이에 10km지점마다 보가 들어선다고 하니 물이 강에 머무는 시간은 지체되어 식수의 오염은 불을 보듯 뻔하다.

우리의 식수원이 오염된다. 정부는 국민들에게 깨끗한 물을 제공할 권리가 있는데 오히려 식수오염을 부르는 사업을 한단다. 삼척동자도 다 아는 4대강 파괴인 이 사업을 정부는 ‘살리기’라는 용어로 선점해 버렸고 사람들은 국민의 소리를 전혀 듣지 않는 정부에게 희망이 없다며 지쳐한다. 강변을 따라 수만년 지탱해온 뭇 생명이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는 이 사업에 국민의 약 70%가 반대하지만 정부는 4대강 정비사업을 녹색성장의 모델이라며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에까지 홍보한다. 




▲ 4대강 정비사업으로 상수원은 오염될 텐데… 그럼 이 표지판의 운명은 ?    ⓒ 환경연합 


환경운동을 맛나게 체험하고 돌아온  우리 모두에게 신륵사의 맛있는 저녁공양이 기다리고 있었다. 남한강의 여울, 모래톱과 잘 어우러진 신륵사에서 먹는 저녁공양은 13km를 걷느라 적당히 피곤한 우리에게 꿀맛이었다. 




▲ 적당히 피곤했던 우리에게 원기를 준 신륵사의 자연을 닮은 밥  ⓒ 환경연합
 


▲ 신륵사 강월헌에서 4대강의 미래를 이야기하며               ⓒ 환경연합


총 천연 자연색에 모래톱과 여울을 닮은 사람들이 함께 해서 더욱 좋았던 하루.  
때로는 배시시 때로는 환하게 웃어제끼고 때로는 4대강의 미래를 논하는 진지함이 겸했던 하루. 
착한여행객들의 웃음과 걸음과 토론 하나하나에서 본 것은 4대강을 구하기 위한 촛불과 희망이었다. ●



▲ 오늘 하루 우리 마음의 휴식이 되어준 남한강의 전경 – 영원하길      ⓒ 환경연합 


 

– 시대가 주는 답답함이 있지만 강길 걷기를 통해 강을 만나고 사람을 만나고 지역을 만나 희망찾기를 하자는 박영숙님.  

– 강을 지키는 것을 넘어 이제 구하기를 해야한다는 권기붕님.

– 여주가 고향이어서 어렸을때부터 홍수도 자연의 일부라며 운명으로 받아들이신 아버님을 보며 자랐다는 그래서 남한강을 지키는 다슬기가 되겠다는 이창현님.

– 한국인의 정체성은 한국의 산과 강에 있음을 강조하고 산과 강을 지키는 길이 결국 우리의 정체성을 지키는 길이어서 착한여행에 동행했다는 양길승님.

– 우리 강이 불도우저로 짓밣히는 것을 상상도 하기 싫어 눈에 넣으려 왔다는 이자희님.

– 모든 것을 넉넉하게 받아들이는 강의 모습에서 우리사회의 나아갈 길이 보인다는 김종남님.

– 4대강 정비사업을 일제의 한국 주권 유린과 같다고 말씀하신 제종길님.

– 강과 좋은 사람들이 있어 모든 것이 용서되는 하루였다는 김현삼님.

– 어린시절을 보낸 낙동강의 패랭이와 성장기를 보낸 광나루의 망초에 대한 기억을 남한강에서 되살렸다는 조영숙님.

– 가까운 지인들에게 4대강의 아름다움과 4대강정비사업의 부당성을 사명감을 갖고 널리 알리자는 이덕희님.

– 뷔페식 점심도 좋았지만 앞으로 또 올 기회가 있으면 매운탕을 먹자고 하셔서 우리에게 웃음을 선사하신 이영희님.

– 모든 게 새로운 오늘, 그래서 더욱 유쾌했다는 이정심님.

– 4대강정비사업으로 강변 동식물의 사라짐을 안타까워하신 양은정님과 친구 최현선님.

– 충격적인 사회에 살다보니 잊지 말아야 할 사실들도 자주 잊어버리는 우리들이 4대강사업의 문제점도 쉽게 잊을까봐 두렵다는 그래서 그를 잊지 않으려고 강길을 걸었다는 이미경님.

– 삶을 살리고 환경을 살리는 것이 버겁다고 생각하는 위정자들에게 자연과 사람과 삶을 살리는 길이 바로 강을 그대로 흐르게 하는 길이라고 전하고 싶다는 안상님님.

– 계란으로 바위깨기 식이라며 지레 포기하지 말고 계란으로 바위깨는 지속적인 노력이 있어야만 4대강이 지켜질 것이라며 절대 지치지 말것을 주문하는 소홍섭님.

– 남한강에 4대강정비사업의 불도저가 들어오는 순간 수도권 시민들의 식수권은 사라지고 말 거라며 수도권 시민들의 식수권 찾기를 강조하신 여주의 박희진, 이항진, 정귀영님.

–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는 권리는 곧 인권이라며 인권과 환경의 연관성을 말씀하신 김신님.

– 이어지는 물길에서 생명의 길을 보았다는 선상규님.

– 해돋이길 중 산길과 방울토마토가 싱싱하게 자라는 그 길을 좋은 사람들과 다시 걷고 싶다는 홍혜란님.

– 정책결정자들이 시민의 눈높이에서 바라본다면 4대강 사업의 방향도 이미 결정난 것이나 다름없다며 자연과 자주 소통하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라고 말씀하신 홍태식님.

– 굽이굽이 남한강의 모습과 오늘 동행객들에게서 꿈과 희망을 발견했다는 양홍관님.

– 제주의 올래길만큼이나 아름다운 남한강에 많은 수도권 시민들이 왔으면 한다는 제주출신의 조은덕님.

–  강을 파괴할 권리가 누구에게도 없다며 위정자들과 토목계의 반성을 촉구하고 지금이야말로 국민모두가 강지킴이가 될 때라고 강조하신 박창근님. 






      글 : 김춘이 국장(소통협렵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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