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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강, 언제나 거기에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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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한강 강천보 건설 예정지 일대를 바라보고 있는 착한여행 참가자들 ⓒ한숙영


‘남한강으로 떠나는 착한 여행’이라는 문구에서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것은 남한강을 바라보며 여유롭게 걸을 수 있는 길일 것이다. 이 문구만 본다면 걸으면서 사진을 찍고, 강산을 바라보면서 이야기하는 여행의 일반적인 모습을 떠올릴 수 있겠다. 트레킹 코스로 이어진 다리를 건널 때만해도 이번 남한강 여행은 그런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다리 아래로 보이는 구름이 가라앉아있는 남한강과 강 옆에 무성한 나무, 풀은 남아메리카라든가 아프리카 같은 가보지 않은 나라를 상상케 했다. 그리고 드넓게 펼쳐진 그 길을 걸을 생각을 하니 기대로 가슴이 벅차올랐다. 항상 상상 속에서만 그렸던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다면, 누군가의 손이 타지 않은 것 같은 완전한 자연 속에 스스로가 스며들 생각을 한다면, 어느 누구라도 가능한 곳이 바로 남한강 여주 길이다.




▲ 다리 위에서 내려다 본 남한강 전경. 강물에 하늘이 담겨있다 ⓒ정성윤



그러나 본격적으로 트래킹을 시작했을 때 눈앞에 나타난 것은 사람 머리 높이까지 자란 풀과 제멋대로 깔려있는 자갈들이었다. 그것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었지만, 자연 그대로여서 걷기 힘든 길이기도 했다. 넘어지지 않으려고 발 아래만 보고 걷느라 주변의 멋진 풍경들을 제대로 보지 못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여기저기 피어있는 이름 모를 들꽃들을 보거나, 잠시 숨을 돌리며 도도하게 흐르는 남한강을 보고 있으면 힘든 것은 금세 잊혀졌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 최근 발견됐다는 산길은 그전까지 걸어온 길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졌을 정도로 험했다. 남한강을 보러 온 것인지 극기 훈련을 하러 온 것인지 분간을 할 수 없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덕분에 다리 아래에서 막걸리 한 잔을 걸친 참가자들은 기거나 눕다시피 산행을 해야 했고, 그렇지 않은 이들도 바위나 나무 따위를 손으로 짚으며 산행을 해야 했다.




▲ 남한강 모래톱에서 쉬어가는 착한여행 참가자들. 힘든 만큼 휴식도 달다 ⓒ정성윤

내려오는 길이 올라가는 길보다 험해서, 평지로 내려오고 나서는 완전히 지쳐버렸다. 하지만 무성한 나무 사이로 본 아름다운 남한강과 평소보다 달게 느껴지는 잠깐의 휴식은 걸어온 길을 떠올릴 수 있는 여유를 주었다. 신륵사에서 독경(讀經) 소리를 들으며 세영주지스님께서 대접해주신 맛있는 저녁  공양을 한 후에는 강월헌(江月軒)에서 여행의 소감을 서로 나눴다. 그 때 어디선가 불어오는 바람과 어디선가 들려오는 뱃노래는 산행으로 인한 고단함을 씻어갔다. 그 순간 언젠가 다시 찾게 될 남한강이 여전히 이 모습을 하고 있을까 하는, 그리고 오늘처럼 험한 길 위에서 손을 내밀어주고 뒤를 지켜봐주는 사람들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교차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강을 보는 것이 오늘로 마지막이라면 이 여행은 얼마나 잔인한가.

이 여행은 그렇게 어딘가에 있는 사소하고 아름다운 것들에 대한 소중함과 애정을 알게 해준 여행이었다. 그래서 참 고마운 여행이고 또 착한 여행이다.



 

      글 : 장소연(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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