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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운하 이어 안양천·중랑천 운하 추진… 그의 운하 중독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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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강운하-중랑천운하-안양천운하 붉은 색으로 표시된 곳이 한강운하이며,
경인운하에 연결해서 여의도와 용산 터미널까지 여객운항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중랑천운하와 안양천운하와 같이 한강의 지천까지 배를 띄우려는 계획을 발표했다.
출처 : 오세훈 시장의 ‘묘수’, 시민은 이미 다 알아버렸다 – 오마이뉴스


서울시가 23일 한강에 이어 안양천과 중랑천에 7.3km와 4.9km의 운하계획을 발표했다. 경인운하 종점인 경기 김포에서 서울 용산까지를 잇는 15km 한강운하에 덧붙여, 이번에는 한강 지천에까지 수상택시와 수상버스를 띄우겠다고 한다.

 

여의도나 용산에서 고척동 야구구장과 강북의 군자교까지를 수상버스와 수상택시가 다니는 ‘한강지천 뱃길’로 만들어 서울을 파리의 센강이나 베네치아의 물길처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서울시가 계획하는 150인승 수상버스와 8인승 수상택시를 운행하기 위해서는 안양천과 중랑천의 수심을 2미터 이상 유지해야 한다. 또 수상버스나 택시가 한강에서 안양천과 중랑천으로 그대로 드나들 수 있도록 하천의 수위를 한강에 맞추어야 하는데, 이는 두 하천을 점차 깊이 파내려가 상류 지점에서는 각각 5.4m와 5.7m 깊이까지 굴착해야 한다는 뜻이다. 결국 하천 안에 더 깊은 하천을 다시 만들어 그곳에 배를 오가게 하는 셈이다.


한반도 운하 논란에서 나온 문제점 그대로 반복



▲ 하천 굴착에 따른 모양 변화
안양천과 중랑천의 상류지점에서는 각각 5.4m와 5.7m깊이까지 굴착해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억지스럽게 만든 한강 지천 운하는 한반도 운하 논란에서 나왔던 대부분의 문제들을 그대로 반복하게 된다.


[문제1] ‘비싸고, 느리고’ 그걸 누가 이용하나?


우선 이들 수상교통수단을 이용할 사람이 어디에 있느냐는 것이다. 여의도에서 고척동 돔구장까지는 전철이나 버스로 기껏 20-30분이면 이동할 수 있는 거리다. 그런데 운하를 이용하려면, 전철역이나 버스 정류장에서 수상택시 정류장까지 걸어 내려가야 하고, 또 걸어 나와 버스를 타야 한다.


특히 한국의 하천은 유량계수(홍수와 가뭄 때의 수량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에(한강=320) 배를 타는 곳까지 오가는 시간이 만만치 않다. 그래서 서울시는 이들 구간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제공하겠다는데, 그렇더라도 4번 이상 환승하는 불편과 서너 배나 오래 걸리는 시간을 감수할 시민은 흔치 않을 것 같다. 또 현재 상황이긴 하지만 수상택시 요금은 4만2500원(여의도에서 잠실구간)으로 대중교통보다 47배나 비싸다.


[문제2] 지하철 2호선·5호선·분당선, 다 옮기리?


둘째, 한강지천을 운하로 개조할 경우 발생하는 현재 사회기반시설들과의 충돌이다. 서울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운하 건설을 위해 굴착하는 구간에는 지하철 2호선, 5호선, 분당선의 시설이 얕게 위치하고 있어, 운하 건설 과정에서 이들을 모두 옮겨야 한다. 또한 교각이 깊지 못하거나 교각 사이(경간장)가 좁은 군자교 등도 재가설해야 하고, 7개의 인도교도 폐쇄해야 한다. 수요가 불분명한 수상교통들을 위해 서울시민의 대중교통들이 위태롭게 된 셈이다. 


[문제3] 굴착하면 정상 관리 불가능하다


셋째, 안양천과 중랑천을 5.4m와 5.7m 굴착할 경우 하천의 정상 관리가 불가능하다. 홍수 시 붕괴 우려가 있고, 붕괴를 막기 위해 콘크리트 보호공을 설치할 경우엔 비용이 상승하고 생태계가 단절된다. 콘크리트에 뒤덮인 경관은 삭막해지고, 유속이 느려지면서 수질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 서울시는 고도정수처리 등을 통해 수질을 개선하겠다고 하지만, 이는 불필요한 사업 때문에 발생한 예산 낭비의 전형이고, 효과도 확신할 수 없다.


[문제4] 철새 볼 수 있는 곳 거의 사라질 것


넷째, 한강지천 운하계획은 안양천, 중랑천의 철새보호구역을 위협하고 결국 폐쇄시킬 것이다. 서울시의 철새보호구역은 중랑천, 안양천, 청계천 3곳뿐이고, 중랑천과 안양천의 한강 합류지점은 겨울철새 도래지이자 서울시에서 생태축을 연결하는 핵심지역이다. 이곳엔 현재 약 70여 종의 철새들이 찾고 있으며, 멸종위기종인 흰꼬리수리, 매, 말똥가리, 흰죽지수리와 천연기념물인 원앙, 새매, 황조롱이 등이 관찰되는 곳이다. 그런데 이곳을 파서 배가 다니게 할 경우, 이젠 서울에서 철새를 볼 수 있는 곳은 거의 사라질 것이고, 한강의 자연성 회복은 더욱 멀어지게 될 것이다.


[문제5] 지금 군사작전 하나? 행정절차 무시, 사회합의 무시


마지막으로 정상적인 행정절차를 무시하고 사회적 합의를 위한 노력이 없었다. 한반도운하나 4대강 정비사업이나 한강운하가 그렇듯이, 한강지천 운하계획 역시 투자적격심사나 사전환경성검토를 아직 거치지 않았다. 그런데도 오세훈 시장은 조감도부터 발표하면서 2400억 원의 예산을 쏟아 부을 태세다. 단 한 번의 공청회나 설명회도 없이, 전문가나 환경단체들에게 의견발표 기회 한 번 주지 않은 채 전쟁과도 같이 몰아가고 있다. 혹시라도 고춧가루를 칠까봐 군사 작전 하듯이 자료를 관리하고 밀폐했다.


시민들은 오 시장이 왜 이러는지 다 안다



▲ 지천운하 주변 개발 초고층 개발 조감도다.


이해하기 힘들다. 국민들의 운하에 대한 우려와 걱정이 어느 정도인지를 헤아린다면, 오세훈 시장의 막장 계획은 참으로 납득할 수 없다. 하지만 오세훈 시장이 내년 지자체 선거 공천권을 확보하기 위해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에 코드를 맞춰야 하는 상황임을 감안한다면 수긍이 가는 면이 없지 않다. 또 ‘한강르네상스’나 ‘한강 공공성’이라는 고상한 이름을 달았지만, 실제로는 한강변에 초고층 개발을 부추겨 부동산 토목세력의 배를 불리는 데 열심이었던 오 시장의 전력을 기억한다면, 안양천과 중랑천 운하가 왜 필요한지도 짐작이 간다.


지금 오세훈 시장은 ‘한강운하’와 ‘한강지천 운하’를 강행하면서 의도적으로 환경단체들과 갈등을 야기하는 듯하다. 권력의 핵심에게 자신의 충성을 보여주는 장치로 ‘환경단체와의 갈등’을 활용하고 있고, 집값 상승을 기대하는 주민들의 결집을 촉발하기 위한 기획 같다. 참으로 묘수다. 하지만 ‘오 시장의 묘수’를 시민들은 이미 다 알아 버렸다. 오 시장은 이제라도 자중하고 진지해지시기 바란다.





      글 : 염형철 운영위원장(서울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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