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보전 활동소식

“원흥이네 두꺼비와 친구들을 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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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기운이 만연한 원흥이 방죽을 찾았다.
원흥이 방죽은 충청북도 청주시 구룡산 줄기로 둘러싸인 산남동 원흥이 마을에 소재한 작은 저수지이다. 예로부터 복을 가져다 준다는
두꺼비가 살고 있는 원흥이 방죽은 청주의 희망이자 생태계의 보물창고였다. 특히 법정보호종인 맹꽁이는 물론이거니와 이름 모를 들꽃과
들풀, 나무, 새 등이 출현해 자연의 각양각색을 보여준다.
지난해 5월 중순 자연학교 선생님에 의해 원흥이 방죽이 두꺼비의 집단서식지라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청주시민들은 이맘때가 되면 수많은
두꺼비 알들이 방죽에서 부화해 새끼 두꺼비들이 들로 산으로 올라가는 장관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그러나 그 소망도 희미해져간다. 새끼 두꺼비가 발견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지금 그 생명들의 숨소리를 뒤로한 채 도심 속의 전원이었던‘산남3지구’는
포크레인의 굉음과 벌목용 톱날의 시끄러운 소리에 몸살을 앓고 있다.

▲ 청주시 구룡산 줄기로 둘러싸인 산남동 원흥이 마을, 작은 저수지가 원흥이
방죽이다. 택지개발계획으로 벌목이 강행돼 구룡산 능선 주변에는 잘려나간 나무들이 널려 있다.ⓒ 원흥이 대책위

두꺼비 집단서식지에 법원 검찰청사 이전 계획

▲ 공사가 계속 진행된다면 원흥이 방죽 뒤로는 지방법원과 검찰청사가
옆과 앞으로는 아파트 주택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 원흥이 대책위

지난 3월 27일, 원흥이 마을을 들어서는 순간 갈아 엎힌 밭과 논, 벌목으로 발가벗은
산등성이 눈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 높지 않은 구룡산의 줄기가 이 논과 밭을 보듬어 안고 있지만 그 기운은 그리 따뜻하지만은
않다. 그나마 유일하게 초록빛으로 남아 있던 이곳을 인간이점점 회색빛 콘크리트 도시로 물들일 채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94년 청주시와 한국토지공사는 이곳을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했다. 이후 5년내 사업이 모두 진행되었어야 했으나 IMF 때문에
늦춰지다가 2002년 6월, 그 계획이 변경·완성되었다. 청주시는 지난해 10월 산남3지구 택지개발 실시계획을 충청북도로 이관했고
결국 충북도는 2003년 12월 말 실시계획을 승인했다. 앞으로 다음해 12월 31일까지 33만2천여평의 택지개발과 함께 원흥이
방죽 주변과 구룡산 한 줄기에 법원, 청주지방검찰청사 등을 이전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 2002년 공공택지 29만4천㎡가 공급 승인돼 분양이 마무리되었고 이곳에 6천9백여 가구가 들어서 2만여명이 입주할
예정이다.

토지공사 계획대로라면 원흥이 방죽 뒤로는 청주지방법원과 검찰청이 들어서고 앞쪽으로는
상가단지, 단독주택지가 들어선다. 두꺼비의 주요 서식지인 구룡산 쪽으로는 15층짜리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렇게
될 경우 원흥이 방죽의 자연생태계는 철저하게 단절되고 고립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원흥이 대책위 박완희 사무국장 ⓒ 조한혜진

중앙도시계획심의위원회의 심의만을 남겨둔 ‘산남3지구’택지개발계획에 대해 ‘원흥이 두꺼비마을
생태문화 보전 시민대책위원회(이하 원흥이 대책위)’는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원흥이 대책위 박완희 사무국장은 “토지공사의 계획은 두꺼비의 산란지와 서식지 그리고 이동공간을 모두 파괴하고 있다. 두꺼비들이
이곳으로 와 알을 낳을 수도 그 알들이 살아나 산으로 돌아갈 수도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한국양서·파충류연구에 전문가인 심재한 박사가 토지공사의 ‘두꺼비 서식지 연구 용역’을 맡아 결과를 내놓았는데 심박사는
“생태통로를 4m로 하고 대체 산란지인 웅덩이를 3개 만드는 등 생태공원처럼 조성하자”며 주장했다고 한다. 한편, 중앙도시계획위원회는
이 결과로는 두꺼비 서식지 보전 대책이 미흡하므로 두꺼비 이동통로의 폭을 20~30m로 넓힐 것을 주문했다.
두꺼비가 살려면 산란지, 서식지, 그리고 면으로 된 이동공간이 필요하다. 원흥이 방죽은 두꺼비가 산란하기 알맞은 곳이며 실제로
두꺼비 수백마리가 산에서 내려와 원흥이 방죽에서 산란을 하는 모습이 발견되기도 했다.

▲ 방죽 주변을 둘러 싸고 있는 ‘생명의 금줄’ ⓒ 조한혜진

박완희 국장은 “이 두꺼비들이 한 길로만 오는 것이 아니라 사방으로 능선을 따라 내려온다.
상수리나무 군락 아래로 그들이 내려오는 것을 발견했다. 양서류 전문가가 두꺼비의 생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양서류 전문가가 그러한
용역 결과를 냈다는데 이해할 수 없다.”고 전했다. 원흥이 방죽을 왔다간 지율스님 등 여러 지인도 ‘그러면 두꺼비는 못산다’며
토지공사의 계획에 큰 우려를 표했다.
원흥이 대책위는 다른 대안을 제시하는 등 두꺼비 서식지를 지키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우선 두꺼비가 원흥이 방죽에서
산란하기 위해 산을 내려오는 전 과정을 모니터링 하고 정확한 생태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주요 서식지로 예상되는 방죽 뒤편의
법원·검찰청 부지와 아파트 부지 등을 두꺼비 생태공원으로 만들어 두꺼비 서식에 대한 근본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원흥이 마을 두꺼비 살리기 서명인만 4만명 훌쩍~
서식지 지키기 위한 청주시민의 힘

대규모 택지개발로부터 두꺼비 서식지를 지키려는 청주시민들의 노력은 지난해부터 부단히 이어져 왔다.
지난해 5월 두꺼비 새끼들이 산쪽으로 능선을 따라 새까맣게 기어올라가는 장관이 목격된 이후 자연스레 시민과 학생들은 두꺼비 서식지를
지켜야 한다는 데 목소리를 모았다. 6월에는 청주시내 42개 시민사회·환경단체 등이 ‘원흥이 두꺼비마을 생태문화보전 시민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대책위 발족을 계기로 원흥이 지키기 10만 서명운동과 원흥이 자연학교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수많은 청주시민의 발길을
원흥이 방죽으로 이끌었다.

▲ 원흥이 방죽의 모습. 수초사이로 부화를 기다리는 두꺼비
알들이 빽빽히 떠 있다. ⓒ 조한혜진

원흥이 방죽 주변을 둘러보다 보면 청주시민들이 두꺼비 서식지를 지키기 위한 노력들이
곳곳에 묻어나 있다.
방죽을 빙~ 둘러 싼 ‘생명의 금줄’이 원흥이를 지키기 위한 어머니와 아이들의 마음을 보여주고 있고 그 금줄에 걸린 아이들의
편지에는 그들의 소망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두껍아. 두껍아. 나, 창훈이야. 네가 보호되어서 다행이야. 네가 보호되지 않았다면 넌 세상에서 없어 졌을거야. 난 네가 좋아.
행운을 빈다.”
원흥이 마을에 있는 나무에는 각각 노란 이름표가 붙어 있다. 토지공사가 공사 초기단계로 기습 벌목을 강행해 구룡산 줄기의 아름드리
나무들이 모두 잘릴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에 시민들은 ‘내 몸같은 내 나무’라며 이름표를 걸었다.

▲ 생태계의 보물창고라고 할만큼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원흥이 마을은 시민들이게 살아있는 생태 교육의 장이다. ⓒ 조한혜진

한편 대책위는 원흥이 지키기 100인행동단을 꾸려 원흥이 방죽 한켠 느티나무 밑에 천막을
치고 현장 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매일같이 되풀이되는 공사저지 몸싸움을 하면서 외롭고도 힘겹게 원흥이 방죽을 지켜나가고 있다.

또한 주말이면 아빠, 엄마 손잡고 나들이처럼 원흥이 방죽을 찾는 아이들이 늘었다. 작은 손으로 볼펜을 잡고 ‘두꺼비 살리기 서명용지’에
이름을 적어 내려가는 아이들의 모습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원흥이 대책위는 종교계인사들 100명이 참가하는 ‘원흥이 마을 100일 생명기도회’를 지난 4월 1일부터 진행하는 것은 물론
3일부터 오는 5월 31일까지 ‘두꺼비 탐방축제’를 벌여 각종 체험학습 프로그램과 두꺼비 생태학교 등의 프로그램을 마련해 시민들이
참여하는 축제의 장을 벌일 예정이다.

산남3지구에 법정보호종 맹꽁이 서식 확인

지난 3월 27일 오후 5시 30분. 원흥이 방죽에 푹 빠져 있을 즈음, 박완희 사무국장(생태문화연구소 터)이 긴급전화 한 통을
받았다.
“맹꽁이가 나타났습니다!”
박완희 국장을 따라 재빨리 발견 장소로 향했다. 보상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아 다 떠난 원흥이 마을을 지키고 있는 박문규씨가
비닐 하우스에서 초벌작업을 하다 맹꽁이를 발견했다. 울음소리로만 확인되었던 법정보호종 맹꽁이가 이곳 청주 원흥이 마을에서 실제
눈으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산남3지구의 박문규씨가 운영하는 비닐하우스에서 발견된 맹꽁이의
모습. 맹꽁이는 법이 정한 보호종이다. ⓒ 조한혜진

농업경영인 박문규(45. 삼미분장동협의회 이장)씨는 “울음소리는 많이 들어봤지, 이놈
이렇게 생겼구나.”하며 기뻐했다.
물갈퀴가 발달하지 않아 발가락이 나 있는 모습이 영락없는 맹꽁이었다. 땅 속에서 서식하다 잠시 땅 위로 온 순간 인간을 만난
이 맹꽁이는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몸이 부풀대로 부풀어 있었다.
맹꽁이가 한발자욱 뗄 때마다 숨죽이며 이 생명력을 지켜봤다. 원흥이 대책위는 이 맹꽁이의 출현으로 원흥이 방죽과 산남3지구에
보존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산남3지구에는 두꺼비외에도 법정보호종 맹꽁이, 1급수에서만 알을 낳고 사는 도롱뇽, 구렁이 등 다양하고 생태적으로 중요한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산남3지구의 잿빛 먹구름은 가시질 않고 있다. 생명의 숨소리가 들리는 원흥이 방죽 맞은 편 산등성에는 아직도 벌목이
진행되고 있다.

환경연합 활동가의 작은 외침
청주시내 한복판 퍼포먼스

“두꺼비를 살려주세요!!!” “맹꽁이를 살려주세요!!!”

▲ 청주시내 번화가에서 ‘두꺼비를 살려주세요’라고
외치며 행진하고 있는 환경연합 활동가(일어서기)들 ⓒ 조한혜진

지난 3월 27일 청주시내 한복판. 탄핵정국이다, 뭐다해서 정신없고 혼란스러운
거리에 전국 각 지역에서 올라온 환경연합 활동가들이 청주시민들에게 목소리 높여 “원흥이 마을 두꺼비를 살려달라”고 호소했습니다.
‘SOS’라는 빨간 글씨가 새겨진 깃발은 위기에 처한 원흥이 마을의 생명들을 구해달라는 작은 외침이었습니다.
이날 퍼포먼스를 진행하기 전 원흥이 방죽을 방문했던 활동가들은 생명의 젖줄인 원흥이 방죽이 두꺼비에게 또 구렁이에게,
도롱뇽에게, 맹꽁이에게 얼마나 소중한 곳인지를 깊이 이해하고 공감했었죠. 더욱 많은 청주시민들이 두꺼비를 살리는 운동에
동참하길 바라는 마음 간절했습니다.

글/사이버기자 조한혜진

※ 2주전부터 환경운동연합의 네임서버가 특정인의 공격(reverse query)을 받아
매우 불안정 했습니다. 이로 인해 홈페이지 업데이트가 지연되었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양해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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