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보전 활동소식

계란으로 바위를 깨뜨린 육군 도하부대 이전 취소 결정

꽃샘추위가 물러간 3월 20일, 청계산 자락 성남시 금토동에서는 마을 잔치가 열렸다. 국방부가
육군 도하부대를 금토동으로 이전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이후 수년간 부대 진입 반대운동을 펼쳐온 주민들이 올해 1월 초 국방부의
이전 계획 폐기 결정을 받아냈기 때문이다. 큰바위 덩어리처럼 꿈쩍도 하지 않았던 국방부에 맞서 마을을 지킨 주민들은 2000년
실시계획승인처분취소 소송 항소심부터 함께 해온 공익환경법률센터 변호사들과 환경운동연합 등 관계자들을 초대해 기쁨을 함께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

▲축사를 하고 있는 환경연합 최열 대표

군부대 입지 금지 결정은 환경분쟁사에도 길이 남을 역사적 사건

환경분쟁사에도 큰 획을 그은 도하부대 이전 취소 결정은 국방부를 움직여 군부대 이전을 막아낸 전무후무한 일이다. 국방부는 1999년
2월 서울 독산동의 육군도하부대를 금토동 그린벨트 지역에 이전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뒤 2000년 5월 국방·군사시설사업 실시계획을
고시했다. 도하부대 이전 반대운동은 1997년 7월 육군이 금토동을 이전후보지에 포함시킨 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듬해 9월
인근주민들을 중심으로 금토동 군부대 이전저지 대책위원회가 구성되면서 촉발됐다. 1999년 8월부터 환경 시민단체와 연대해 범시민대책위원회가
꾸려지면서 서명운동과 함께 보다 폭넓은 환경보존운동으로 확산되었다.

99년 마을주민의 3분의 2인 300여명이 국방부 담을 뛰어넘어 시위를 벌이다가 다치기도 했고
국회의원, 청와대, 육참총장 등 각계에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결의문과 진정을 보냈다. 특히 주민들은 반대운동에만 그치지 않고
법적 소송도 적극적으로 전개했다. 2000년 서울행정법원에 실시계획승인처분취소소송을 제소했지만 패소한 뒤, 항소심은 환경전문
법률가 그룹인 환경연합 공익환경법률센터에 맡겨졌다. 공익환경법률센터는 김호철, 여영학, 진선미, 윤복남, 선병주, 지기룡, 신병동,
이이수 변호사 등 8명의 공동변호인단을 구성하여 3년간의 소송 끝에 오늘과 같은 승리를 이끌어냈다.

▲감사패를 받고 있는 여영학 공익환경법률센터소장

무소불위의 군 환경정책에 경종을 울린 사례

금토동 소송의 주심을 맡아 온 김호철 변호사는 값비싼 도심의 부대 부지를 팔아 헐값의 대안 부지를 구하는 방법으로 손쉽게 국방자금을
마련하려는 군의 정책결정과정에 일대 경종을 울린 사례라며 국방·군사시설은 환경영향평가서를 제출하지도 않고 사업승인이 가능하도록
돼 있는 관련 환경법규의 개정 등 제도적인 보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안보를 이유로 그린벨트를 지정할 수도 해제할 수도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군도 이제는 법과 협의절차를 중시해야 함은 물론 환경안보도 중시해야 한다는 귀중한 사례를 남기게 된
것이다.

▲”현장검증을 할때가 생각나네요” 3년간의 법정소송을 이끈
김호철 변호사

금토동을 안고 있는 청계산은 산을 즐겨 찾는 서울 시민들에게 익숙한 곳이다. 여러 조사결과 청계산
자락에는 10만종의 토종식물과 여러 종의 희귀식물 군락이 서식하고 있고 산자락을 흐르는 금토천과 그 주변에는 반딧불이와 참개구리
등이 수도권에서 가장 많은 곳 가운데 한 곳으로 꼽힌다. 님비라는 따가운 시선, 주민들의 의견 분열, 지루한 법정공방으로 힘든
시간들이었지만 주민들과 공익환경법률센터 변호사들은 마을을 지키고 청계산의 환경을 후손에게 물려줘야한다는 생각에 힘들고 긴 싸움을
지나 오늘을 맞이한 것이다.

각설이 타령에 통돼지 바베큐로 푸짐했던 마을잔치를 끝내고 오른 청계산은 그래서 더욱 뜻깊은 감동으로
느껴졌다. 우리와 기쁨을 같이 나누려는 듯 청계산 봄바람도 감미롭기 따사롭기 그지없는 날이었다.

정리,사진 / 공익환경법률센터 박화원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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