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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반대 = 좌파’라던 조선의 4대강 비판,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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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14일) 조선일보는 <수질개선비 4조 쓴 4대강, 다른 하천보다 개선 안 돼>라는 기사를 통해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앞서 지난 9일에는 ▲ <감사원, 4대강 감사 “수질목표 크게 미달”> ▲ <4년간 22조 들인 4대강…“문제 많다” 지난달 MB에 보고> ▲ <16개 보 중 9개서 하단 침식…정부 “안전 문제없다”> ▲ <“정부가 수질 예측 잘못”…감사팀, 관계자 다그쳐> 등 네 개의 기사를 통해 4대강 사업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짚어 냈다.  

 

4대강 사업에 대해 오랫동안 침묵하던 조선의 갑작스런 개과천선(?)의 배경을 두고 이래저래 말들이 많다. 인터넷 언론에서는 MB 정권 끝물에 들어서야 4대강 사업을 비판하는 조선의 속셈이 의심스럽다는 식의 해석까지 달고 있다. 사실 조선은 4대강 사업 수질 관련해서는 간간히 문제를 지적해 왔다. 2010년 4월에는 4대강 사업의 찬반 의견 담은 기획시리즈를 내보내기도 했다. 여기에는 14일자 기사를 작성한 조선일보 박은호 환경전문기자의 역할이 컸을 것이다.  

 

조선일보의 환경전문기자는 2009년 11월 환경부가 4대강 사업 환경영향평가 협의 완료 브리핑 때 가장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던 이들 중 하나다. 또한 보수언론 기자로서는 드물게 그해 11월 미디어오늘이 주관한 ‘환경전문기자가 본 4대강 사업 좌담회’에 한겨레 조홍섭 기자, SBS 박수택 기자와 함께 참석해 4대강 사업에 대한 비판적 소신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개인의 소신은 조직의 이익 앞에서 찌그러들 수밖에 없었다. 당시 종편에 사활을 걸고 있었던 조선일보는 MB 정권이 명운을 걸고 밀어 붙이는 4대강 사업에 대해 더 이상 보도하지지 않았다. 얼마 내리지 않는 장마에 콘크리트 댐 시설이 파여 나가도, 멸종 위기 동식물은 물론 20 명이 넘는 사람들이 4대강 사업 때문에 목숨을 잃었을 때도 조선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오히려 4대강 사업의 물리적 공사가 완공될 즈음에는 철저히 정부 입장에 섰다. 

 

2011년 9월 조선일보 박정훈 기획기사 에디터는 ‘4대강 난리 난다던 사람들의 침묵’ 이라는 칼럼을 통해 4대강 사업 덕분에 큰 비가 왔지만 별다른 피해가 없었다는 MB 정권 논리를 그대로 읊었다. 한 발 더 나가, 4대강 반대 진영을 ‘좌파’로 취급하면서 ‘국가 백년대계를 좌우할 4대강 논쟁도 결국 이념 싸움으로 흘러 안타깝다’라고도 말했다. 박정훈 에디터의 칼럼은 MB 정부의 4대강 홍보 책자에 그대로 옮겨져 전국으로 배포되기까지 했다.  

 

4대강 사업의 진실을 외면하고 맹목적인 4대강 고무 찬양했던 언론인은 비단 조선일보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중앙일보 김진 논설위원, 동아일보의 황호택 논설위원 등은 억지 논리로 4대강 사업을 적극 찬동해 왔다. 여기에 경제신문 등은 ‘4대강 사업과 친수구역 사업으로 지역경제가 활성화 될 수 있다’는 황당한 소설로 4대강 사업 기관지를 자처했다. 

 

4대강 사업의 부실에 대해 자발적으로 침묵하던 보수 언론 중 조선일보가 4대강 비판을 시작했다. 조선일보가 어떤 의도에서 뒤늦은 비판을 시작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추측컨대 지난 대선 3차 토론에서 박근혜 당선인의 4대강 문제점 발언의 영향이 아니었을 까 싶다. 박근혜 당선인은 문재인 후보가 ‘4대강사업에 의한 수질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수문을 상시 개방하고, 위원회를 설치해 철거 등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에 ‘비슷한 의견’이라 밝힌 바 있다.  

 

14일 대한하천학회 등에서는 최근 댐(보)에서 추가로 파이핑 현상(댐 바닥 밑으로 물이 세는 현상)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는 4대강 부실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결국 불온한 의도로 시작된 4대강 사업은 부실한 공사만큼이나 앞으로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게다가 4대강 2단계 사업, 친수구역활용에 관한 특별법 등 여전히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4대강 사업의 불행이 ‘과거’가 아니라는 점에서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조선일보의 4대강 비판은 정권이 변해도 개발 세력(토건족과 밀착한 언론 및 정치권력)이 그때그때 옷을 갈아입으며 살아남듯이 철저한 생존 본능이 아닐까 한다. 한반도 대운하 추진에 가장 앞장섰던 연세대 A 교수가 라디오 토론 프로그램에서 4대강 사업에 매우 강하게 비판했다고 한다.  

 

대운하와 4대강 사업은 단지 이름만 다를 뿐이다. 그럼에도 A 교수가 4대강 사업을 비판하는 것은 실패한 국책 사업과 선을 그으며 살아남고자 하는 것이다. 조선일보의 뒤늦은 4대강 사업 비판도 약발 떨어지고 실패한 정권과 선을 긋고자 하는 의도로 해석 될 수 있다. 4대강 사업에 대해 여전히 침묵하고 있는 동아, 중앙 등에 비해 조선일보의 생존을 위한 ‘촉’은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조선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그리 달갑지 많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조선의 변화는 여전히 자사의 이익에 철저히 복무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4대강 사업에 대한 자발적 침묵과 맹목적 찬동이 조선일보의 이익을 위한 선택이었다며, 뒤늦은 4대강 사업 비판도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자연이 소수의 이익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을 생각할 때 조선의 변화는 여전히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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