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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천을 위한 몸짓, “아프냐? 우리도 아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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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래 작가의 공존을 위한 바디페인팅 퍼포먼스

 

 

▲ 4일 바디페인팅 아티스트 배달래 작가는 한국불교전통문화 공연장에서 ‘공존을 위하여’를 화두로 라이브 페이팅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날의 주제는 영주댐으로 훼손될 위기에 처한 내성천. 배달래 작가는 우리 모두의 공존을 위해 내성천을 살리는 방법을 찾자고 호소한다.

 

“붉은 페인트가 뿌려질 때 전율했다. ‘엄마야 누나야’ 노래가 나올 때는 눈물이 났다. 마지막 손 하늘을 향한 손짓에서는 강을 위한 희망을 봤다”  

 

4일 저녁 7시 조계사 내에 있는 한국불교전통문화 공연장에서 열린 바디페인팅 아티스트 배달래 작가의 공연이 끝났을 때 드는 생각이었다. 배달래 작가의 몸짓 하나하나를 담기 위해 어쭙잖은 실력으로 연실 카메라 셔터를 누르면서 두 뺨으로 흐르는 눈물을 느껴야 했다. 그제야 4대강 사업 현장을 조사하던 독일의 베른하르트 교수가 배 작가의 작품을 보고 한 없이 울었다는 것이 이해가 됐다. 

 

이번 라이브 페인팅 퍼포먼스의 주제는 ‘공존을 위하여’이다. 배 작가는 2010년부터 ‘강의 눈물’ 시리즈 퍼포먼스를 통해 생명을 노래했다. 4대강 사업으로 파헤쳐지고 망가지는 강의 분노를 몸으로 이야기 한 것이다. 이번 주제 역시 영주댐으로 강의 본연의 모습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내성천의 아픔을 표현했다. 그러면서도 한층 성숙했다. 지금 현실을 아프지만, 강이 강답게 되살아 날 수 있는 희망을 버리지 말자는 것이 작가의 몸짓이다. 

 

배 작가의 퍼포먼스를 영상으로 봤을 때와 현장에서 직접 봤을 때는 느낌은 확연히 다르다. 대사 한 마디 없지만 30 여 분 동안 배 작가와 배우들(세명의 모델 중 배 작가의 딸도 함께 했다)의 몸짓과 표정에 몰입 된다. 공연 전 배 작가는 바디페인팅용 페인트를 직접 배합한다. 이때가 공연 전 떨리는 심정은 다잡는 시간이라 작가는 말한다.  

 

 



 

공연이 시작되자 내성천의 아름다운 영상이 물결친다. 배 작가는 바닥에 깔려진 순백의 천 위에 천천히 색을 입힌다. 노란색, 파란색, 초록색 등 내성천의 빛깔을 빼닮은 색을 붓으로 칠하고 배우들에게 뿌린다. 그 모습은 평화 그 자체다. 하지만 무대 영상에 포클레인과 영주댐 공사 현장이 등장하면서부터 색이 변했다. 포클레인 삽날에 잘려진 생명에서 피가 튀 듯 붉은 색이 뿌려진다. 배우들이 발버둥 친다. 아니 살아 있는 것들이 신음한다. 

 

내성천을 살려 달라는 ‘SOS’ 영상 이후 무대 위에서는 다시 색이 변했다. 이번에는 깜깜한 어둠과도 같은 짙은 검은색 페인트가 뿌려진다. 모든 색들이 석여 만들어지는 것이 검정색은 어찌 보면 끝도 없는 문명의 종말을 말하는 지도 모른다. 인간의 탐욕에 의한 자연의 죽음을 말한다. 자연이 사라진 곳에서는 사람도 살 수 없다. 무대 위 배우들도 숨을 죽인다.  

 

‘엄마냐 누나야 강변살자’라는 곡이 흐를 때부터 배 작가의 색은 또 다른 격동을 맞는다. 이젠 ‘순화와 정화’를 의미하는 하얀색이다. 천천히 흰색이 뿌려지고 난 후, 색은 어린 생명의 움틈을 말해 주듯 노랑색과 연두색으로 바뀐다. 그러면서 하늘을 향해 손짓과 몸짓을 한다. ‘어리석은 인간들이여, 자연이 죽으면 인간도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해 주듯, ‘우리 함께 살자’라고 무언의 강렬한 몸짓을 하는 것이다. 

 

 

▲ 유기농 펑크포크 가수 사이 

 

공연 후 마이크를 잡은 배 작가는 “우리 시대 공존을 위해 같이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며 내성천의 살길을 같이 고민하자고 제안했다. 내성천 상류에 위치할 영주댐은 올해 중순 완공을 목표로 건설되고 있다. 내성천은 모래강으로 유명한데, 2009년 강호동, 이승기의 1박 2일 팀이 내성천 회룡포의 비경을 소개한 후 큰 관심을 받았던 곳이다. 영주댐이 완공되면 모래강 내성천의 급격한 훼손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 생명을 노래하는 가수 배진아

 

한편 이 날 공연에는 유기농 펑코포크 가수 사이와 생명을 노래하는 배진아의 공연과 생태사진작가 박용훈 선생의 내성천 사진 이야기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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