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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와 쑥부쟁이를 위한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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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류에 편승해 이리 저리 당을 자주 바꾸며, 정치 생명력을 유지하려는 정치인을 흔히들 ‘철새 정치인’이라 칭한다. 새들 중에는 계절이 바뀌면, 즉 철이 되면 살기 좋은 곳으로 이동하는 습성이 있기에 그렇게 비유한 듯하다. 

 


철새 정치인의 대표적 인물은 누굴까 오래 생각하지 않아도 떠오르는 인물이 바로 얼마 전 새누리당으로 입당한 이인제 의원이다. 포탈사이트 네이버에서 ‘이인제’를 치면 연관 검색어 로 ‘이인제 철새’가 나온다. 위키피디아에서도 철새 정치인이라 언급하는 대목이 있다.
 

이익을 쫓는 정치인을 철새에 비유한 것처럼, 흔히 동물을 꺼내 못난 사람과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개 눈에 똥만 보인다’, ‘까마귀가 사촌하자고 하겠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하다’ 등등이 생각난다. 동물의 행태적 습성을 빗대어 인간들을 비꼬는 속담 또는 관용어는 그냥 웃어넘길 수도 있다. 그러나 정작 동물 입장에서는 웃어 넘길 일이 아니다.
 

철새들은 왜 자신이 소인배 정치인들에게 비유될지 불만이 많을 것이며, 사람과 가장 가깝다는 개는 자신이 왜 못난 인간을 욕하는 대명사가 됐는지 이해할 수가 없을 것이다.
 

어제(3일) 김지하 시인이 조선일보에 「한류-르네상스 가로막는 ‘쑥부쟁이’」라는 제목의 특별 기고를 했다. 기고에서 김지하 시인은 우리나라의 문예를 부흥시켜, ‘문화대국’으로 키워가야 하는데, 문화평론가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가 한류-르네상스를 막고 있는 장본인이라 비난했다. 김지하 시인이 말하는 ‘쑥부쟁이’의 의미는 백낙청 교수를 비하하면서 ‘무식하다’, ‘깡통 빨갱이’, ‘평론이 아닌 시비’라는 것이다.
 

김지하 시인은 1991년 조선일보에 「죽음의 굿판을 걷어 치워라」 기고를 했다. 그때 나는  가두 투쟁을 하고 있었다. 김 시인의 글은 큰 충격이었다. 시간이 흘러 환경운동과 생명운동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당시 시인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엊그제 김지하 시인이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어도, 그가 남성문화에 함유된 폭력 문화를 싫어하기 때문이라 생각했었다. 내가 박 후보를 지지하지 않더라고 김지하 시인의 생각은 적어도 인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 또다시 매우 실망스러운 상황을 봤다. 생명운동을 논하는 시인이 생명을 폄하하는 것이 못내 불편하다. 더욱이 연이어 조선일보라는 보수 언론에 기고하는 그 의도가 불손하고, 대상 인물에 대한 비평이 아닌 원색적 비난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망의 정도는 한계를 넘어섰다.
 

나는 쑥부쟁이를 MB 정권 들어 처음 만났다. 강가에서 바람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는 쑥부쟁이와 다음 날 4대강 공사 과정에서 허리가 잘려나간 쑥부쟁이를 보면서 사람 말을 하지 못하는 생명의 분노를 느꼈다. 김지하 시인의 말처럼 쑥부쟁이는 무식하지도, 깡통 빨갱이가 아니다. 단지 사람 말을 못해서 당할 뿐이다. 쑥부쟁이의 꽃말은 ‘그리움’이 한다. 쑥부쟁이가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세상에 대한 그리움은 아닐까 싶다.  

 

생명을 논하던 시인의 오발탄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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