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지역·기관 활동 소식

일본 타큐 작가, “방사능 피폭자, 인류의 미래 경고”

http://blog.naver.com/ecocinema/120174638427

방사능 사고, 다음은 어디가 될지 몰라 

 

 

 

지난 28일, 이라크 걸프전, 구소련 핵실험장, 후쿠시만 원전 사고 지역 등을 기록한 모리즈미 타카시(森住卓) 작가의 강연이 있었다. 이 날 강연은 SBS 물환경대상 시상식 특집인 에코 프러포즈 자리로서, 객석을 매운 300 여 명의 시민들은 숨을 죽여 가며 가슴 아픈 현장 증언을 들었다.  

 

올해 예순 둘인 타카시 씨는 ‘상처 입은 지구를 촬영한 작가’로 소개됐다. 타카시 씨는 인사말에서 “나는 이 자리에서 지금까지 내가 취재 현장에서 찍은 사진 중, 가슴 깊이 스며들 정도로 기억에 남아있는 슬픈 사진 몇 장을 보여드리고자 한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사진에) 재밌거나 행복한 이야기는 없다”면서 “그래도 여러분이 꼭 봐주셨으면 하는 사진이다. 우리 인류가 만든 현실이기 때문에”라고 말을 이어갔다. 

 

400 여 차례 핵 실험, 신생아의 2/3가 장애아 

 

첫 사진은 구소련 공화국의 비밀 핵실험 장소였던 세미팔라친스크 광야의 모습이다. 지금은 카자흐스탄이 됐지만, 이곳에서는 40 여 년간 무려 467 번의 핵실험이 있었다. 타카시 씨는 “수평선 너머로 붉은 태양이 지는 광대한 초원으로 평화 그 자체였다”면서 “여기에서 핵 실험을 했다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는 곳”이라 회상했다.  

 

 

1949년 첫 수소 폭탄 실험 때 42 명의 남자들이 마을에 남았는데, 모두가 백혈병과 암으로 사망하고, 유일하게 에레오가제라는 한 사람만 살아남았다. 타카시 씨는 그의 사진을 보여 주면서 “그도 지금 간암과 피부암에 걸려있는 상태로, 매년 정기적으로 혈액과 머리카락 등을 검사하고 있다”면서 “자신들이 실험용 쥐가 된 기분이라고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타카시 씨는 세미팔라친스크 취재 전에 “20 년 전 핵 실험이 끝났다. 사진에 과거의 일이 비치 리가 없는데, 어떤 사진이 찍히는 걸까”라는 회의적 생각을 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곧바로 자신이 잘못 생각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타카시 씨는 “핵 실험은 20 년 전에 끝났지 만, 지금도 너무 가혹할 만큼 심각한 피해가 계속 발생했다”고 말했다. 세미팔라친스크 핵 실험의 피해자는 약 150 만 명이라 한다.  

 

실제로 타카시 씨가 보여준 사진은 방사선에 피폭된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의 가슴 아픈 모습이었다. 세미팔라친스크에서 처음 만난 베릿쿠라는 아이의 부모는 수차례 버섯 구름을 구경했고, 베릿쿠는 태어날 때부터 눈이 보이지 않았다. 이어 0 세부터 4 세까지의 핵 실험 장 주변의 마을에서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아이를 양육하고 있는 시설 사진을 보여 줬다. 타카시 씨는 “인근 병원으로 취재에 가봤더니, 지금도 신생아의 3 분의 2 이상이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핵 오염에는 승자도 패자도 없어 

 

20대 때 언론사 사진기자로 근무했던 타카시 씨는 1990년 대 초반부터 다큐멘터리 사진가를 선택했다. 재작년 한겨레 21과의 인터뷰에서 타카시 씨는 “1991년 걸프전부터 코소보·보스니아 등 발칸전쟁, 그리고 이라크전쟁까지 열화우라늄탄 문제가 계속해서 불거졌다. 세계 유일의 ‘피폭국’인 일본의 사진가로서 취재에 상당한 의무감을 느꼈다. 해서 1994년부터는 아예 전 세계 핵실험장과 피폭자 취재에 나섰다.”고 말했다. 그런 그에게 ‘전장의 카메라맨’, ‘열화우라늄탄 전문기자’란 수식어가 붙는 것은 당연할 것일지도 모른다.  

 

 

이날 강연에서도 열화우라늄탄(depleted uranium ammunition) 사진과 그 피해 주민의 모습을 보여줬다. 타카시 씨는 “열화우라늄은 핵연료를 만들 때 나오는 방사성 폐기물”이라면서 “1991년 걸프전에서 신형 무기로 사용됐다”고 말했다. 폭발할 때 강한 열을 발생시키는 열화우라늄탄은 우라늄 산화물 입자가 공기 중에 떠돌 거나 지하수로 유입 돼 인체에 축적되게 된다.  

 

타카시 씨는 “(우라늄 성분이 인체에 축적되면) 유전자를 파괴하고 암에 걸리​​게 한다”면서 “걸프전 이후 이라크에서 암이나 백혈병이나 기형아의 발생이 환자가 급격히 증가했다”고 말했다. 특히 어린이 환자가 급격히 증가해, 이라크의 바그다드에서는 소아 백혈병 전문 병원이 있는 정도였다고 한다. 

 

 

바그다드 만수르 아동 병원에서 백혈병 항암제 영향으로 머리에 솜털만 남은 아이의 사진과 선천적으로 무뇌증 아이의 사진 등은 객석을 채운 이들을 더욱 숙연하게 만들었다. 열화우라늄에 노출 되고 7년 후 이라크에서는 신생아의 15%가 기형아 또는 장애아라고 한다. 타카시 씨는 “열화우라늄탄이 사용 된 지역에서는 이렇게 피해가 있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그것을 사용한 미군 역시 피해를 받았다. 핵 오염에는 승자도 패자도 없다”고 강조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다음은? 

 

타카시 씨가 이어 보여 준 사진은 작년 3월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모습이다. 원전 사고 이후 곧바로 현장을 달려간 타카시 씨는 “원전이 있는 후타바 마을은 이미 ‘죽음의 도시’라고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변해있었다”면서, “가져간 방사능 측정기의 바늘은 이미 한계를 넘어 측정 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타카시 씨는 모두가 대피 해 아무도 없는 마을에 개 만 남아있는 사진을 보여 주면서 “개 뒤에 ‘원자력 밝은 미래 에너지’라는 슬로건이 쓰여 있었다”며 아이러니한 상황을 전했다.  

 

낙농업으로 유명한 이테테 마을에서는 원전 사고 후 사료를 먹일 수 없어 미라가 된 소의 모습과 호수가 우유로 뒤덮인 사례가 소개 됐다. 젖소는 사료를 먹지 않아도 유선염 때문에 매일 젖을 짜야 하는데, 방사선에 노출 된 우유는 판매 할 수도 없어 그냥 하천에 버렸다고 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우유 연못이다. 타카시 씨는 이어 우사 벽에 “원전이 없었으면”이라 쓰여진 사진을 보여줬다. 한 주민이 우사 벽에 유서를 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 한 후 일본 정부는 30 킬로미터 내에 있는 주민의 피난을 결정했지만, 30 킬로미터 외곽 지역에서도 오염이 심한 도시들이 있어 주민들이 심각한 피폭을 당하고 있다. 타카시 씨는 마스크를 쓴 채 등교하는 아이가 담긴 사진을 보여주며 “이 아이들은 지금 자신의 몸과 앞으로 태어날 자신의 아이의 몸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모른 채 살고 있다”고 아파했다. 

 

 

타카시 씨는 “(핵 실험으로 피폭된) 세미팔라친스크 사람들처럼, 앞으로 10 년 후, 20 년 후 그들의 2 세대, 3 세대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아무도 모르고 있다”면서 “세미팔라친스크, 체르노빌, 이라크, 그리고 이번에는 후쿠시마, 그 다음은 어디가 될지 모른다”며 방사능 피폭의 심각성을 경고했다. 여전히 원전 확대 정책을 펴고 있는 한국도 예외 일 수 없는 상황이다.  

 

후쿠시마 사고 조사 후 타카시 씨는 올 4월과 10월 체르노빌 현장을 취재했는데, 자신의 몸속에 방사선 물질인 세슘이 4월보다 두 배가 높아진 것을 확인 했다고 한다. 본인이 피폭자인 샘이다. 타카시 씨는 “피폭자는 자신들의 몸으로 인류의 미래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며 힘주어 말했다. 이어 “그들은 다시는 그들과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는 것을 바래서, 카메라 앞에 서주었다. 우리도 용기를 내어 그들의 메시지를 제대로 들어야한다”고 말했다.  

 

원전이 안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은 무수한 사고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타카시 씨의 방사능 피폭 피해 사진은 원전 사고 및 방사능 사고가 얼마나 끔직한 재앙을 불러일으키는 지도 보여주고 있다. 한국에서도 원전을 둘러싸고 끊임없는 사고가 계속 돼 불안을 가중 시키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원전 확대 정책에 대해 분명히 문제를 제기 해야 한다. 초록에 투표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우리의 투표로 아이들의 미래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admin

(X) 지역·기관 활동 소식의 최신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