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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4 이런생각) 고래를 연구하는 방법-이동고 조직살림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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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연구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근대에는 동물 외양을 살피고 동물 해부구조를 연구하는 학문이 주를 이루었다. 이전 생물시간에 살아있는 개구리 해부시간을 떠올리면 쉽다. 생명을 죽여 관찰하던 생물학은 그 당시엔 당연한 것이었고, 지금의 생물학 기초가 되었다. 학문성과가 쌓이고 생명체를 바라보던 시각이 바뀌면서 여성학자를 중심으로 자연에서 살아가는 동물행동을 연구하는 방식이 생겨났다. 남자들이 실험실과 연구소에서 짧은 시간에 출세발판을 만드는 동안, 그들은 헌신적인 노력으로 수십 년씩 자연 속 동물공동체를 관찰했던 것이다. 이를 통해 동물들의 사회생활을 새롭게 볼 수 있게 됐고 많은 오해가 풀렸다.

‘동물의 왕국’은 야만적이고 가장 강한자만 살아남는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주입했지만 최근 연구는 이와 다른 여러 성공적 협력모델이 동물공동체에 있다는 것이다. 초원에 사는 사바나개코원숭이 사회에서는 가장 공격성이 강한 수컷이 무리에서 아무런 영향력도 행사하지 못하는 패배자들에 불과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인간 위주 독단에 빠진 호모사피엔스에게 보다 인간적으로, 자연과 조화를 이루면서 살라고 가르치는 많은 연구가 이루어 졌다. 최근 동물행동연구는 동물들은 야만적·원시적·폭력적이지도 않고 서로에게 도움을 주려는 자세나 우정, 협력 등 다윈이론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많은 것을 아우르고 있다. 또한 동물행동학 연구는 인간을 바라보는 시각을 풍부하게 만들어 줬다.

인간과 가장 가까운 종인 침팬지, 고릴라 등 연구를 통해 문명사회를 이루기 전 인간본능과 특질을 설명하고 해석하는 데 많은 기여를 하게 된다. 이런 성과는 남성중심사회의 유물인 호주제를 폐지하는데, 이는 동물행동학자 최재천 교수의 자문내용, 즉 ‘자연계 그 어느 동물에서도 진정한 부계란 찾을 수 없고 서로가 만나는 행위를 보면 수컷이 우위에 있지만, 누가 궁극적으로 더 좋은 먹이를 취하느냐 또는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앉느냐를 물으면 80%는 암컷이라는 답이다’에서도 나타났다. 자연에서 인간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거를 찾은 것이다.

최근 울산에서는 어민들이 잡을 어족자원을 고래가 많이 잡아먹는다는 이유로 유해동물로 여기는 시각이 있다. 고래관광선을 타고 나가면 이제 심심찮게 돌고래 떼를 목격할 수 있다고 한다. 돌고래가 늘어났다는 것은 바다에 어족자원이 늘었다는 반증이다. 사람이 하루가 빠르게 발달하는 어업기술로 그리 싸그리 잡는 데도 돌고래가 늘었다는 것은 참 반가운 일이고, 고래관광선을 운영하는 주체나 관람객도 신바람나는 일일테다. 그런데 돌고래가 많이 늘어 어민들 피해가 크니 이제 포경을 허락해야 한다고 한다. 우리 연근해의 어족자원이 줄어드는 데는 온갖 쓰레기를 버리고 싸그리 잡는 어업 등에 원인이 있을텐데 고래가 다 잡아먹어서 그렇다고 마녀사냥처럼 몰아붙이고 있다.

과학포경을 명분으로 오래 전부터 고래를 잡아온 일본이 고래연구에 대한 변변한 연구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전 세계가 알고 있다. 앞에서도 밝혔듯이 앞으로 중요한 것은 고래행동(서식지, 먹이활동, 이동경로, 사람과 교감능력 등)을 연구하는 것이고, 이는 시간과 예산이 많이 들이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고래를 잘 보전하고 자연상태로 보고 즐기는 관광이 가진 가능성은 우리가 어떤 발상으로 접근할 것인가에 따라 풍부하다. 우리의 연근해에 고래가 많아지면 이를 연구하는 전 세계 연구원들의 집합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고래는 지능이 높고 인간과 친화력이 높다는 것이 여러 연구를 통해 증명된 만큼 구시대 방식인 포경을 뛰어넘은 다른 접근방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최근의 모습은 고래생태관광으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어떻게 황금알을 낳는지 알아보려고 그 배를 가르려는 것과 같았다. 우리는 그 황금거위가 편하게 살아가도록 배려해주고 그 행동과 생태를 연구해 황금알을 오랫동안 더 많이 낳도록 해줘야 한다. 생명체를 찾기 위해 화성에 탐사선을 보내는 시대에 지구인에게 더 필요한 것은 지금 지구에서 살아가는 생명체에 대한 경이로운 시각이다.

고래연구는 마땅히 실시돼야 한다. 하지만 과학포경이 아닌 관찰과 교감을 위한 한 단계 높은 연구가 필요한 것이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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