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지역·기관 활동 소식

낡은 한옥 둠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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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여름, 비가 오고 난 후 며칠 동안 햇볕이 뜨거웠다.  

30도와 일정 습도가 넘어야 냉방기를 켜는 우리 사무실

애꿎은 얼음조각을 ‘바끄락바끄락’ 씹어도, 불쾌지수만 오른다.

 

세수라도 할 생각으로 화장실로 향했다.

마른 수건에 얼굴을 묻으며 창문 밖을 보니,

개개비 같은 놈 한 마리가 부리에 물을 담아 지 몸에 뿌리길 수차례

제 놈도 뜨거웠나 보다.

 

지금은 이삿짐센터로 쓰이는 단층 한옥은

기와 대신 군대 차량용 호루 천막으로 지붕이 덮여있다.

포병이었던 나는 기름기 먹음은 호루 밑에서 숱하게 비를 피해었다.

 

저 한옥은 아마도 너무 낡아 기와를 올리기조차 힘들었던을 지도 모른다.

호루도 한옥처럼 나이가 들어서인지 여기저기 희뿌옇게 변색이 돼 있었다.

그곳 가운데 한두 평 남짓한 곳에 물이 고여 있다.

 

또 다른 새가 내려 앉아 목을 축이더니, 연실 새들이 들락거린다.

시골에서나 볼 직한 둠벙이

서울 종로 한복판 낡은 한옥 지붕에 똬리를 틀었다.

 

올해도 그제 내린 비에 물이 가득 담겼다.

불쾌지수 높은 날에 어김없이 새들의 풀장이 될 것이란 생각에

옅은 미소가 든다.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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